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위성 발사장 '움직임'
김정은, 지난달 다수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 예고
북한이 지난달 13일 고체 엔진 기반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을 발사한 이후 도발을 삼가온 가운데 농업 분야에 집중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경제·국방 병진노선을 강조해온 북한은 지난 몇 년간 살림집(주택) 건설 외에 이렇다 할 경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농업 생산량 증대를 콕 집어 강조했음에도 경제제재, 코로나19 대유행, 자연재해 등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올해는 확실한 성과 달성을 위해 관개체계 정비, 지력 개선, 장비 보급 등 선제적 조치에 주력하는 양상이다.
북한의 농업 강조 흐름은 지도부 인사의 대외 행보를 통해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실제로 내치 이슈를 총괄하는 김덕훈 내각총리는 지난달부터 총 5차례 농업 관련 현지 지도에 나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 김 총리의 관련 행보는 2차례에 그쳤다.
지난 13일에는 우리의 국회의장 격인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황주긴등물길공사 정형을 현지 료해(파악)"하기도 했다. 본격적 장마철을 앞두고 대비에 나선 셈이다.
'잠행' 김정은, 도발 계기로
모습 다시 드러낼 가능성
북한의 농업 집중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은 한 달 가까이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김 위원장은 확실한 성과 보장이 어려운 경제 분야는 지도부 인사에게 맡기고, 비교적 결과가 뚜렷한 국방 성과 등을 과시할 때 모습을 드러내왔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지난달 18일 '마지막 공개 행보'에서 딸 김주애와 함께 국가우주개발국을 찾아 다수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를 예고했다.
지난해 북측이 정찰위성 발사 준비를 지난달까지 마무리 짓겠다고 공언한 바 있기도 해 조만간 위성 발사를 명분삼은 ICBM 체계 시험이 잇따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ICBM과 위성은 사실상 동일한 발사 원리를 갖고 있어, 국제사회는 북한의 위성 발사를 불법 도발로 간주해왔다.
G7 정상회의, 한미 연합훈련
예정된 만큼 北 '맞대응' 가능성
무엇보다 한미일 정상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대북 억지력을 강조할 전망인데다, 한미가 사상 최대 규모의 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까지 벌이기로 해, 북한이 '맞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평가다. G7 정상회의는 일본 히로시마에서 오는 19~21일, 격멸훈련은 이달 25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각각 진행된다.
실제로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38노스'는 지난 12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일대를 촬영한 상업용 위성사진을 근거로 "지난 2주 동안 (미사일) 발사대 공사가 다시 시작돼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가을 이후 반년여 만에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활동 재개 정황이 포착됐다는 설명이다.
38노스는 "구조와 장비를 강화해 더 무겁고 덩치 큰 발사체를 옮기려는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美, 정찰기 띄워 대북 감시
미국은 정찰기를 띄워 대북 감시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 레이더박스 등에 따르면, 미 공군 RC-135S(코브라볼) 정찰기는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서 연이틀 남한 상공으로 출격했다. 미 공군이 3대만 보유하고 있는 해당 정찰기는 수백㎞ 밖에서 미사일 발사 징후 등을 포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성근 합동참모본부 공보차장은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동향과 관련해 한미 정보당국은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지역 등에 대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추가로 설명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