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대책에 노·도·강 관망세 속 호가만 ‘들썩’ [재건축 예보]

대책 발표 전 보다 2억6000만원 오른 매물도

“수요자 관심·자산가치 기대감 높으나, 거래 쉽지 않아”

정부가 준공 30년이 지난 아파트는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도록 재건축 절차를 개편한다는 내용을 담은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1.10대책)을 발표했다.ⓒ데일리안

정부가 준공 30년이 지난 아파트는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도록 재건축 절차를 개편한다는 내용을 담은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1.10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은 지 30년이 지난 아파트 단지 중 아직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사업장이 많은 곳이 수혜지로 떠오르면서 일부 단지에서 호가가 뛰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10대책에 앞서 지난해 12월8일에는 노후계획도시특별법(1기신도시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재건축 단지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특별법은 택지 조성 후 20년이 지난 100만㎡ 이상 노후 택지지역을 대상으로 안전진단 규제를 완화하고 용적률 특례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별법 수혜지로는 1991년에서 1996년 사이 준공된 1기 신도시를 포함해 전국 51곳의 주택 103만가구가 해당되며, 서울에서는 양천구 목동과 노원구 상계동·중계동, 도봉구, 강북구인 소위 ‘노도강’ 등이 포함된다.

여기에 그동안 재건축 사업의 커다란 장애물이었던 재건축조과이익환수법(재초환)도 완화될 전망인 데다, 이번 정책을 통해 재건축 ‘패스트트랙’ 절차가 도입되며 재건축 단지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노원구 상계주공3단지 전용면적 58㎡는 대책 발표 전 6억3000만원에 매물이 등록됐으나, 발표 직후 매물 호가가 꾸준히 상승해 지난 18일 2억6000만원 오른 8억9000만원에 매물이 등록됐다. 이 단지는 지난 6일 6억6500만원에 실거래된 바 있다.

인근에 위치한 상계주공6단지 전용 41㎡도 발표 전인 지난 8일 4억9000만원에 매물이 등록됐지만, 발표 다음날인 11일 7000만원 상승한 5억6000만원에 매물이 등록됐고, 도봉구 창동 창동주공19단지 전용 68㎡ 역시 발표 전 7억8000만원에 나왔던 매물이 지난 12일 8억2000만원으로 호가가 4000만원 올랐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으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으나, 침체된 거래 시장을 되살리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1기신도시, 양천구 목동, 노원구 상계·중계·하계동 등지는 정비사업의 모범사례와 롤모델 역할을 할 선도지구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며 “사업추진속도가 비교적 빠르고 정부 및 지자체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사업지원이 예상되므로 해당 아파트 단지에 대한 수요자 관심과 자산가치 기대가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이번 대책이 과도한 규제를 걷어내고 악화된 공급시장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방향성은 긍정적”이라며 “사업성을 갖춘 서울 도심과 1기신도시 정비사업 추진단지들의 사업 진행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부동산 경기 둔화 속 스트레스DSR 도입에 따른 대출한도 축소와 법안 개정에 긴 호흡이 요구되는 점 등을 고려하며 단기간 내 공급 활성화와 수요 진작을 독려하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도 “현재 조건부로 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까지 포함하면 노원구에서만 총 14곳”이라면서도 “하지만 기대감에 호가는 들썩이고 있으나, 거래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