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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작 리포트⑥] 보내기 아쉬웠던 ‘우영우’를 다시 돌아보다


입력 2022.09.13 07:22 수정 2022.09.14 10:33        홍종선 대중문화전문기자 (dunastar@dailian.co.kr), 류지윤 기자

콘텐츠 홍수 시대다. 특히 드라마와 영화는 그 어느 시대보다 많은 숫자로 대중과 만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콘텐츠가 호평 받진 않는다. 제작진과 배우들의 땀과 별개로 대중의 평가는 냉정하다. 관객을 끌어들이지 못하기도 하고, 낮은 평점을 받기도 한다. 그 가운데 아쉬운 작품들이 존재한다. 연출이, 연기가, 편집이, 음악이 칭찬할 부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뭔가 아쉬운 작품들. ‘아쉬운 작품 리포트’(아작 리포트)에서 그 아쉬움을 달래보려 한다. 이야기를 나누는 기자들의 사심은 어쩔 수 없다. (편집자 주)


<들어가기 전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아쉬운 작품은 아니다. 그러기에 이번 ‘아작 리포트’는 작품의 아쉬움 보다는 ‘떠나보내기에 아쉬운’ 작품으로 골라봤다. ‘외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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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준 : ‘우영우’ 마무리 어떻게 보셨는지?


류지윤 : 자기 버린 엄마와의 갈등이 이렇게 ‘순한 맛’ ‘착한 맛’으로 마무리 될지 몰랐는데. ^^ 착한 드라마라는 평에 맞게 순하게 끝나버려서….


유명준 : 남동생 등장은 뜬금없긴 했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무난하게 마무리한 것 같아서. 그리고 러브라인 급발진도 ‘우영우’의 ‘찐팬’들에게는 좋겠지만, 역시 다소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긴 했어.


류지윤 : 시즌2를 위한 빌드업 느낌. 원래 근데 많은 드라마들이 마지막 회에 갈등 봉합을 위해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를 때려 넣긴 하지만.


유명준 : ‘권모술수’ 권민우까지 착하게 마무리를.


류지윤 : 저도 4회 정도부터 러브라인 조금씩 형성되고 법정신들이 조금 약해진 느낌이 들어서 그 부분이 아쉬웠었어요.


홍종선 : 일단 엄마 관련 얘기는 막장이 아니라서 좋았어요. 딸과 엄마의 대화가 아니라 어른 대 어른으로 한 번 실패했으면 됐다, 두 번째 같은 실수 하지 말고 좋은 엄마 해라. '엄마'라는 키워드로 푼 거니까요.


유명준 : 그렇죠. 우영우가 자폐이긴 해도 너무 어른스럽게 나와서. 마지막 진경과의 대화는 인상적이었죠. 의외였던 것은 진경의 법무장관 후보자 사퇴가 우영우가 아닌 아들 때문이라는 것. 사실 그래서 더 좋긴 했지만요.


홍종선 : 나도 아들 때문에 장관 포기하는 부분은 좋았어. 영우 때문이었으면 과거의 죄에 대한 부채의식으로 희석될 수도 있는데. 가족의 문제로 풀어서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상식 차원에서 푼 거니까요.


홍종선 : 남동생 등장까지도 괜찮고, 우리 사회의 민감한 부분 또는 큰 사건이든 아니든 중요 사안들을 회차별 소재로 삼아온 결과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마지막 이야기로 잡은 것도 좋았다고 봐요. 다만 유출 사건에 대한 법리적 판단을 현실과 다르게 꼭 뒤집었어야 하느냐는 아쉬워요. 드라마의 극적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 바꾼 건 알겠지만, 인터파크 개인정보 유출로 아직도 여러 불편을 일을 소소하게 당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면 기업의 승소로 바꾼 게 아쉬워요.


유명준 : 그래도 그 부분에 대해 고민 많이 했던 것 같던데요. 어쨌든 내용에서는 개인정보가 암호화 되어서 유출되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렸으니까요. (화제를 바꿔서) 우영우란 캐릭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뭐 현실에서는 찾기 힘든 캐릭터고, 실제 변호사가 될 수 없는 캐릭터지만, 정확히는 한국 사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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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선 : 캐릭터를 떠나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앓고 있는 분이 변호사를 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이라고 봐요. 미국에 한 명 계시다 하지만요. 이번 드라마로 인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제고된 긍정적 효과가 있어 반김과 동시에 우영우 같지 않으면 마치 자폐인 중에서도 문제가 있는 것 같은 잘못된 인식은 생기지 않기를 바라요. 실제로 자폐인 가정이나 관련 단체에서는 우영우 캐릭터가 자폐인에 대한 왜곡을 가져오는 부분에 대해 우려를 표하시더라고요. 무조건 폄하 나쁘지만, 현실과 다른 이미지 고착도 우려하시는 거죠.


류지윤 : 저도 조금 판타지로 봤어요. 아무래도 우영우 같은 자폐인보다는 3화의 김정훈 같은 자폐인이 더 많을 테니까요.


