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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D-데이 ⑤] "판세 안 보인다" 제1야당 텃밭 초박빙…호남 재보선 누가 웃을까


입력 2024.10.16 06:04 수정 2024.10.16 06:04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승부처' 전남 영광, 민주·혁신·진보 '3강 구도'

李, 대장동 재판에 '원격 지지층 끌어모으기'

조국 대표, 막날까지 '곡성·영광' 찾아 유세

"선거 승리 기점으로 호남 기반 세 펼칠 것"

10·16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지난 10일 오전 전남 영광군 일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장세일(사진 위쪽부터), 조국혁신당 장현, 진보당 이석하, 무소속 오기원 영광군수 후보의 선거 운동이 펼쳐지고 있다. ⓒ뉴시스

10·16 재보궐선거 선택의 날이 밝았다. 이번 선거는 임기 반환점을 향해 가는 현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갖는 동시에 호남의 맹주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의 신경전으로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날까지 치열한 유세전이 벌어졌다.


세 정당은 이번 '호남쟁투' 결과가 2026년 지방선거에 이어 대선까지 유의미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지지층 결집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기존 적수가 없던 분위기에서 일변해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까지 감지된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11~12일 이번 재보선이 실시되는 5곳의 사전투표를 마감한 결과,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 사전투표율이 43.1%을 기록했다. 전남 곡성군수 재선거 사전투표율은 41.4%였다.


전남 영광의 경우 장세일 민주당 후보와 장현 혁신당 후보, 이석하 진보당 후보가 초접전을 벌이며 '3강 구도'를, 전남 곡성에서는 조상래 민주당 후보와 박웅두 혁신당 후보, 최봉의 국민의힘 후보가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을 두고 치열한 대결을 벌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재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엄중한 경고를 무시한 채 민심을 거역하는 정권에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일깨울 절호의 기회"라며 표심을 호소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단지 전남 영광·곡성군수,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한 명을 선택하는 선거가 아니다"며 "단호한 주권의지가 담긴 투표야말로 주권자의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 대표가 대장동 사건 재판으로 선거 마지막날 현장 유세가 불가능해지자 원격으로나마 지지층을 끌어모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이날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10·16 재보선에 대해 "단순히 단체장 한 명 뽑는 게 아니라 나라 살릴 기회"라며 "이번 재보선을 통해 다시 한번 국민의 목소리를 들려줘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정신이 번쩍 들도록 국민들께서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앞선 지난 9월 조국혁신당이 전남 영광·곡성군수 재보궐선거를 놓고 '월세살이'를 불사하는 등 올인전략에 들어가자 뒤따라 총력전에 나서며 '표심 방어'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이재명 2기 지도부에서 광주·전남 출신 인사가 부재해 '호남 홀대론'에 직면한 상황에서 혁신당이 민심을 파고들자 움직였던 셈이다.


다만 선거 막바지로 접어들며 혁신당·진보당에 밀린 여론조사 결과가 나타나자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제2의 정의당" "국민의힘 2중대" 등 혁신당을 향한 분노와 비방전 또한 격렬해졌다.


영광과 곡성은 민주당의 텃밭 중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이다. 승산이 컸던 지역에서 혁신당이나 진보당에 승기를 내준다면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번 호남 재보궐선거의 핵심이 '야권의 명운'으로 요약되는 이유다.


10·16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 본투표를 사흘 앞둔 지난 13일 오후 영광읍 우체국 사거리에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장현 후보 지원 유세 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을 향해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며 '혁신당 탓' 자제를 촉구하면서도 마지막날까지 곡성·영광을 찾았다.


조 대표는 15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를 마치고 곧바로 곡성·영광으로 내려가 피날레 유세를 이어갔다. 조 대표는 오후 3시 10분부터 곡성읍에서 집중 유세를 벌인 뒤 오후 6시 30분 영광읍으로 이동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단지 번호만 찍는 투표, 이제 끝나야 한다"며 확성기 사용이 마감되는 오후 10시까지 유세를 이어갔다.


조 대표는 지난 한 달간 호남 지역에서 '한 달 살기'를 통해 표심을 얻는 데 총력을 쏟았지만, 지역밀착형 진보당의 약진으로 또다른 방안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이날 오전 황운하 혁신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영광에선 민주당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길게 말씀드리는 건 민주당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길게 말씀드리진 않겠다"며 "공천이 잘됐든 잘못됐든 후보 맘에 들든 아니든 민주당을 지지하는 지지층이 있어서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분들이 어떻게 찍느냐에 따라 1등~3등이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대표에 대해 영광·곡성주민들이 짠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 선거는 절실한 마음을 가진 쪽이 더 유리하고 막판에는 측은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상당히 영향을 준다. 그런 부분이 표심에 영향을 줄 것인지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진보당은 일찌감치 영광 지역에만 후보를 내걸고 사력을 다하고 있다. 선거운동 마지막날에는 김재연 상임대표와 윤종오 원내대표, 전종덕 의원 등이 오후 퇴근 시간에 영광터미널 앞에서 집중 유세도 벌였다.


야권 관계자는 "민주당과 혁신당이 각을 세우고 있는 동안 오래 전부터 밀착형 선거전을 펼쳤던 진보당의 전략이 주효했다"며 "판세가 명확히 보이지 않고 있는 영광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한다면 호남 기반 정당으로서 세를 펼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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