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사퇴 기자회견서 이재명 겨냥
"도정 수행과 당내 경선 동시 진행은
양심과 공직 윤리상 양립할 수 없어"
이재명 "난 공직자 책임 버리지 않을 것"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일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사직을 사퇴하면서 '경선 과정에서 지사직 유지'의 부적절함을 지적하자, "할 일을 해 내는 책임감 있고 유능한 공직자라면, 태산 같은 공직의 책무를 함부로 버릴 수 없다"고 맞받아쳤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원 지사께서는) 공직을 책임이 아닌 누리는 권세로 생각하거나, 대선 출마를 사적 욕심의 발로로 여기시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월급만 축내면서 하는 일 없는 공직자라면 하루라도 빨리 그만 두는 것이 모두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무 때문에 선거운동에 제약이 크지만, 저는 제 정치적 이익을 위해 공직자의 책임을 버리지 않고, 가능한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공직자는 국가와 국민에게 무한책임을 지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앞서 원 지사는 이날 오전 제주도청에서 사임 기자회견을 갖고 "도민과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한 정권교체에 나서 도지사직을 사임하게 됐다"며 "도지사직을 유지하면서 당내 대선 경선을 치르는 것도 법률적으로 가능하지만, 도정을 책임 있게 수행하는 것과 당내 경선을 동시에 치르는 것은 제 양심과 공직 윤리상 양립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원 지사는 이 지사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지사직을 유치한 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임하고 있는 이 지사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원 지사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사임하려면 지방의회 의장에게 사임일을 기재한 사임통지서를 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오는 2일 제주도의회에 '12일자로 사임한다'는 내용의 통지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원 지사의 사임에 따라 제주도는 내년 6월 30일까지 구만섭 행정부지사의 대행 체제로 전환된다. 원 지사는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이틀 뒤인 27일 당 경선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