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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무산 위기…공은 이준석·안철수에게


입력 2021.07.27 22:11 수정 2021.07.28 02:05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실무협상단 합당 논의 종료돼

지분 요구 않겠다던 국민의당

당명·주요직 요구해 협상 난항

이준석 "안철수, 만나서 해결하자"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관련 실무협상단 회의에서 권은희 국민의당 단장(왼쪽)과 성일종 국민의힘 단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실무협상단이 27일 4차 회의를 가졌지만 '당명 변경' 등 국민의당 측에서 제시한 지분 요구 부분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봉착했다. 국민의당의 요청으로 양당 협상단이 업무를 종료함에 따라 합당 성사의 공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넘어갔다는 평가다.


이날 열린 회의에서 국민의힘 측은 국민의당이 요구한 '국민의당 부채·사무처 인력·당원 승계'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단 국민의당의 추가 요구 사항인 당명 변경과 '야권 단일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위원회 설치' 및 차별금지위원회 당규 제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실무협상단장을 맡았던 성일종 의원은 이날 회의를 마친 후 "재정, 인력, 그리고 지분요구 등 모든 부분에 대해 저희 당은 수용했지만 당명 개정요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이며, 국민의당에서 요구하는 대통령 선거를 위한 당헌·당규 변경사항은 우리 당의 경선준비위원회에 들어와서 함께 논의하면 되는 일"이라 언급했다.


또 "국민의당이 대선 후보 단일화를 위한 위원회를 요구했는데, 합당을 논의하는 회의에서 범야권 후보 단일화 플랫폼 설치를 요구하는 것은 합당을 위한 회의 성격에 맞지 않다"며 "국민의당이 차별금지법 관련 위원회 설치를 요청했지만 이 또한 더 많은 토론과 의견수렴이 필요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전했다.


국민의당 실무협상단장이었던 권은희 원내대표는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해 "국민의당 실무협상단은 야권 대통합 위한 합당을 추진하였지만 국민의힘은 국민의힘의, 국민의힘에 의한, 국민의힘을 위한 합당을 추진하고 있다고 평가됐다"며 "이 두 부분에 대한 괴리가 실무협상단에서 더 이상 좁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그래서 실무협상단의 협상을 종료하는 것으로 한 것"이라 말했다.


복수의 협상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비공개로 이뤄진 협상 과정에서 양 측의 감정이 고조되며 다소 격한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고 한다.


한 국민의힘 실무협상단 관계자는 "권은희 원내대표가 '이럴 거면 국민의힘이 안철수 대표만 따로 떼어서 가져가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당초 안철수 대표가 합당에 대한 의지를 밝히며 "지분 요구를 하지 않겠다"고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협상 테이블에 계속해서 요구 사항이 추가된 데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하나를 오케이하면 또 하나가 추가되고, 논의에 없던 내용이 새롭게 추가됐다"며 "이것이 정말 안철수 대표의 의지인지, 안 대표로부터 협상에 대한 전권을 위임받았다는 국민의당 실무협상단의 독자적 판단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지난달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당대표 회의실에서에서 안철수 대표를 예방 후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실무진의 공식 업무가 종료된 만큼, 양당의 합당이 성사되느냐의 여부는 대표 간의 협상을 통해 결정지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 또한 국민의당 측의 과도한 지분 요구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견고히 해 온 터라 당 대표 간의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아울러 앞서 이 대표가 제안한 합당 논의를 위한 회동에 안 대표가 지난 25일 한 차례 난색을 표한 바 있어 이들의 회동 자체가 성사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협상 결렬 소식이 전해진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합당을 하고 싶으면 하겠다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거고, 하기 싫으면 오만가지 이야기 다 튀어나온다"며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안철수 대표의 지분요구 없다는 말과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시작된 합당 논의는 몇 달사이에 계속 아이템이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명변경 요구에, 29개 당협위원장 공동임명 요구, 시도당위원장 임명요구, 누구를 위한 것인지도 모르겠는 대선 선출 당헌당규 변경 요구, 당 재정(부채) 승계요구, 사무처 당직자 승계요구, 포괄적 차별금지법 동의요구(????) 등 협상을 하면서 뭔가 계속 튀어나오니 자주 만나자는 말을 하기가 어려워졌다"고 꼬집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안 대표를 향해 재차 직접 만나 담판을 짓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YTN라디오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협상단의 업무 종료가) 최종 결렬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것이, 권은희 원내대표를 협상단장으로 해 전권을 가지고 협상을 했다고는 하지만 이게 진짜 제가 아는 안철수 대표가 이런 협상을 들고 왔을까 할 정도로 의아한 조항들이 있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안철수 대표의 진의를 확인하는 것이 첫 단계라고 본다. 이것은 지도자 간이 만나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이제는 안 대표가 권은희 원내대표를 물리고 직접 협상 테이블에 나오셔서 말그대로 지도자답게 통큰 합의를 할 때"라며 "저는 안 대표가 현재는 국민의당 당헌·당규로 인해 대선출마가 불가능한 상태이지만, 합당을 통해 새로운 당헌당규와 새로운 틀 안에서 대통령 선거에 참여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성일종 의원 또한 "안 대표는 서울시장 출마 시 대권후보 불출마 선언과 함께 더 큰 2번을 외치며 합당을 먼저 선언했다"며 "그 후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과 깊숙한 협의를 통해 이미 결론을 냈던 사안이다. 이미 이준석 대표는 안철수 대표와 만날 것을 제안한 바 있고, 이제 안 대표가 응답할 차례"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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