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이어 두 번째로 개최
항공모함 및 5세대 전투기 참가
"한반도 포함한 인태 지역
평화·안정 수호 의지 담아"
북한이 핵·미사일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며 러시아와 군사적 밀착을 이어가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 일본은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2번째 '프리덤 에지(Freedom Edge)' 훈련을 진행했다.
정권 교체 여파로 미국이 지난 4년간 공들여 온 소다자 협력체를 등한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다영역 훈련을 통해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는 평가다.
합동참모본부는 13일 한미일 3국이 이날부터 오는 15일까지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다영역 훈련인 프리덤 에지 훈련을 두 번째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해당 훈련은 지난해 8월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를 계기로 3국이 다영역 훈련을 시행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지난 6월 최초 시행된 바 있다. 훈련 명칭은 한미연습인 '프리덤 실드(Freedom Shield)'와 미일연습인 '킨 에지(Keen Edge)'에서 각각 앞뒤 단어를 따왔다.
이번에 실시되는 두 번째 훈련은 지난 7월 한미일 국방장관 간 합의에 따른 후속조치다.
우리 군은 이번 훈련에 서애류성룡함(DDG), 충무공이순신함(DDH), 해상초계기 P-3, 전투기 F-35A, F-15K 등을 투입한다.
미국은 니미츠급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CVN)과 히긴스함(DDG), 맥캠벨함(DDG), 함재기, 해상초계기 P-8, 전투기 F-35A 등을 보냈다.
일본에선 하구로함(DDG), 해상초계기 P-3, 전투기 F-15J, F-2 등이 참가해 한미 전력과 손발을 맞춘다.
합참은 "5세대 전투기가 참가한 공중훈련, 해상미사일 방어훈련, 대잠전훈련, 대해적훈련, 방공전훈련, 사이버 방어훈련 등 다영역 훈련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프리덤 에지 훈련은 "3국 간 상호운용성을 증진하고, 한반도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는 게 군 당국 설명이다.
'인태 지역의 평화·안정 수호'가 언급된 데서 알 수 있듯, 북한은 물론 중국의 공세적 군사활동에 대한 우회 경고 성격도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외정책 최우선 순위에 중국 견제를 상정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다영역 훈련을 두 차례 진행하며 군사협력 수위를 끌어올린 것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중국 견제를 내포한 한미일 협력의 상징성과 효용성을 부각할 경우, 트럼프 당선인이 큰 관심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한미일 협력 강화는 트럼프 당선인과 가까운 것으로 평가되는 인사들도 고개를 끄덕이는 조 바이든 행정부 핵심 성과이기도 하다.
'트럼프 1기'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했던 로버트 오브라이언은 한미일 협력 강화와 관련한 바이든 대통령 공로를 인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한미일 외에도 미국·일본·인도·호주가 꾸린 쿼드(QUAD), 미국·영국·호주가 발족한 오커스(AUKUS) 등을 언급하며 "중국이 우리를 갈라놓으려고 할 때 우리가 함께 움직이면 중국을 밀어붙이고 봉쇄(contain)할 수 있다.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이라는 아이디어는 중국에 큰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도발로 응수할까
한편 이번 훈련에 대해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한미일 훈련에 맞선 북러 연합훈련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북한이 미국 항공모함 등을 겨냥한 도발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 6월 첫 개최된 프리덤 에지 훈련에 대해선 외무성 대외정책실을 통해 '불쾌감'을 쏟아낸 바 있다.
외무성은 "프리덤 에지는 3각 군사 블록의 조직화·체계화·실물화의 산물이라는 데 그 엄중성과 위험성이 있다"며 "각 영역에서 연례 합동 군사 연습을 벌이는 나토와 마찬가지로 미일한이 3자 다영역 합동군사연습을 정례화하기로 한 것은 '아시아판 나토'의 체모를 완전히 갖추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를 압박하고 중국을 포위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기도"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