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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민의힘 당대표 도전하는 김웅 "이번 선거, 쇄신 대 회귀의 싸움"


입력 2021.05.02 10:00 수정 2021.05.02 09:46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김웅의 도전에 정치권도 주목…돌풍 이어갈까

"승리하려고 도전…변화 위해선 얼굴 바뀌어야"

"과학 기반 앤지니어링 정당으로 바꾸겠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초선' 의원으로서 보수 정당 대표에 출사표를 내밀어 정치권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의 도전이 단순한 '돌발 행동'에 그칠 것이냐, '돌풍'을 일으킬 것이냐를 두고 정치권에선 연일 설왕설래가 오간다.


초반 판세는 그에게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와 나경원 전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해지자, 그는 "오히려 구도가 간단해진다. 저로서는 선거를 끌고 가기 좋은 환경"이라며 이번 선거를 '쇄신 대 회귀'의 싸움이라고 정의했다.


김웅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데일리안과의 인터뷰 내내 '당의 변화'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당이 변했다는 것을 보여주려면, 결국 얼굴이 바뀌어야 한다"며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은 다 저에게 기대를 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자신을 향한 지지세에 대해서는 "제가 잘나서가 아니라 초선이라 그렇다"고 겸양하면서도, 초선이라는 이유로 정치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질문엔 '가장 듣고 싶지 않은 질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난 18일 여론조사기관 피플네트웍스가 머니투데이·미래한국연구소 의뢰로 실시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11.3%의 지지율로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그는 "우리는 이렇게 타락했어도 잘 못했는데, 타락하지 않은 너는 얼마나 잘 못하겠느냐고 하는 것과 같다"며 "초선이 아닌 사람들이 맡아서 한 공천 중에 공정했다고 믿는 과정이나 후보가 없는데, 지금와서 너는 초선이니 역량이 부족할 것이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당대표 선거에 도전하며 가장 어려운 점에 대해서 설명하면서는 21대 초선 의원들의 '끈끈함'을 은근히 자랑하기도 했다. 그는 당대표 선거 후보자가 내야 하는 기탁금 1억원에 대해 언급하며 "그게 현실적으로 고민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동료 초선들이 돈을 모아서 주겠다고 하는데, 그것도 너무 미안하다"고 밝혔다.


'유승민계'라는 평가에 대해선 "결국 다 프레임이다"고 일축했다. 그는 "유승민 전 대표가 말하는 따듯한 보수, 책임 있고 실력 있는 보수에 공감한다"면서도 "아젠다가 맞으면 같이 가는 거지만, 맞지 않으면 같이 안 간다"고 했다.


최근 야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됐던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해선 "사면론은 대통령 꽃놀이패인데 그 짓을 왜 하느냐"고 답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국민의 삶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것들에 더 집중해야 한다"며 "국민들의 삶과 관계 없는 걸로 싸우면 국민들은 정치와 멀어진다"고 강조했다.


지지율 2위?…"돌풍이라고 생각 안 해, 변화 요구에 마침 제가 나온 것"
1억원 기탁금 부담…"동료 초선들이 돈 모아서 주겠다고 해 미안"


김웅 국민의힘 의원.ⓒ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초선 때는 대변인, 재선 때는 수석, 3선에는 원내대표, 4선 이후 당대표 등 차근차근 도전하는 게 관례로 자리 잡아 왔다. 이를 깨고 초선 의원으로서 당대표에 도전하게 된 이유가 뭔가.


"승리하려고. 우리당이 승리하려면 가장 중요한 게 당이 변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당이 변했다는 것을 보여주려면, 결국 얼굴이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변화를 실감하고 인정한다. 지금은 파괴적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대의 요구를 위해 기존의 문법을 깨야 한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온 중진에 대해 쇄신과 변화를 인정하나.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은 다 저에게 기대를 건다. 제가 잘나서가 아니라 초선이라 그렇다. 기존의 여의도 문법에 젖어있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저에게 표를 주는 것이다."


-어찌됐든 '초선 당대표' 도전은 특히 보수 정당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그런데 당 대표 선거 여론조사에서 '깜짝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돌풍의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그다지 돌풍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정도로 우리당이 (지금까지)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는 것이다. 주호영 전 원내대표가 16.6% 나오고, 제가 11.3% 나왔는데 그거는 언제든 사라질 수 있는 정도다. 다만 그만큼 변화에 대해 요구를 많이 하는 것이다. 우리당의 연관검색어 트렌드를 보면 그 단어들이 대부분 변화다. 거기에 맞춰서 제가 마침 나온 것이다. 만약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전당대회에 나오면 이제 오히려 구도는 간단해진다. 쇄신 대 회귀. 저로서는 선거를 끌고 가기 좋은 환경이 될 거라고 본다."


-당대표 선거를 준비하며 현실적으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기탁금. (당대표 선거 후보자는 기탁금으로 1억원을 내야 한다.) 그래서 저는 처음부터 3무(3無) 운동을 하겠다. 사무실 내지 않고, 조직 움직이지 말고, 문자도 안 보내겠다, 그렇게 세 가지를 지키고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했다. 그러지 않으면 팔 집도 없다. 그게 현실적으로 고민이 되는 것이다.


