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인터뷰] 강성두 영풍 사장 “맥없이 물러나지 않을 것…승리 확신”(종합)


입력 2024.10.02 18:31 수정 2024.10.02 20:06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고려아연 공개매수 주도한 강성두 영풍 사장, 데일리안과 단독 인터뷰

최윤범 회장의 대항공개매수에도…“물러나지 않을 것”

공개매수 경쟁 승산에 대해 “당연히 우리가 이길 것”

핵심 자산 매각·구조조정 등 우려에는 “강력한 패널티 때문에 그럴 수 없어”


강성두 영풍 사장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영풍 본사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 싸움을 예상 못했던 것도 아닌데 이 정도에서 맥 없이 물러나지는 않겠죠.”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주도한 ‘키맨’ 강성두 영풍 사장은 2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의 공개매수 경쟁에서 승리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이날 대항공개매수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강 사장은 끝까지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강 사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영풍빌딩에서 진행한 데일리안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결과적으로 그건(최 회장의 대항공개매수로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 어떡하든지 우리가 대주주로서 막아야 한다”며 “그걸 막기 위해서 해야 할 일이라면 뭐든지 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이 대항공개매수를 진행할 때는 다시 공개매수 가격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암시했다. 강 사장은 “(고려아연이)비싼 가격에 자사주를 매입해 회삿돈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는데 회사채를 발행하고 기업어음(CP)도 발행해 차입하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공개매수 가격을 상향하지 않고)맥없이 지는 것이 어떤 의미냐면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라고 봤다.


그러면서 “결국 MBK파트너스가 돈을 다 내는 것이지만 저와 동일한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개매수 가격 상향에 대한 결정권은 MBK가 갖고있다.


강성두 영풍 사장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영풍 본사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후 열린 고려아연의 긴급 기자회견에서 최 회장은 글로벌 사모펀드 베인캐피탈 등과 3조10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공개매수 방식으로 자사주를 사들이겠다고 밝혔다.


이에 강 사장은 “오는 4일 공개매수를 신청해서 개시하는지 봐야 한다”며 “대항공개매수가 금요일(4일)에 없다면, 저희는 금요일 기존공개매수결과를 수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대항공개매수가 있다면 MBK와 협의해 대응방안을 정할 방침이다.


추가 자금 여력이 있는지 묻자 “그렇게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번 공개매수 경쟁의 승산에 대해서는 “당연히 우리가 이기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적어도 7대3정도”라고 했다. 그는 “다 말할 수는 없지만 이길 방안이 있다”며 “저희가 (최 회장보다) 더 카드가 많을 것 같다”고 했다.


강성두 영풍 사장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영풍 본사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한 MBK가 핵심 자산을 매각한다는 등의 우려에 대해서는 강력한 패널티 조항 때문에 그럴 수 없다고 호언장담했다.


앞서 고려아연 및 정치권 등에서는 MBK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잡을 경우 핵심사업을 중국에 매각해 핵심기술을 유출시키거나 구조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강 사장은 MBK가 신뢰를 저버릴 경우 대안에 대해 “주주 간 계약에 아주 엄격한 패널티를 적어놨다”며 “서로 간의 합의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어기면 주식을 거의 몰치(몰수) 수준으로 우리가 다시 사올 수 있는 권리라는 패널티가 굉장히 강하게 있다”고 강조했다.


강 사장은 “우리는 대원칙에 합의했고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다고 얘기한 것은 상당히 보수적인 얘기”라며 “은퇴하신 기술자도 다시 모셔야 될 판에 왜 구조조정을 하냐”고 강하게 부인했다. 이어 “(구조조정은)인위적이든 뭐든 안 한다”며 “그게 저의 생각이고 김광일 (MBK) 부회장도 똑같은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MBK와의 이견 발생 시에는 “이사회에서 조정해야 한다”며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이사회에서 결정하게끔 해놨고 이사회에서는 비록 한 명이 적더라도 우리도 다수”라고 언급했다. 또한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3분의 2 의결로 해놨다”며 “이사회 운영을 일반적인 것은 과반수로 해놨다지만 서로 갈등이 있어도 조정하는 것이 인간사이며 경영”이라고 설명했다.


강성두 영풍 사장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영풍 본사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MBK 경영 시 핵심기술엔지니어 이탈에 대한 우려도 일축했다. 앞서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비롯한 고려아연의 핵심 엔지니어들은 MBK가 고려아연을 경영하게 된다면 전원 회사를 떠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강 사장은 “그분들(고려아연의 핵심 엔지니어들)의 주장은 우리가 경영을 잡으면 눈녹듯 없어질 것”이라며 “평생 이 기술 외 다른걸 해보신 적이 없는 분들이 어디를 가시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회사에 기여를 많이 하시기 때문에 상당히 급여도 높을 것”이라며 “최 회장 체면을 봐서 ‘한 번 도와주자’해서 그런 얘기를 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사장은 “저는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지만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붙잡아야 한다”며 “그래도 그만두시겠다면 어쩔 수 없지만 이제중 부회장님 포함해 나가실 분은 한 분도 없다”고 했다.


강성두 영풍 사장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영풍 본사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날 최 회장은 영풍의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강 사장은 “지금 상황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제안을 그냥 던진 것”이라며 “진작에 그렇게 하셨어야 한다”고 거절의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여기에 강 사장은 이날 오전 진행된 고려아연 이사회에서 대항공개매수에 찬성한 이사진을 배임 행위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이사회에 출석해 찬성을 표결한 사람들은 다 배임 행위”라며 “배임인지 알면서 고발을 안 하는 것도 배임이기에 그건 할 수 없다”고 했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