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가 기록상 가장 더운 해라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WMO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9)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를 제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1~9월 전 지구 평균 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 시기인 1850~1900년 평균보다 섭씨 1.54도(±0.13) 높았다.
가장 더운 해였던 2023년 연평균 기온보다 높다. 지난해에는 산업화 이전 대비 1.45도(±0.12) 높은 연평균 기록을 나타냈는데 올 1~9월 사이 지구 기온이 이보다 더 높았다.
월별 및 연간 지구 온도 상승폭의 마지노선으로 간주되던 파리협정의 1.5도를 초과한 것이다. 앞서 세계 각국은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을 맺고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내, 나아가 1.5도 이내로 제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다만 셀레스테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일시적으로 1.5도를 넘은 것일 뿐, 장기 지구 온도 수준을 의미하는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실패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WMO는 장기적 추세에서의 지구 온난화 수준은 산업화 이전 대비 약 1.3도 높은 수준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지난해 관측 기록을 경신했던 온실가스는 올해 실시간 데이터에서 계속 상승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온실가스 중 하나인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농도는 1750년 약 278ppm에서 지난해 420ppm으로 51% 증가했다.
해양 온난화도 계속되는 중이다. 지난 2005년부터 2023년까지 해양은 연평균 310만 테라와트시(twh)의 열을 흡수했는데 올해도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2023년 전 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18배를 넘는 규모다.
해수면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10년간(2014~2023년) 전 지구 평균 해수면은 연간 4.77mm 속도로 상승했다. 30년 전인 1993~2922년 속도의 두 배 이상이다.
다만 적도 부근 동태평양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가 엘니뇨 효과로 인해 지난해 해수면이 좀 더 빠르게 상승한 것으로 관측했다. 엘니뇨 현상은 적도 부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것으로 이상기후의 원인이자 온난화 가속 요인으로 지목된다.
WMO는 이같은 극한 기상·기후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전반적으로 저해하고, 식량 불안정과 강제 이주를 심화시킨다고 판단했다.
사울로 사무총장은 "1.5도 이하이든 그 이상이든 온난화는 기후 극단성과 위험을 키운다"며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변화하는 기후에 대한 모니터링과 이해를 긴급히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