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 여자배구 신생팀 창설 준비작업 분주…"연내 출범 목표"
OK-남자배구, 웰컴-당구·야구, SBI-골프 등 스포츠마케팅 효과 톡톡
과거 프로야구팀 스폰서 무산 흑역사도 존재…일각 '격세지감' 시선도
저축은행업계에 '스포츠 마케팅' 열풍이 불고 있다. 고금리라는 부정적 이미지 속 프로팀 스폰서 계약조차 쉽지 않던 과거에서 벗어나 이제는 스포츠 팬층을 주축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넓힘으로써 이미지 개선과 인지도 제고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은 이달 중 여자배구팀 연고지 및 창단을 확정짓고 본격적인 선수 드래프트 등 팀 구성에 돌입할 예정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를 위해 한국배구연맹(KOVO) 이사회에 여자부 신생팀 창단을 위한 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선수단 출범 관련) 이사회가 중하순 정도에 열릴 것이라고 하는데 일정은 안 잡힌 상태"라며 "10월부터 시작되는 배구시즌을 감안하면 선수단 구성이나 감독 선임 등 아직 여러 절차가 남아있어 다소 촉박한 감이 없지는 않지만 올해 출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앞서 지난달에는 한국프로여자골프협회(KLPGA) 선수 후원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KLPGA 투어 시드 순위 전에서 1, 2위로 정규투어 출전권을 받은 유수연과 강예린을 비롯해 지수진, 박서현, 금나은 등 총 5명이 내년 3월까지 1년간 페퍼저축은행 후원선수로 활약 중이다. 이들은 모자와 경기복 등에 페퍼저축은행 CI를 부착하고 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페퍼저축은행의 이같은 행보는 최근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그에 못 미치는 대고객 인지도를 높이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높다. 페퍼저축은행은 이에 지난해 10월에는 '금융의 페어 퍼펙트'를 앞세워 첫 TV광고를 선보이기도 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페퍼저축은행 인지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 방식을 고민했고 그 결과가 스포츠마케팅이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 정신에 입각한 공정하고 긍정적 이미지가 저축은행에 대한 선입견 탈피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도 높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남자배구단을 운영 중인 OK저축은행이다. OK금융그룹은 스포츠마니아인 최윤 회장의 평소 신념을 반영해 남자 프로배구단 제7구단으로 합류해 지역 연고지(안산)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10여년째 운영 중인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은 국내 대표 골프대회로 자리매김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저축은행 등 2금융이 주도하는 스포츠 마케팅에 대해 ‘격세지감’이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앞서 지난 2015년 프로야구구단 히어로즈가 당시 JT친애저축은행 등의 모기업인 'J트러스트그룹'과 네이밍 스폰서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지자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회된 뼈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2금융권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일본계 자본에 대한 반감까지 더해져며 60% 이상이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스포츠에 열광하는 20~50대 고객이 저축은행 주력 고객군과도 상당부분 겹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 강화 뿐 아니라 잠재고객 유치에도 효과적"이라며 "최근 저축은행 건전성이 여느 제도권금융 못지 않게 개선된 데다 양적성장 역시 꾸준한 만큼 연계상품 출시 등 다양한 스포츠마케팅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