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은 안중근 의사가 일제로부터 사형 언도받은 날"
86운동권 겨냥…"참새를 봉황에 비교해봤자 참새만 초라해져"
오세훈 서울시장이 총선을 50여일 앞둔 상황에서 '86 운동권'을 겨냥한 글을 올리며 현 정국을 에둘러 비판했다. 현 여당의 '운동권 청산론'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야권의 '독립운동가 폄하론'을 반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오 시장은 '86운동권'을 '참새'에 비유하며 "젊은 시절 작은 공을 세우고 큰 권세를 누린다"고 일침을 가했다.
오 시장은 14일 페이스북에 올린 '참새와 봉황'이라는 글에서 "오늘은 한일강제합병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안중근 의사에게 일제 법원이 사형을 선고한 날"이라고 언급했다. 오 시장은 "누군가에게는 그저 초콜릿을 주고받는 날일 수 있겠지만 독립운동사에서는 잊지 말아야 할 오늘"이라고 강조하며 "민족의 어려움을 보고 분연히 일어서서 독립운동에 매진했고, 동양평화의 큰 뜻을 품었지만 대의를 위해 불과 서른한 살에 산화했다"라고 안 의사의 공적을 기렸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이런 분들이야말로 독립운동가들"이라며 "젊을 때 작은 공을 세우고 수십 년 권세를 누리는 사람들이 정쟁이 급하다고 쉽게 올릴 분들이 아니다"라고 짚었다. 이어 "참새를 봉황에 비교해봐야 참새만 초라해진다"며 "참새가 봉황의 뜻을 알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글은 4월 총선을 두 달 앞두고 여야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운동권 청산론'이 총선의 최대 쟁점사항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올라온 것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세대' 운동권 출신이 대거 포진한 야당을 겨냥해 '운동권 경력을 훈장 삼아 수십년째 특권을 누린다'며 '운동권 세력 청산론'을 들고 나왔다. 이에 맞서 민주당에선 홍익표 원내대표 등이 '민주화 운동 세력이 심판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데 동의할 수 없다, 이는 독립운동가를 폄하했던 친일파의 논리'라고 맞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