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승률보다 낮은 시즌 승률, 운영의 묘 부족?
‘선수 기용-발언 논란’ 허문회 감독, 2년 차에도 개선 안 보여
2021 KBO리그는 시즌 초반 극심한 혼전 양상이다. 하지만 롯데 자이언츠는 1위 삼성 라이온즈에 6.5경기 차로 뒤진 최하위다. 7일 현재 11승 17패 승률 0.393으로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4할대 승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20시즌을 앞둔 스토브리그까지 외부 FA 선수 영입에 적극적이었던 롯데가 지난 겨울에는 외부 전력 보강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올시즌 롯데의 전력이 하위권으로 처질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중평이다.
롯데 투수진은 평균자책점 5.50으로 9위,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799로 10위다. 중요 지표가 리그 최하위권이다. 하지만 롯데 타선은 타율 0.273으로 3위, 홈런 23개로 공동 4위, OPS(출루율 + 장타율) 0.761로 역시 공동 4위, 경기당 평균 득점이 5.36으로 4위다. 중요 지표가 중상위권으로 경쟁력이 있는 타선의 힘을 감안하면 최하위까지 처진 롯데의 팀 순위는 납득이 쉽지 않다.
일각에서는 롯데 벤치의 역량 부족 탓에 최하위로 밀려났다고 진단한다. 올시즌 롯데는 유난히 한두 점 차로 패하는 경기가 많다. 승리할 때는 큰 점수 차로 대승을 거두지만 경기가 접전으로만 흘러가면 결국 무너지고 만다.
롯데의 기대 승률은 0.459로 7위이지만 실제 승률은 0.393으로 훨씬 더 낮다. LG 트윈스가 기대 승률이 0.487로 5할에 못 미치며 6위에 불과하지만 실제 승률은 0.556으로 공동 2위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롯데가 현재 가지고 있는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지적이다.
허문회 감독의 팀 운영에 대한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롯데에서 지휘봉을 잡은 뒤 2년 차 시즌을 맞이해 올해는 선수단에 대한 파악을 마치고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7위에 그쳤던 지난해보다 개선된 측면을 찾아보기 어렵다.
손아섭은 타율 0.242에 홈런 없이 6타점 OPS 0.575로 극도로 부진하지만 2번 타자로 붙박이 기용되고 있다. 그의 침묵으로 인해 롯데 타선의 공격 흐름은 번번이 끊어지고 있다. 9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했던 타자인 만큼 2군에서 잠시 재정비만 거쳐도 빠르게 제 모습을 찾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있다.
하지만 허문회 감독은 손아섭이 1군에서 실전을 치르는 가운데 타격 페이스를 되찾을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극도로 부진했던 민병헌을 1군에 두기를 고집해 끝내 타격 페이스를 찾지 못했던 지난해 사례를 연상시킨다. 주전 선수에 대한 지나친 믿음으로 인해 백업 혹은 2군 선수들의 동기부여까지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롯데에는 내부 경쟁으로 인한 건강한 활력과 긴장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허문회 감독은 프런트와의 불협화음을 노출한 가운데 2군에 대한 불신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정제되지 않은 언어 구사로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올 시즌에도 이 같은 문제점들은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어느 팀이든 현장과 프런트가 의견 불일치를 빚을 수 있으나 이를 내부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채 외부로 노출하면 팀 분위기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매년 롯데는 정규 시즌이 개막하는 초반인 봄에 좋은 성적을 거두다 중반 이후 추락을 거듭해 ‘봄데’라 불렸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5월 초에 일찌감치 추락을 시작해 ‘봄데’조차 사라진 상황이다. 감독 2년차 시즌에 최하위로 추락하며 벼랑 끝으로 몰린 허문회 감독이 향후 반전의 해법을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