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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야, 문제는 김건희가 아니야, 윤석열이지


입력 2024.07.12 07:07 수정 2024.07.12 07:07        데스크 (desk@dailian.co.kr)

한동훈, 尹 완강한 사과 반대에 金 의향 불신?

문자 5건과 진중권 통화 공개, 진실 추측 뒷받침

파동, 尹과 친윤 협량(狹量) 공개 자충수로 귀결

그러나 전대 최대 피해자는 원희룡이 될 것

국민의힘 한동훈, 원희룡, 윤상현, 나경원 당대표 후보가 지난 10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결국 문제는 김건희가 아니고 윤석열이었다.


클린턴의 “바보야, 문제는 경제지(It’s the economy, stupid)”란 구호를 빌리면 그렇다. 이걸 읽어야 문자 수수께끼가 풀린다.


한동훈은 당시 직간접 대화로 대통령 윤석열이 부인 김건희의 몰카 공작에 의한 명품 가방 받은 일에 절대 사과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확인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김건희가 개인적으로 사과 의향을 밝히자 그것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 없었고, 문자 뉘앙스도 하면 안 된다는 쪽으로 전해졌다.


김건희 문자 5건에 이어 진중권의 ‘여사와의 통화’ 공개가 이런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총선 직후 거의 2년 만에 전화를 받았다. 57분 통화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지금 그 동네(친윤)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3개월 전 여사께 직접 들은 것과는 180도 다르다. 대국민 사과를 못 한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라고 했다. 의향이 있었는데, 주변에서 극구 말렸다고 한다.”

그는 “김 여사가 (사과를 안 한) 그릇된 결정은 주변 사람들의 강권에 따른 것이라고 했는데, 지금 친윤 측은 사과를 못 한 게 한동훈 때문이라고 한다. 어이가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지금 한 말 중에 사실에 어긋나는 내용이 있나요?”라고 여사에게 묻기도 했다.


김건희는 남편의 반대로 앞이 꽉 막힌 상황에서 한동훈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수도 있다. 대통령 좀 설득해서 자기가 사과를 할 수 있게 된다면 용기를 내보겠다는 ‘의향’ 전달로도 보인다.


“한 번만 브이(V-대통령)랑 통화하시거나 만나시는 것 어떨지. 내심 전화를 기다리는 것 같은데 꼭 좀 양해를 부탁한다(1월 15일), 조만간 두 분이서 식사라도 하시면서 오해를 푸셨으면 한다(1월 25일).”

사실상 SOS 타전이다. 김건희는 윤석열의 분노와 고집불통이 총선 승부에 매우 위험하다는 걸 알았다. 여기서 ‘내심 전화를 기다리는 것 같은데’가 묘한 해석을 요구한다. 윤석열도 화는 내고 있지만, 한동훈의 중재를 바란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동훈은 이때 尹이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다고 본 것 같다. 실제로 본인과 주변 사람들 태도가 그랬다. 그래서 여사 의향을 접수한다면 일은 되지도 않은 채 시끄러워지기만 하고 자기와 대통령 관계가 더 나빠질 수도 있다고 봤을 것이다.


그러므로 한동훈의 무응답은 중립적인 의사 표현이다. 가도 부도 아닌 대답 안 함을 택한 것으로 봐야 옳다. 공과 사 구별은 진짜 이유를 둘러댄 것이다.


친윤들과 원희룡은 명백한 당시 상황을 전혀 없었던 일로 무시해 버리고 김건희 문자의 ‘문자 그대로’만을 읊어대며 한동훈에게 “여사가 사과하고 싶어 하는데도 그 의향을 씹고 말아 총선에서 대패케 한 제1 책임자”라는 딱지를 붙였다. 과연 그런지는 본인들이 너무나 잘 알 것이다.


억지 모사(謀事)가 늘 그렇듯 시간이 지나면 그 주모자들의 치부, 음흉한 속셈이 드러나게 돼 있다. 이번 문자 이전투구는 그것을 공개해서 지지도 1등 후보를 수세에 몰리도록 했다가 도리어 자신들의 협량(狹量)만 공개하게 된 자충수로 귀결되고 있다.


바로 윤석열의 속 좁은 처신이다. 앞에서는 몰카 공작이니 절대 사과할 일 아니라고 해놓고 뒤에서는 한동훈이 아내가 사과할 뜻이 있다고 보낸 여러 통 문자에 대답도 안 했다며 이 새끼, 저 새끼 욕설과 함께 그 문자들을 주변에 돌렸다는 것 아닌가?


이 단독 보도가 오보이기를 바란다. 일반 국민과 지지자들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윤석열 본인을 위해 오보여야만 한다.


윤석열도 김건희도 지금까지 사과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6개월 전의 사과 의향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고 진정성이 있었겠나? 이번 소동은 전적으로 전당대회 개입 목적으로 터뜨렸다가 망신당하고 있는 자해극으로 끝나가고 있다.


윤석열과 친윤들은 으레 그런 사람들이었다. 그러지 않을 것 같았던 사람이 느닷없이 뛰어들어 천둥벌거숭이가 되었으니 이해가 안 되고 걱정된다. 원희룡 말이다.


그는 철 지난 배신자 타령을 부르더니 문자 타령으로 곡을 바꿨다가 급기야 사천(私薦), 고의 패배까지 운운하고 있다. 모두 친윤(반한)들이 총선 패배 직후 합창했던 레퍼토리들이다.


“영부인이 그런 얘기를 했다면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 한 줄기 빛, 최후의 희망이 열린 것 아닌가? 없는 것도 만들어야 할 절박한 상황에서 총선을 고의 패배로 이끌려 한 것은 아닌가?”

한동훈은 대학 선배인 수석 3관왕(학력고사-서울대 법대 입시-사법시험) 원희룡의 정치는 배우고 싶지 않으며 “허위사실 유포는 심각한 범죄”라고 짚었다.


“당 선관위가 무서워서 네거티브 안 하겠다고 하더니 신나게 마타도어를 하는 다중인격 구태 정치다. 제 가족이 공천에 개입했다는, 늘 오물을 끼얹고 도망가는 정치 경험 같은 건 배우고 싶지 않다.”

때마침 나오고 있는 여론조사 중에는 원희룡과 나경원이 10% 포인트 안팎으로 여전히 2~3위에 머물러 있는데, 元과 羅의 순위가 뒤바뀐 것도 있어서 눈길을 끈다.


이번 집권 여당의 ‘읽씹’ 난장판 전대 최대 피해자는 원희룡이 될 것인가? 그렇게 된다면 자업자득이다.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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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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