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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마침내 인하…통화 긴축 38개월 만에 '매듭'(종합)


입력 2024.10.11 11:37 수정 2024.10.11 12:35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기존 3.50→3.25%로 0.25%P 내려

물가 상승률 안정에도 내수부진 우려

수도권 집값·가계부채 증가엔 경계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한국은행

한국은행이 3년 넘게 이어져 온 통화정책 긴축 기조를 매듭지었다. 금리가 내려가면 여전히 꿈틀대는 가계부채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판단에 이제는 내수를 살리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1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3.5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p) 내렸다.


금통위는 인하 배경으로 최우선 목표로 꼽았던 물가 상승률이 뚜렷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2%를 하회하면서 올해 상승률이 지난 8월 전망치(2.5%)를 소폭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외환시장 리스크도 다소 완화된 만큼 통화정책 긴축 정도를 소폭 축소하고 그 영향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한은은 2021년 8월 0.25%p 인상 이후 이어진 통화정책 긴축 기조를 38개월에 만에 끝냈다. 금리 인하 이력 자체로만 보면 2020년 5월 이후 4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특히 이번 선택은 내수부진 장기화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금리와 고물가에 짓눌린 민간 소비와 투자 등 내수를 살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 2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은 1분기보다 0.2% 뒷걸음쳤다. 분기 기준 역(-)성장은 2022년 4분기(-0.5%)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특히 민간 소비가 0.2% 감소했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각 1.2%, 1.7% 축소됐다.


금통위는 “국내 경제는 수출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내수 회복은 아직 더딘 모습”이라며 “향후 성장 경로는 내수 회복 속도, 주요국 경기와 IT 수출 흐름 등에 영향받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폭도 축소되면서 금리 인하를 뒷받침한 점도 유효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0.5%p 내리는 '빅 컷'을 단행했다. 이에 한국과 미국(연 4.75~5.00%)의 기준금리 역전 폭은 기존 역대 최대인 2%p에서 1.50%p로 축소됐다.


금리 역전 축소는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압력을 낮추고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권 시장에서 유출될 우려를 덜어준다. 이번 금통위 기준금리 인하로 한미 금리 역전 폭은 1.75%p로 기존 1.5%p보다 확대됐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로 수도권 집값과 가계대출이 다시 들썩일 수 있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다행히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8월 9조6000억원에서 지난달 5조7000억원 수준으로 완화됐다. 정부의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규제 강화 여파로 풀이된다. 그러나 9월 가계대출 둔화에는 추석 연휴 효과가 반영됐을 여지가 있어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통위 역시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금통위는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금융 안정 측면에서는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점차 둔화할 것으로 보이나,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 등 관련 위험에 여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물가와 성장, 금융안정 등 정책변수 간 상충 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앞으로 인하 속도를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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