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전몰 해경 호명하며
"깊은 위로와 감사 말씀 드린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해양경찰 기념식에 참석해 지난 70년간 해양주권과 안보를 수호해 온 해경을 격려했다. 한미가 북한 위협에 맞서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합연습을 진행 중인 가운데 윤 대통령이 해경 기념식을 찾아 '국민 안전에 대한 국가의 무한 책임'을 거듭 강조했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28일 기념사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장의 최일선에서 소임을 다하고 있는 해양경찰관 여러분 그리고 그 곁을 지켜주시는 가족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기념식에 참석한 고(故) 이원석 경장, 고(故) 조동수 경감, 고(故) 오진석 경감 유가족을 직접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순직·전몰 해양경찰관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해경들과 기념식장에 동반 입장하며 국민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제복공무원에 대한 예우를 표하기도 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오늘 기념식에는 해양경계 임무 수행 중 순직한 고 조동수 경감의 유가족을 비롯해 해양경찰 순직자 유가족 7명과 거친 바다 위 함정에서 태어나 현재는 고등학생이 된 '남해우리' 군, 어린 시절 해양경찰에 구조된 이후 자신이 해양경찰이 되어 이제는 다른 국민들의 생명을 지키고 있는 양승호 경감 등이 자리를 빛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바다의 안전이 담보돼야 해양강국이 될 수 있다며 해경의 역할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0년 동안 해양경찰은 해양주권과 안보를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왔다"며 "여러분의 활약으로 불법 조업 외국 어선은 감소했고, 해양사고 인명구조율은 99%를 넘어섰다. 역대 그 어느 때보다 우리의 바다가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바다에서의 재난은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며 "해양 사고는 조금만 대처가 늦어도 큰 위협이 된다. 바다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해양사고의 철저한 대비와 신속한 대응에 만전을 기해주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바다는 글로벌 물류 수출입의 주 통로이자 기후변화와 해양영토 갈등으로 국가 간 첨예한 경쟁과 협력이 이뤄지는 곳"이라며 "해양경찰이 우리 바다를 안전하게 지켜줄 때 대한민국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탄탄한 신(新)해양강국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해양경찰이 추진하고 있는 첨단 기술 기반의 해양정보융합플랫폼 구축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성·드론·수중로봇·정찰기 등으로 수집한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관할 해역의 범위를 70%까지 확대하고, 각종 해상 재난에 신속·정확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거칠고 참혹한 사고 현장에서 인명 구조를 위해 사투를 벌이다가 받는 어려움도 막중하다고 생각한다"며 "여러분의 지친 몸과 마음을 조금이나마 치유할 수 있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현장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종합 상황실의 역량을 보강하고, 주요 보직에 대한 복수 직급제를 실시할 것"이라며 "해양경찰청이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으로 국민의 신뢰와 사랑 속에 세계 일류 해양 치안 종합 기관으로 힘차게 발전하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 참석에 앞서 경인항 해상교통관제센터를 찾아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위해 24시간 불철주야 근무하는 센터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특히 동·서·남해에 출동 중인 해경 함정과 화상으로 연결해 해양주권 수호와 국민안전을 위한 임무 수행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경계 수호와 해상 안전을 위해 노고가 많다"며 "근무자들의 건강과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늘 유의해 달라"고 말했다.
기념식 행사 이후엔 해경 경비함정 3005함에 승함해 불법어선 단속, 해상인명 구조 등 해상훈련 참관과 해상사열을 진행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는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유정복 인천광역시장 등 정부 인사 외에도 미국·일본·중국·인도·인도네시아·칠레·페루·콜롬비아·브라질·프랑스·베트남·미얀마 등 주한 외국 공관 대표와 FBI(미 연방수사국)·HSI(미 국토안보수사국) 등 국외 수사기관 대표자 등 12개국 22명의 외국 공관 관계자들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