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하나銀 재택근무…'우리'는 영업시간 단축
27일 인도 내 확진자 36만명 넘어…확산 속도↑
"현지 상황 지켜본 뒤 귀국·사업 전략 결정할 것"
국내 금융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인도 현지 직원들을 대상으로 방역을 강화하고 나섰다. 인도에서 하루 30만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직원들의 안전이 위협받자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다. 각 금융사들은 주재원들의 본국 귀환과 사업전략 수정은 현지 상황을 조금 더 면밀히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증권회사 가운데 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IBK기업·BNK부산·수출입은행과 미래에셋증권 등이 인도에 진출해 있다. 이들 금융사들은 지점, 사무소 등 형태로 인도에 진출해 있으며 파견된 주재원과 현지직원을 고용해 사업을 운영 중이다.
인도에 가장 많은 6개 지점을 보유한 신한은행은 지역별 가이드라인에 맞춰 분리·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인도 내 ▲뉴델리 ▲뭄바이 ▲푸네 ▲첸나이 ▲랑가레디 ▲아메다바드 등 6개 지역에서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총 근무 직원 수는 300여명에 달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소한의 인력을 안전에 최우선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해 국외점포 업무 연속성 계획을 준수하고 있다"며 "현지 당국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필요한 지원사항을 체크하고 상황이 악화될 경우 주재원 복귀를 단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첸나이, 구르가온, 뭄바이에 영업점을 운영하는 우리은행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영업시간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4시간 단축했다. 아울러 일부 직원 재택근무, 매일 전직원 발열 점검, 주 2회 주기적인 방역 실시 등으로 확산 방지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최근 인도 내 근무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지원하기 위해 전산 시스템 등을 재정비했다. 현장에서 근무하는 필수 인원을 위해 하나은행은 첸나이와 구루그람에 위치한 두 개 지점에 자체 진단 키트를 확보했다.
인도 내 각각 1개의 지점과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국민은행과 농협은행도 재택근무 진행하고 있다. 다만, 현지 상황이 악화될 경우 국내 복귀를 추진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기업은행 역시 위기대응계획에 따라 뉴델리지점에 필수 인력만 남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인도 법인을 보유한 미래에셋증권도 현지 당국 지침에 따라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인도에 진출한 금융사들이 방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유는 대규모 확진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인도 당국에 따르면 이날 하루에만 인도 내에서 36만2902명의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발생했다. 같은 날 3285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감염자와 사망자 모두 코로나19 사태 시작 이후 개별 국가 기준 하루 최대 규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인도 현지 상황에 따라 현지 직원들은 간단한 외출도 제한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각 회사별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직원 보호와 사업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