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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타스만 디자인, 정의선이 밀었다… 카림 하비브가 터놓은 '탄생 비화'


입력 2024.11.03 09:00 수정 2024.11.03 09:17        제다(사우디) =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카림하비브 기아 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 인터뷰

타스만, 쏘렌토·카니발과 다르네… "볼륨 강조"

오프로드 성능 극대화… 장거리 운행 가능한 편안함↑

카림 하비브 기아 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이 지난 29일(현지시간) 사우디 제다에서 열린 제다모터쇼 현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기아



"정의선 회장과 송호성 사장 모두 디자인센터에 많은 신뢰를 해주고, 이루고자 하는 바에 대해서 매우 경청 해줍니다. (타스만) 스케치를 봐도 원래 아이디어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카림 하비브 기아 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낯선 얼굴로 등장한 타스만의 디자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예상치 못한 얼굴에 소비자들에게 충격을 줬지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송호성 기아 사장이 힘을 실어준 덕에 빛을 볼 수 있었다.


기아 타스만은 최근 기아가 줄기차게 밀던 '오퍼짓 유나이티드' 디자인 철학을 새롭게 해석했다. 셀토스, 쏘렌토, 카니발 등 기아 주요 SUV 모델에 적용되던 타이거 페이스 그릴과 ㄱ자로 뻗은 헤드·리어램프가 그대로 탑재될 것이라는 예상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타스만을 기다렸던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선 당혹스럽단 평가가 이어질 정도다.


타스만 ⓒ기아

가장 주목되는 특징은 덩치에 비해 작다 싶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두툼하게 부풀어오른 얼굴이다. 그릴이 전면 범퍼 바로 위에 붙었고, 주변을 차체 컬러와 동일한 패널로 감쌌다. 통상 그릴 컬러와 비슷하게 맞추지만, 차체 컬러로 감싼 덕에 그릴은 작아보이고, 대신 전면이 볼륨감있게 부풀어 오른 듯한 효과를 준다. 중앙에는 큼지막한 기아 로고를 붙여 존재감 살렸다.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목표였던 듯 하다.


하비브 부사장은 "타스만의 경우 그릴을 더 크게 만드는 것보다 (차량) 전면부의 볼륨이 더 크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 우리의 디자인 목표였다"라며 "단순히 화난 인상보다는 강인한 인상을 주기 위해서 노력했다"고 말했다.


특히 타스만을 디자인하면서 신경쓴 부분은 '시장에 없는 것'을 탑재하는 것이었다. 이는 외부 디자인보다도 내부에서 잘 드러난다. 픽업트럭에서 찾아보기 힘든 '2열의 편안함'과 픽업트럭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내구성'을 함께 챙겨 경쟁력을 챙겼다는 설명이다.


그는 "첫 픽업트럭이고, 마켓에 새로 진입하는 순간이다 보니 개발 과정이 굉장히 재미있었다. 픽업은 마켓에서 요구하는 것이 많고 충성고객과 좋은 경쟁차들도 많아서 배울 점 많았다"며 "첫 진입이다 보니 (디자인적으로) 뭔가 다르고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하고자 했으며 동시에 픽업으로서 유저들이 수용하고 인정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SUV로 쌓은 2열 편의성과 곳곳에서 빼낸 공간활용성이 경쟁력이다. 컵 홀더 공간, 콘솔에서의 적재 공간, 시트 아래의 공간을 최대한 확보한 것이다. 시트가 뒤로 젖혀지는 각도를 고려했고, 2열 시트 아래 대용량 트레이 공간도 확보했다. 컨테이너를 아예 제거하면 자전거를 실을 수 있을 정도다.


그러면서 "새롭게 세그먼트에 진입했을 때 인정받기 위한 픽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통적이면서 정직한 픽업을 만드는 것에 중요성을 뒀다"며 "레그룸은 동급 최고 수준으로 자리가 넓으며, 2열 시트도 뒤로 젖힐 수도 있어서 장거리 주행에 매우 좋다. 또 뒷자리 시트 바닥을 들어올리면 하단에 컨테이너 적재 공간이 있다. 그런 면에서도 굉장히 사용자 편의성을 강조하는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기아 타스만 내장 ⓒ기아

특히 1톤 트럭 '봉고'와 군용 차량 'KLTV', 'KMTV' 등을 개발해온 역사가 픽업트럭의 내구성과 실용성을 높일 수 있었던 핵심이었다. 기아는 내부 공간을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사용할 수 있는 레이 밴 모델을 판매하고 있고, 목적에 따라 용도를 바꿀 수 있는 PBV 역시 내년 출시할 예정이다.


하비브 부사장은 "타스만의 캐릭터만 봐도 기아 브랜드의 특징들이 굉장히 잘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기아는 특수 목적 차량을 개발해온 긴 역사가 있다"며 "봉고만 해도 한국에서도 굉장히 뿌리 깊게 자리 잡았고, 업무 용도로도 굉장히 인정받은 그런 차량이다. 그래서 타스만이 기아의 가치와 캐릭터를 잘 나타낸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기차 모델은 아직까지 고려되지 않고 있지만, 전기 픽업트럭이 출시된다면 타스만의 EV버전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그는 "기아는 EV를 잘 만들기 때문에 기회가 생기면 좋은 EV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기아 타스만은 내년 상반기 국내 출시 예정이며 이후 유럽, 중동 등에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타스만 1열 ⓒ데일리안 편은지 기자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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