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지대' 원칙과상식 제안에 신당들 호응
새로운선택 금태섭·원상 이원욱 직접 참석
개혁신당은 김용남, 새로운미래는 김종민
8일도 원탁회의 열어 지도체제 등 논의해
4·10 총선을 60여 일 앞두고 제3지대 합당을 전제로 한 원탁회의의 막이 올랐다. 더불어민주당계 통합신당 '새로운미래'에서 이탈한 원칙과상식(이원욱·조응천 의원)이 제안하고 개혁신당·새로운선택·새로운미래가 이에 호응해 대표자를 파견, '통합공천관리위원회' 구성 논의의 물꼬가 트였다.
다만 제3지대 세력이 원탁회의에서 머리를 맞댔음에도, 공관위원 구성과 실제 공천까지는 민감한 과제들이 산적한 상황이다. 세부 사항에서의 이견, 각 세력의 물밑 주도권 싸움이 이어지며 통합 과정에서의 진통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제3지대 4개 세력은 7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대통합을 위한 1차 원탁회의를 열었다. 각 세력을 대표해 모인 김용남 개혁신당 정책위의장,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 원칙과상식 소속 이원욱 의원,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는 '양당의 기득권 연합 동맹을 깨야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표면적으로는 새로운미래와 원칙과상식 간 갈등을 딛고 빅텐트의 불씨를 살리는 모습이다.
이들 세력은 1차 원탁회의를 통해 '합당을 전제'로 한 통합 논의라는 데 의견 일치를 하고, 이튿날인 8일에는 비례대표 후보자 선출 방식과 지도 체제, 당명, 정책실무회의 구성에 대해 논의한다.
앞서 전날 중립지대의 심판자를 자처하는 원칙과상식은 △개혁신당 2인 △새로운미래 2인 △새로운선택 1인 △원칙과상식 1인 추천의 제3지대 통합공관위 출범을 제안한 바 있다. 또한 원칙과상식은 통합공관위원장은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가 각각 1인씩 추천하되 위원간 협의해 원칙과상식에서 선임하자고 요구했다. 통합공관위 구성 인원은 위원장을 포함해 7인이다.
원칙과상식은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 후보의 통합 심사를 할 것도 제시했다.
특히 비례대표 후보의 선정은 공천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당대표 등 당권을 가진 사람들의 기득권을 포기함과 동시에 '당원과 국민들'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하자고 제안했다.
공개 제안에는 △비례대표 후보는 개방형 경쟁명부제 방식을 채택 △예비 후보자 심사는 공관위 △컷오프 심사는 40대 이하의 국민패널을 구성해 진행 △순위선정은 당원투표로 하고, 투표방식은 1인 4표제(여성 2인, 남성 2인) △ 컷오프와 순위선정은 심사 때 후보자의 공개 오디션을 실시하는 내용 등도 담겼다.
이날 이원욱 의원은 비공개회의 종료 후 기자들을 만나 "(원탁회의가) 합당을 전제로 한 모임이라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며 "통합공관위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해선 조금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 이 의원은 "총 7명으로 구성된 통합공관위를 구성하는 데는 의견 일치가 있었다"고 했다.
또한 논의에서는 공관위원 '비토권'에 대한 언급도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각 당이, 아니면 원칙과상식에서 한 명을 추천했는데 '저 사람은 너무나 안돼'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 충분히 (비토권 행사라는) 그럴 여지가 있을 것"이라며 "그 사람은 빼 줘라고 하면 (행사를) 수용하자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원탁회의에서는 후보자 예비 심사를 통합 공관위가 하는 방안 외에는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 의원은 "예비 심사는 공관위가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지만 공개 오디션을 통한 국민 참여 투표 방식의 후보자 선정, 순위 설정을 당원투표로 한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각 당의 입장을 관철하려는 이견이 아니라, 각 정당 당원들이 (원칙과상식의 제안을) 수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라고 부연했다.
최근 새로운미래와 원칙과상식의 공동창당 신당 당명을 둘러싸고 주도권 싸움이 벌어졌던 만큼, 최우선 안건 중 하나로는 당명도 거론됐다. 이 의원은 "당명을 둘러싼 논란이 굉장히 클 수 있다"며 "그것에 대한 합의가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논의가 있었다. 각 당에 돌아가 절차를 논의해 보고 내일 다시 한번 최종적으로 당명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 논의해 확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제3지대 세력들이 '헤쳐 모여'를 얼마나 잘 해내느냐가 관건이지만, 이해득실이 첨예하게 갈리는 만큼 미묘한 신경전도 감지되고 있다.
이 의원은 회의 공개발언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가장 중요한 것은 공천"이라며 "자칫 지분싸움으로 흘러버리면 합치는 것에 따른 시너지효과보다 마이너스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는 "비례대표 추천과 관련해서 많은 분들이 자칫하면 다툼으로 번질 수 있다고 생각들 하시는데, 여러 가지 기득권을 포기하고 광야에 나오신 분들인 만큼 큰 그림을 본다면 사소한 것을 가지고 다투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용남 개혁신당 정책위의장도 "무턱대고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어쩌면 일어날 파열음, 국민 보시기에 저러면 왜 통합하려고 하느냐 이런 얘기를 들어서도 안 된다"고 했다.
이들은 8일 오전 7시 30분 국회에서 2차 원탁회의를 열고 대통합과 관련한 논의를 이어간다. 이후 설 연휴 첫날인 9일 모든 제3지대 세력이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 모여 명절 귀향 인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