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투아렉, 국내에 디젤 모델로 출시
틸 셰어 사장 “장거리 주행 가능 등 장점 때문에 디젤차의 수요 높아”
폭스바겐 가솔린 모델 인증 유럽 방식…미국 방식 따르는 한국 내 출시 어려움
“많은 자동차 업계가 과도기를 거치고 있습니다. 기존의 내연기관에서 전동화와 전기차로 옮겨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사의 두꺼운 팬층의 고객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아직까지 디젤차에 대한 수요가 꽤 높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틸 셰어 폭스바겐그룹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은 6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신형 투아렉 미디어 출시 행사’에서 자사가 한국 시장에 디젤차만을 들여오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폭스바겐코리아는 디젤차의 충성고객들을 공략하기 위해 한국 시장에서 모두 디젤 모델로 선보였다는 답을 내놓은 것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이날 3세대 부분변경 모델 ‘신형 투아렉’을 공식 출시했다. 투아렉은 2002년 글로벌 시장에서 처음 공개됐다. 한국에서는 폭스바겐이 한국 법인을 설립한 해인 2005년부터 1세대 모델을 판매해오며 오랜 고객층을 확보해왔다. 그동안과 마찬가지로 이번에 들여온 신형 투아렉도 디젤 모델로만 판매한다.
틸 셰어 사장은 디젤차의 여러 장점 때문에 디젤차의 수요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디젤차는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고 토크와 효율성이 높아서(수요가 높은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전동화로 가는 과도기에 있지만 계속해서 고객의 수요가 있기 때문에 이번 투아렉도 디젤 모델로 출시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디젤에 대한 수요가 높기 때문에 현재 가솔린 모델을 론칭할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신형 투아렉은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가솔린, 디젤,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돼 있다. 이 가운데 한국 시장에서 디젤 모델만을 선보이는 것은 한국 소비자들의 디젤 선호도가 높다고 조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한국 시장에서도 디젤차 판매량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등록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6월) 디젤차 판매량은 6만9259대로 지난해 동기(16만749대)보다 절반 넘게 줄었다.
바로 폭스바겐의 가솔린 모델을 한국의 규제와 규정이 맞추는 과정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안 들여온다'기보다는 '못 들여오는' 측면도 있는 것이다.
폭스바겐의 가솔린 모델 인증은 유럽 방식을 따르는데, 한국에서의 인증은 미국 방식에 맞춰져 있다. 미국에서 가솔린 판매량이 많은 브랜드는 한국에 가솔린 모델을 들여오는 데 어려움이 없지만, 폭스바겐은 그렇지 못하다. 그렇다고 한국 시장만을 위한 가솔린 모델을 제작하는 데는 현실적인 장벽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가솔린(유럽 규정에 따른 가솔린 모델은)은 우리나라 규정이나 규제에 안 맞는 것들이 꽤 많다”며 “한국의 규정에 맞게 수정해야 해서 가져와야 하지만 아직 절차상의 어려움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