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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채상병 특검법' 내부 설득 가능할까…정치력 첫 시험대


입력 2024.08.07 06:30 수정 2024.08.07 06:30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與 채상병 특검법 반대 분위기 팽배

韓, 제3자 추천 방식 추진 의지 명확

"당론 결정 과정서 충분히 의견 개진"

당 지도부 내에선 '속도조절론' 감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정치력을 증명하는 첫 시험대는 채상병 특검법이 될 전망이다. 한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을 공개 제안한 만큼 여권 내 부정적인 시각에도 이를 실행으로 옮길지, 당내 의원들을 설득해 낼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당장 야권은 "약속을 지키라"며 한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도부 내엔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속도조절론 분위기가 강하다. 이미 국민의힘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수사기관의 수사를 지켜본 뒤, 그 결과가 미진하다면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는 당론을 정한 바 있다. 특히 친윤(친윤석열)계는 채상병 사건 특검의 목적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라고 보고 강력하게 반대 의사를 드러내고 있다.


이미 채상병 특검법은 두 차례 폐기된 바 있다. 야권이 주도한 채상병 특검법은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지난달 25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에 부쳐졌지만, 가결 요건(재적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충족하지 못했다. 당시 표결 결과는 총 투표수 299표 중 찬성 194명, 반대 104명, 기권 1명이었다.


한 대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대법원장 등 제3자가 특검을 추천하는 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는 당대표로 선출된 후인 지난 3일에도 TV조선 '강적들' 방송에서 "선출된 당대표가 중요한 당 사안에 대해 의미 있고 영향력 있는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며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법에 관한 입장이 변치 않았음을 확인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장동혁·김재원·인요한·김민전·진종오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가 지난달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문제는 당 지도부 내에서도 속도조절 주문이 공개적으로 나오는 상황에서 의원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이냐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중 "원내 사안은 원내대표 중심으로 간다" "국회에서 일어나는 일은 우리가 결정할 것" 등의 언급을 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한 대표를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는 해석이 나왔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전날 저녁 CBS라디오에서 "우리 당은 민주적인 토론 과정을 거쳐서 충분히 의원들과 대화해보겠다고 했고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물러선 적이 없다"며 "우리가 먼저 꺼내서 당장 토론할 실익은 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더 강력한 특검법을 내세우겠다고 하니까 지금 우리끼리 제3자가 추천하는 특검법을 토론을 해봤자 민주당이 수긍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우리의 전략만 노출하는 꼴이 돼서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친한(친한동훈)계 '전략가'인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도 이날 KBS라디오에서 "8월 국회 들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어떻게 나오는가를 보고 대응해도 늦지 않다"며 "애당초 (민주당이) 독소조항이 가득한 특검법을 밀어붙이려고 했다. 민주당은 자기들이 장군(재발의)도 안해놓고 멍군부터 먼저 하라고 한다. 그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신 부총장은 이어 "재표결에 실패해서 폐기가 된 건데 (민주당이) 세 번째 시도를 할 때는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를 확인해야만 대응이 가능해지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도 같은 날 YTN라디오에서 "현재 당내에서는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감이 많은 게 사실이다. 야당의 말도 안 되는 주장을 우리가 왜 받아들여야 되느냐 이렇게 생각하시는 의원이 많다"라며 "그러니까 그것은 대표가 공수처 결과가 나오고 나면 설득 작업에 들어가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도 "이 문제가 보수의 입장에선 보훈과 안보의 뼈아픈 이슈고 몇 가지 중요한 실기를 한 문제가 있다"며 "단순히 특검법을 반대한다고 하면 국민에게 진실규명을 반대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제3자 특검법을 제안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론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의견을 개진할 것이고 이견도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채상병 사건에 대한 특검이 필요하단 여론이 우세하다는 점, 여당의 대안 제시로 정국 주도권 확보를 시도함과 동시에 야권 추진 특검법이 진상 규명보다는 정쟁 목적이 강하다는 점을 부각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한 대표에 대한 야당의 압박은 거세지는 형국이다. 민주당은 이날 세 번째 채상병 특검법을 조만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한 대표가 약속한 대로 어떤 형태로든 (국민의힘) 내부에서 특검법을 논의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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