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동탄2 A94블록 공정률 60%선에서 분양공고
"민선8기 들어 입장 바꿔…이재명 전 지사 역점 주거정책 무시"
7일 열린 경기도의회 제372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GH(경기도시주택도시공사)의 '꼼수 분양' 문제가 지적됐다.
GH가 '100% 후분양'을 약속했던 화성동탄2 A94블록을 공정률 60% 선에서 선 분양 공고를 낸 것인데, 국토교통부의 무량판공법 적용단지 전수조사 전 분양실적을 올리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 김태형 의원(민주 화성5)은 이날 5분 자유발언을 통해 GH가 '절차와 지침'을 무시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경기도가 특별감사와 강력한 조치를 할 것을 요구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GH는 2019년 부실시공의 위험성을 낮추고, 경기도민에게 고품질의 분양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하겠다는 취지로 100% 후분양 민간참여형 주택건설 신규투자사업을 추진했다.
이에 당시 경기도는 도의회에 '화성동탄2 A94블록 신규사업추진 동의안'을 제출했고 의회는 논의 끝에 이 안을 의결했다. 그런데 GH는 최초 의결 당시 내용이었던 100% 후분양을 지키지 않고 60% 선에서 분양공고를 낸 것이다.
지방공기업법상 총 사업비 200억원 이상의 신규투자사업을 할 경우 의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김 의원 주장에 따르면 경기도와 GH는 이에 따라 당초 동의를 얻었지만, 이후 도의회 동의 없이 임의 분양을 진행한 것이다.
김 의원은 "100% 후분양제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경기도와 GH는 민선8기 들어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라며 "이는 이재명 전임 경기도지사가 경기도형 주거정책의 일환으로 역점적으로 추진한 100% 후분양제를 무시한 채 선분양을 강행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GH는 감독부서인 도시주택실, 경기도민을 대표하는 경기도의회와는 그 어떤 협의도 없었다. 과연 도시주택실이 이 사항을 몰랐을까. 몰랐을리 없다고 단언한다. 몰랐다면 직무유기"라고 못박았다.
무량판 공법이 적용된 점과 함께 '분양 꼼수' 의혹도 제기했다.
김 의원은 "GH는 해당 단지의 무량판 시공 안전성에 대해 자체 점검을 실시하고 결과를 공고문에 기재했다고는 하나, 국토부의 무량판 공법 사용 전수조사 결과 발표 전 분양을 단행한 것은 분양실적으로 올리려는 꼼수는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무량판 구조 적용 아파트에 대한 전수조사에서 GH가 시공한 아파트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분양가심사 과정의 적정성 문제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분양가 결정을 위해 법적으로 규정된 분양가심사위원회의 제2차 심사가 서면으로 진행됐다"라며 "최근 5년간 단 한 차례도 서면으로 심사하지 않았으며, 코로나 시국에도 분양가심사위원회는 대면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GH의 '공동주택 분양가격 산정 및 운영지침'에는 '분양가심사위원회를 서면으로 할 수 있다'는 규정이 없어, 서면으로 진행된 이 분양가심사위원회의 결정은 효력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향해 "혹시 전임 지사의 역점사업을 지우려는 의도는 아닌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고 생각하나"라며 "GH에 대해 특별감사를 요청하며, 사업이 적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강력한 조치를 취해 달라"고 건의했다.
한편 화성동탄2 A94블록 주택건설사업은 GH가 총사업비 5080억원을 투자해 1227호의 주택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당시 도의회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수분양자의 단기간 목돈마련 및 분양가 상승부담 △대내외 경제 환경 변화에 따른 미분양 위험 △선분양제도 대비 높은 사업비 조달 △사업자의 분양 대금 회수지연으로 인한 사업성 하락 등을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