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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ICK] 날아올라라, 송강


입력 2021.04.09 08:39 수정 2021.04.09 08:42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좋아하면 울리는'·'스위트홈'·'나빌레라' 3연타 주연

차기작 JTBC '알고 있지만' 확정

만화 속 주인공 같은 비주얼을 소유해서일까. 송강은 유독 웹툰 원작 출연 소식을 자주 전했으며 반응도 좋았다. 모두의 동경인 모델 황선오였다가, 자살을 꿈꾸는 히키코모리 현수였다가, 지금은 발레리나를 꿈꾸는 20대 청년 채록으로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최근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20대 배우 중 성장 서사가 유독 뚜렷하다.


2017년 tvN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로 데뷔해 MBC '밥상 차리는 남자'를 거쳐 SBS 예능 '미추리'에 출연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은 송강을 '잘생긴 신인 배우' 정도로 기억했다. 그 때도 비주얼로 시선은 끌었으나 본업인 배우로서 딱히 내세울 만한 카드가 없다보니, 잡아둔 시선을 오래 고정시키지 못했다.


송강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건 2019년 넷플릭스 '좋아하면 울리는'을 통해서다. 안정적인 연기로 송강이란 낯선 이름 두 글자를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켰다. 이후 '좋아하면 울리는'의 이나정 감독을 통해 '스위트홈' 주인공을 찾고 있는 이응복 감독 귀에 송강이란 이름이 흘러들어갔다. 그리고 송강은 오디션을 통해 '스위트홈'의 주인공 자리에 앉았다.


송강의 '스위트 홈' 캐스팅 발표 당시 우려도 있었다. 차현수는 학교 폭력에 노출되고, 가족들마저 교통 사고로 사망해 세상에 홀로 남겨진 히키코모리로, 결핍과 우울로 점철된 인물이었다. 차현수의 내면의 성장과 CG, 액션까지 모두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보다 의문이 앞섰다. 또 '좋아하면 울리는'이 학원물로 또래 배우들과 큰 편차 없이 어우러질 수 있었지만, 이진욱, 이시영, 김갑수, 김남희 등 선배 배우들 사이에서 극을 끌어가는 주인공 차현수를 '꽃미남' 송강이 해낼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도 따라붙었다.


송강은 '스위트홈'에서 자신의 비주얼이 캐릭터의 몰입에 방해를 할까 머리 스타일로 얼굴을 최대한 가리고 걸음걸이, 앉아있는 자세도 모두 바꿨다. 그리고 스스로 우려는 기우였다는 걸 증명했다. 지난해 '스위트홈' 공개 당시 송강은 전작이 '좋아하면 울리는'의 황선오라는 것을 잊게 만들 정도로 뛰어난 연기와 가능성을 보여줬다.


'스위트홈' 이후 '좋아하면 울리는2'가 연달아 공개되며 송강의 인지도는 더욱 높아졌고 '넷플릭스의 아들'이란 수식어까지 생겼다. OTT를 통해 젊은 세대들을 사로잡았다면 송강은 이제 브라운관으로 4년 만에 무대를 옮겼다. '나빌레라'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스물 세살 채록이와 일흔 살 덕출이 발레를 통해 교감하며 성장하는 휴먼 드라마다.


'스위트홈'에서 자신의 외모를 가리기 바빴다면 이번 '나빌레라'에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외적인 장점들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그의 큰 키와 다부진 몸은 스물 세살 발레리노 청년을 표현하기에 최적화였다. 1994년생으로 스물 여덞의 나이에도 교복을 입었던 송강은 이번 '나빌레라'를 통해 꿈과 현실, 그리고 가족에게 받은 상처로 표류하는 청춘의 얼굴을 온몸으로 연기 중이다.


비슷한 시기에 전혀 다른 캐릭터로 대중과 만나고 자신의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는 많지 않다. 지난해부터 연달아 세 작품을 긴 공백 없이 선보일 수 있었던 건 송강에게는 기회였다. 기회를 잘 활용한 송강은 아직 '나빌레라'가 방영 중이지만 차기작을 결정 지었다. JTBC '알고 있지만' 출연을 확정하고 '사내연애 잔혹사' 출연을 두고 논의 중이다. 우려마저 기분 좋은 배신감으로 보답하는 송강의 행보가 새로운 청춘 스타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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