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산 50억 미만 67종…전체의 7.5%
김현정 의원 “시장 급성장에도 관리 부족”
올해 상장폐지된 상장지수펀드(ETF) 수가 작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나는 등 투자자 손실 우려가 제기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단 지적이 나왔다.
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이 한국거래소로부터 받은 ‘최근 6년 간 ETF 거래 실적 현황’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ETF 상장폐지는 총 32건으로 4분기를 제외하고도 작년(14건) 건수의 두 배를 넘어섰다.
연도 별 ETF 상장폐지 수는 지난 2019년 11건, 2020년 29건, 2021년 25건, 2022년 6건, 2023년 14건, 2024년(9월 말 기준) 32건으로, 최근 2년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상장폐지 전 단계인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ETF는 5종으로 집계됐다. 해당 종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 산업재’, ‘TIGER 모멘텀’, ‘TIGER방송통신’과 삼성자산운용의 ‘KODEX MSCI 퀄리티’, ‘KODEX 최소변동성’이다 .
거래소는 상장한 지 1년이 지난 ETF 중 신탁 원본액이 50억원 미만이면서 순자산 총액이 50억원에 못 미치는 ETF를 관리종목으로 지정한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후 다음 반기 말까지도 이 같은 상태가 지속되면 해당 ETF는 강제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상장 폐지 가능성이 제기되는 ETF도 다수다. 지난달 27일 기준 순자산이 50억원 미만인 ETF는 67종에 달한다. 이는 현재 국내 시장에 상장된 전체 ETF의 7.5% 비중이다. 이중 지난 3개월 간 평균 거래량이 1000주를 밑도는 ETF는 28종에 달했다.
김현정 의원실은 국내증시에서 ETF 순자산 규모가 160조원을 넘어서며 양적으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출시된 상품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
지난달 27일 기준 국내 상장된 ETF 893개의 순자산 규모는 160조8333억원으로 집계됐다. ETF 순자산은 지난 6월18일 150조원을 넘어섰고, 이후 3개월여 만인 지난달 26일 처음으로 160조원을 돌파했다 .
특히 국내 상위 자산운용 4개사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4개사의 6년 전과 비교해 ETF 운용자산과 종목수를 살펴보면 삼성자산운용은 운용자산이 129.5%(26조8362억→61조5886억원), 종목수는 80.7%(109→197종) 증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운용자산이 345.5%(12조8734억→57조3456억원), 종목수는 56.9%(123→193종) 늘었다.
또 KB자산운용은 운용자산이 199.7%(4조331억→12조889억원), 종목수는 53.4%(73→112종) 증가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운용자산이 482.1%(1조9495억→11조3473억원), 종목수는 194.7%(38→112종) 불었다.
김현정 의원은 “최근 ETF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내실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다양하고 특색있는 ETF 상품 구성을 통해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