유명준 : 그래서 3화에 일부러 그런 에피소드를 넣은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해. “우리도 자폐 현실을 알고 있다.우영우란 판타지만 보여주려는 것은 아니다”라는 의도? 그런 것이 보였지.


홍종선 : 맞아, 의도적이었을 텐데 좋은 선택으로 봤어요.


유명준 : 네. 우영우란 캐릭터가 자폐에 대해 다르게 생각할 여지를 줄 수 있을까도 생각해봤는데, 그 기간 장애인들 시위와 비교하는 모습을 보고는 쉽게 인식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오더라고요.


류지윤 : 우영우를 보고 열광하지만 시위 댓글을 보면 어휴.


유명준 : ‘우영우’를 ‘자폐 변호사의 성장기’라기보다는 그냥 법정드라마로 보는 이들도 많고.


류지윤 : 바로 제가 법정드라마로 접근했어요. 그래서 좀 재미가 반감된 것 같아요.


유명준 : 특히 1~2회를 넘어가면서 그렇게 보는 이들이 많아졌지.1~2회는 캐릭터가 신선했고, 우영우란 인물이 자폐 때문에 겪는 일 (문 통과하기 등)이 종종 등장했는데, 4화부터는 우영우가 자폐인지도 잊게 되는 상황이. 앞서도 말했지만 러브라인이 형성되면서 더 그런 듯 싶어.


ⓒ박은빈 SNS ⓒ박은빈 SNS

홍종선 : 우영우가 자폐인지 잊게 됐지. 그런데 그게 계속 너무 강조됐어도 좋지 않았다고 봐, 어차피 현실과 다른 자폐인의 모습인데. 따라서 향후 장애인을 주인공이나 등장 캐릭터로 할 때 어떤 독특한 지점만을 드라마 재미를 위해 차용하고 강조하는 시도는 강화되지 않기를 바라요.


유명준 : 향후 장애를 다루는 드라마나 영화들도 고민이 점점 많아질 것 같아요.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현실과 어떻게 궤를 맞출지, 아예 판타지로 그릴 시 어느 선까지 가야 할지.


홍종선 : 그렇지. 하나 둘 셋을 세고 문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자폐인에게 있어 새로운 공간으로 들어가는 것조차 힘겨운 일이구나 하는 이해를 줘서 좋았는데. 그 정도 선이어야지, 그걸 너무 에피소드화 하면 특이한 행동에서 재미를 찾으려는 결과가 될 수 있거든요. ‘우영우’는 적절한 선을 잘 지켰으나, 모든 드라마 등 콘텐츠 경향이 하나가 나오면 그다음엔 더 세지고 자극적으로 되니까 우려되는 마음이 있어요.


류지윤 : 이 정도로 반응이 좋아서 또 나올 수 있지만 기준은 더 까다로워지겠죠. 저 이거 보면서 ‘굿닥터’ 주원 생각났었는데. 그떄도 주원이 서번트증후군 연기 잘해서 호평 받지 않았나요?


유명준 : 어 맞아. 주원의 인생작 하나 만들어졌지. 하지만 박은빈이 이번에 너무 잘했어.


홍종선 : 주원 잘했는데, 박은빈이 너무 연기를 잘했어. ‘장애인과 얼마나 흡사 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캐릭터를 매력 넘치게 잘 만들었다는 측면에서 더욱.


유명준 : 여담이지만, 유튜브에 자폐인 시선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있는데, 그거 보니 박은빈의 모습이 이해가 조금 되더라고요.


류지윤 : 아, 그 혼돈의 카오스 같은. 소리에 엄청나게 민감한 듯한.


홍종선 : 소리에 민감하면 정말 집중하기도 어렵고 일상이 어려울 듯.


유명준 : 세상이 갑자기 크게 보인다고도 하더라고요. 특정 물건이 갑자기 다가오는 듯한 느낌. 박은빈이 포인트를 잘 잡은 거죠. 사실 박은빈은 그동안 사극에 자주 나오는 배우 정도로만 생각하다가 ‘스토브리그’ 때 ‘어 누구지?’ 하고 각인된. ‘연모’ 때 또 한번 새롭게 봤고, 이번에 완전히 ‘오호’ 한.


류지윤 : ‘청춘시대’ 때부터 너무 러블리하다구 생각했는데. ‘연모’ 때 너무 좋았다가, ‘마녀2’ 때 ‘응?’했다가, 이번에 우와.


유명준 : 내가 ‘청춘시대’를 못 봤어. 사실 그런 류를 별로 안 좋아해서^^. ‘마녀2’는 애매했지.


홍종선 : ‘스토브리그’ 때 너무 좋았고. ‘마녀2’는 아, 이렇게 소모되면 안 되는데 싶었던.


류지윤 : 그쳐 캐릭터가 조금 아쉬웠어요.


유명준 : ‘소모’ 맞는 말이에요. 만약 ‘우영우’ 안 나오고 조금 긴 휴식 끝에 다른 작품 했다면 ‘마녀2’ 인상이 너무 깊게 남았을 것 같아요. 다행히 ‘우영우’가 완전히 반전을.