동료 초선들이 돈을 모아서 주겠다고 하는데, 그것도 너무 미안한 것이다. 어떤 의원은 제게 '광야에 혼자 떨어뜨려 놓고 우리가 아무것도 못 도와줘서 미안한다'고도 한다. 저는 반대로 '나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서 너무 미안한다'고 한다. 주변에서 모든 일에 힘을 실어주는 건 초선 그룹인데 저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나. 사실 정치인들에게 진짜 중요한 것이다. 그 점이 정말 미안하다."


주호영 평가…"전략 납득 어려운 모습에 작년 12월 불신임 얘기도"
사면론엔…"대통령 꽃놀이패인데 그 짓을 왜 하느냐. 현실과 유리돼"


김웅 국민의힘 의원.ⓒ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달 30일 치러진 원내대표 선거 결과는 어떻게 보셨나. 김기현 원내대표 선출의 의미는 무엇인가.


"과거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엄청난게 작용한 결과라고 본다. 원래 권성동과 김기현 2파전에 유의동이 다크호스라고 봤잖나. (실제 선거 결과 1차 투표에서 김기현 의원 34표, 김태흠 의원 30표, 권성동 의원 20표, 유의동 의원 17표가 나왔다.) 선거 구도가 두 번 확 바뀌었다. 그러니까 열흘 전쯤부터 김기현 후보가 선명한 개혁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우리당을 중도로 이동시키겠다', '강력한 투쟁보다 중요한 것은 민생이다', 이런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쇄신을 많이 얘기한 유의동 의원의 표가 많이 분산돼 버렸다.


두 번째 계기에는 2~3일 전부터, 정치권 거물들이 배후에서 특정 후보를 조정하고 지원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국면이 바뀌어버렸다. 심하게 얘기하면, 기존에 지지했던 두 그룹에서 절반이 떨어져 나간 것 같다. 그래서 표가 갈 데가 없으니 인간적으로 만나보면 너무 좋은 김태흠 의원에게 표가 많이 간 것 같다.


다만 결국 결선에 가서는 우리당이 나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명확하게 쇄신하겠다, 중도로 나가겠다, 새 얼굴로 변신하겠다는 것을 강력하게 주장한 김기현 후보에게 66%의 지지율이 가게 됐다고 본다."


-당권을 두고 경쟁하는 주호영 전 원내대표의 지난 1년 동안의 활동을 어떻게 평가하나


"지난 1년 동안 국민이 가장 실망한 것은 악법을 못 막은 것이다.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과 임대차 3법. 이를 막지 못한 것에 대해 원내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다. 전략에서 납득 어려운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작년 12월에 불신임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였고, 여러모로 많이 아쉬웠던 것 같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정말 달라져서 새로운 원내 활동으로 국민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원내 활동을 해줬으면 좋겠다."


-현재 당규상 당대표 선거는 당원 70%, 여론조사 30%의 룰로 치러진다. 당선을 위해서는 당원들의 마음을 얻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데, 당심 얻을 복안이 있으신가.


"제가 우리당을 변화시키겠다, 과학적 엔지니어링 정당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선거운동도 똑같이 해야 한다. 당원들이 가슴속에서 바라는 것을 끌어내주는 게 중요하다. 겉으로는 같은 고향 사람 찍어줘야지 하지만 마음 속에는 우리 당이 승리하는 것을 보고싶다는 것이 있다. 그분들에게 '여러분이 바라시는 건 원칙있는 승리고, 그러려면 변화를 통해 중도가 우리에게 따라오게 해야 한다. 가장 확실하게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당 대표가 김웅으로 바뀌는 것이다.'고 이야기할 것이다. 어떤 사람이 당대표가 됐을대 대통령선거에서 우리당 후보에 한 표라도 더 올 것인가. 단언컨대 저는 김웅이라고 본다. 그것을 우리 당원들에게 확실하게 심어주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움직여야 한다. 여론 주도층은 엄청 움직이고 있다. 그것이 기존 당원들에게 스며들어가기만 하면 된다."


