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4월 '최근경제동향' 발표
3월 카드승인액 2017년 이후 최고치 경신
수출도 반도체·석유화학 등 힘입어 호조세
내수 경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얼어붙은지 14개월 만에 첫 완화 조짐을 보였다. 카드승인액이 2017년 이래 최고치를 찍는 등 소비지표가 회복세를 타고 있는 데다 생산자 심리도 올랐다. 수출 투자도 예상보다 빠르게 치달아 오르고 있다.
다만 이러한 내수 회복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코로나19 상황이 변수로 자리하고 있다. 오늘도 확진자가 600명을 넘어선 만큼 앞으로 불확실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내수가 회복 흐름으로 돌아선 것이라고 단정짓기엔 어렵다는 말이다.
카드승인액 2017년 이후 최고치…"소비 회복 조짐"
기획재정부가 16일 발표한 '최근경제동향'에 따르면, 2월 전(全) 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2.1% 상승했다. 광공업 생산, 서비스업 생산이 증가한 영항이다. 특히 서비스업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완화에 따른 음식·숙박, 예술·스포츠·여가 등 대면서비스업 개선으로 전월보다 1.1% 증가했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3월 서비스업은 고속도로 통행량, 백화점 온라인 매출액 증가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일평균 주식거래대금 감소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 3차 대유행으로 바닥을 찍었던 소비는 올 상반기 회복 조짐을 나타냈다. 지난 2월 소매판매는 의류·가방 등 준내구재는 9.7% 급증했다. 다만 승용차 등 내구재(-1.7%),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3.7%)는 감소하면서 전월비 –0.8% 감소했다.
기재부는 백화점·온라인 매출액 증가, 소비심리 개선 등으로 소비가 회복세를 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전년 동월 대비 14.1% 급감했던 백화점 매출액은 2월 39.5%, 3월 62.7% 가파르게 상승했다. 카드 국내승인액 역시 2월 8.6%, 20.3% 증가했다. 소비자심리지수도 2월 97.4, 3월 100.5를 기록하며 회복되고 있다.
김영훈 과장은 "카드승인액은 2017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백화점 매출액은 모니터링을 시작한 2005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 내구재·준내구재 및 승용차 판매 감소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올해 1월 20.9%, 2월 28.4%까지 증가했지만 3월 들어 10.2%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김 과장은 "개소세 인하 시작 시기가 2000년 3월이었는데 이 부분이 영향을 미치면서 감소세로 들어선 것"이라며 "이런 원인을 고려한다면 작년 3월에 있었던 기저효과를 다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3월 수출, 반도체·석유화학 등 힘입어 호조세
3월 수출은 반도체·석유화학 등 주력 품목 수출 호조에 힘입어 538억3000만 달러를 기록, 전년 동월보다 16.6% 증가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2억4000만 달러를 기록, 전년 동월보다 16.6% 상승했다. 2월 경기동행지수, 선행지수도 모두 상승했다.
이는 선박, 석유화학, 바이오헬스, 반도체 계열이 중국·미국·EU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품목별로는 15대 주력 품목 중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14개 품목 수출이 상승했다. 김영훈 과장은 "글로벌 경제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저희 수출·투자 등이 가파르게, 저희 예상보다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며 "이런 부분들이 내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3월 소비자물가, 전년 동월보다 1.5% 상승
농축수산물 상승세 둔화…석유류 가격 오름폭 확대
3월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 상승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석유류 가격 오름폭이 확대되며 전년 동월보다 1.5% 상승했다. 체감지표인 생활물가지수도 1.5%를 기록해 전년 동월보다 0.3%p 올랐고,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도 1.0% 올랐다.
농축수산물은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세 둔화, 양호한 기상여건 등으로 주요 채소류, 축산물 가격이 완만히 하락하며 전년 동월보다 오름폭이 둔화됐다. 주요품목을 보면 배는 전년 동월 52.4%에서 46.8%로, 달걀은 41.7%에서 39.6%로, 양파는 71.2%에서 38.8%로 오름폭이 둔화됐다.
석유류는 국제유가 상승세, 기저효과 등으로 1년여 만에 상승 전환했다. 올해 3월 두바이유는 배럴당 64.4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월(33.7달러)보다 2배 가까이 올랐다. 공공서비스는 고1 무상교육 추가시행(대구・경북・전북)에도 불구하고, 대학교 납입금 상승 등 영향으로 하락폭이 소폭 축소됐다. 지난해에는 온라인 수강으로 일부 할인되었으나 금년에는 미적용됐다. 주택시장은 3월 중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모두 전월 대비 상승폭이 축소됐다.
2월 관리재정수지는 22조3000억원 적자, 통합재정수지는 12조7000억원 적자를 냈다. 반면 같은달 경상수지는 80억3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3월 중 국내 금융시장은 경기회복 기대, 미국 국채금리 상승 등 영향이 혼재되며 주가 소폭 상승, 환율은 글로벌 달러강세 영향으로 상승(약세), 국고채 금리는 글로벌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
기재부는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제조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내수 부진이 점차 완화되고 고용이 증가 전환했다"며 "대외적으로는 백신 및 정책효과 등으로 글로벌 경제회복 기대가 확대되고 있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고 총평했다.
이어 "조속한 경기회복 및 민생안정을 위해 수출·내수 활성화를 위한 주요 정책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하고 대내외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