홍종선 : 그치, 곧바로 ‘우영우’ 해서 다행.


류지윤 : 그러니까요. ‘마녀2’때 인터뷰 취소했었는데, 더 멀리 봤어야 했다;;;


홍종선 : 박은빈이 강성범 ‘수다맨’ 코너의 어린이라는 거 알고 있었어? 어렸을 때보다 거꾸로 더 귀여워져서 못 알아 봄.


류지윤 : 오우! 몰랐어요.


유명준 : 끼가 상당했군요.


홍종선 : 원래 한 번 출연하려던 건데 너무 귀엽게 잘해서 수개월이 됐다더라고


유명준 : 나름 모태미모를 자랑하는군요. ^^ 그것도 공영방송을 통해.


류지윤 : 박은빈에게 최근에 입덕한 사람들은 볼 거 많아서 좋겠어요. 오래 배우생활을 했기에. ^^


유명준 : 그런데 난 박은빈도 박은빈이지만, 이번 ‘우영우’ 최대 수해자는 강기영, 하윤경, 주종혁, 이 세 사람 같아. 주현영은 이미 주 기자로 어느 정도 주가를 올리고 있었고.


홍종선 : 데뷔 25년의 중견배우 ^^ 박은빈. 근데 강태오 빼는 거야?


유명준 : 전 강태오는 애매하던데요. 주종혁은 정말 국민밉상으로 떴고, 하윤경은 햇살로 떴고. 강태오는 음 뭐가 조금 부족한. ^^


류지윤 : 강태오 좋던데요. ^^ 하지만 주종혁이 더 좋아 ‘킹’받게 후반부로 갈수록 잘생겨 보여요. 처음에는 어우 얄미워하면서 봤는데.


홍종선 : 강기영, 주종혁 수혜자 동의. 하윤경은 두어 번 더 시험대에 올라야 할 것 같아요, 딕션도 좋고 키 크고 늘씬하고 좋은데 뭔가 아쉬운 느낌이 있어요. 강태오 연기가 주종혁이나 하윤경보다 덜한 건 사실인데, 스타성이 더 커요. 난 그 스타성에 한 표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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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준 : 아 선배는 하윤경이 아쉬운 ^^. 미래를 보시는군요. 그런데 이야기하다 보니 의외로 다들 주종혁에. ^^


홍종선 : 하윤경 연기가 아쉬운 건 아닌데, 하윤경 외모는 굳이 얘기하자면 한지혜 류인데. 한지혜 정도의 사람을 주목시키는 힘이 부족하달까요. 앞으로 달라질 수 있겠지만, 향후엔 그걸 보여줘야 한다고 봐요. 본인만의 매력.


류지윤 : 권민우가 잘 보일 수 있는 캐릭터기도 했고 주종혁이 잘하기도 했고. 하윤경 배우의 ‘경아의 딸’을 꼭 봐주세요.


유명준 : 하윤경은 어찌 보면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눈도장 찍고, 이번에 제대로 인식됐으니. 앞으로 더 지켜볼 만하죠.


홍종선 : ‘경아의 딸’ 너무 좋지. 나는 하윤경 배우가 꼭 좋은 조연배우가 아니라 잘나가는 ^^ 주연배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 더 기준점이 높달까. 애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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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선 : 주종혁, 가장 현실적인 인물. 우리가 우영우에게 품을 만한 의구심이나 질투를 직설화법으로 내뱉는 사이다 캐릭터. 우영우를 천재, 권민우 자신과 최수연을 둔재로 프레임화 해서 ‘우리는 아무리 해도 안 돼, 누가 누굴 위하는 거냐고’ 하는 발언이 대표적. 문 하나 제대로 통과 못하지만, 사실상 전체를 지배하는 우영우에 대한 울분.


유명준 : 우영우가 판타지라면 권모술수는 현실적이죠 ^^. “우영우 변호사가 강자예요”라고 할 때 그 현실 인식이란.


홍종선 : 누구는 전부를 잘하고 누구는 전부를 못하는 게 아니라는 당연한 사실을 재미있게 표현한 것도 좋고, 자꾸 사람들을 서열화 하면 같은 서울대 내에서도 그러하니 서열화 나쁘다고 말하는 듯해서 좋고. 권민우의 발언이 강자 약자 프레임의 허구성을 조금이라도 보여주는 효과가 된다면 더욱 좋겠어요. 주종혁 배우 인터뷰도 굉장히 유쾌 상쾌했다던데요. 그리고 볼수록 잘생겼어. ^^ 호감의 무서움인가. 아, 그리고 한바다 대표 백지원 배우, 태산 대표 진경 배우, 영우 아빠 전배수 배우. 이런 배우들이 있어서 저는 신인들 드라마의 퀄리티가 높아지고 작품이 안정된다고 생각해요. 끝으로 진짜 중견배우들께 박수를!!!


유명준 : 오호. 마무리에 모든 배우들 이름을 ^^

홍종선 기자 (dunasta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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