-당이 변화해야 한다고 계속 강조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당을 변화시키겠다는 것인가.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이 공천이다. 절대 뒤집어지지 않는 공천, 호떡 공천은 발 들일 수 없게 할 것이다. 당대표든 최고위원이든 공천에 관여할 수 없어야 한다. 공천관리위원회를 인력풀제로 만들든지, 거기에 문제가 있으면 공천 배심원제를 통해 해결해 지도부가 개입할 수 없게 만드는 원칙만 지켜도 우리당을 믿어줄 것이다. 또 공천을 통해 당이 나가고자 하는 바를 보여줘야 한다. 청년들에게 어느정도 비율을 할당해서 공천을 준다든지, 소외되고 있는 소상공인이나 플랫폼 노동자들에게 공천을 주는 방식이다. 그 분들에게 '뭘 해줄게'가 아니라 직접 들어와서 역할을 하라고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우리당 운영 자체를 과학을 기반으로 한 엔지니어링 정당으로 바꿔야 한다고 본다. 예를 들어 사면론의 경우, 국민들은 아무도 관심이 없다. 그것은 정치인들 사이에서만 중요하지 국민들 사이에선 아무런 의미도 없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집값 문제, 일자리 문제, 세금 문제, 백신 문제에 관심이 있는데, 그것을 못 잡아낸다. 어마어마한 데이터 분석을 못 해서 포착을 못하는 것이다. 정치에도 경영기법이나 엔지니어링 기법을 들여와야 한다. 이를 위해 사무총장을 외부 출신의 경영진이나 엔지니어 출신으로 바꾸려고 한다."


-그렇다면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가 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을 가지고 있나.


"사면 얘기가 나오자마자 정쟁으로 가지 않나. '도로한국당'이라고 그러고. 만약 우리당이 엔지니어링 정당이 된다면 현실적으로 국민의 삶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것들에 더 집중할 것이다. (사면론 논의는) 국민들은 힘들어 죽겠는데, 정치인들만의 리그에서 따로 가서 싸우는 것이다. 국민들의 삶과 관계 없는 걸로 싸우면 국민들은 또 정치와 멀어진다. 게다가 당론으로 사면을 결정하면 사면이 되나. 사면론은 대통령 꽃놀이패인데 그 짓을 왜 하느냐. 현실과 유리된 정치라는게 거기서 나오는 것이다."


초선 정치력?…"자신들의 과거 잘못을 새로 하는 사람에게 뒤집어 씌워서야"
윤석열 영입…"당이 바뀌어서 들어올 명분 줘야"


김웅 국민의힘 의원.ⓒ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번에 당선되는 당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대선 경선을 관리하고, 대선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이다. '초선의 정치력'으로 가능하겠냐는 우려가 있다.


"옛날에 초선이 안 했을 때, 당이 공정하고 경선 관리가 잘 됐나. 옛날에 잘된 게 아니라고 느낀다면 아무 의미가 없는 질문이다. 초선이 아닌 사람들이 맡아서 한 공천 중에 공정했다고 믿는 과정이나 후보가 없는데, 지금와서 너는 초선이니 역량이 부족할 것이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우리가 이렇게 타락했어도 잘못했는데, 타락하지 않은 너는 얼마나 잘못하겠냐고 하는 것과 같다. 자기들의 과거 잘못을 새로 하는 사람에게 뒤집어 씌우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유승민계라는 평가가 있다. 본인은 '무슨 무슨 계파가 아니다'고 해도 주변에서는 전부 '김웅은 유승민계다'고 한다.


"이렇게 생각해보자.친이 친박은 강력한 리더와 공천으로 뭉쳤다. 그러다 학살 공천도 나왔다. 유승민계라고 자꾸 얘기하는데, 유승민이 나에게 공천을 줬나. 그거 아니다. 저는 '유승민계 아니다'는 얘기도 안 한다. 유승민 좋아한다고 한다. 따듯한 보수, 책임 있고 실력 있는 보수에 공감한다. 그렇게 해서 아젠다가 맞으면 같이 가는 거다. 만약 제가 생각하는 아젠다와 안 맞으면 같이 안 간다. 이번에도 당대표 경선에서 유 대표는 저와 생각이 다르다. 유 대표는 집단지도체제가 좋다고 하고, 나는 단일지도체제를 선호한다. 그분은 국민 경선제를 늘려야 한다고 하고, 나는 아니라고 한다. 결국 다 프레임이다."


-야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강이 먼저냐 통합이 먼저냐' 논의에서 자강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야권의 가장 강력한 차기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 필요성에 대해선 어떤 생각인가.


"우리당이 친문 강경파가 얘기하는 형태로 극단적 주장을 하고 있다면, 윤 전 총장이 들어올 수 있을까. 반대로 윤 전 총장이 들어올 좋은 방법은 명분을 주는 것이다. 명분이란 이 당이 바뀌는 것이다. 이 당이 옛날과 달라졌다, 그러니까 이 당에 가서 같이 한 번 정권교체를 위해 싸워보겠다. 정치는 대의명분이다"


-당내에서 윤 전 총장이 과거 '적폐수사' 등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는데.


"그런거 따지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저렇게까지 되는 동안 우리 당 안에서는 아무도 못 막았다. 공천 때 되면 계파로 나뉘어 치고 박고 싸우고, '옥쇄 들고 나르샤' 같은 쇼나 하고. 그런것에 대해선 왜 반성하지 않나. 당을 그렇게 망치고 정치인이 책임은 안 지고, 수사한 사람에 대해 '가혹했다'고 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그렇게 원인과 결과를 확실히 따질 것이면, 본인들부터 반성해야 한다. 이 당 찍기 부끄럽게 만든 게 누구인가."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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