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NDC 40% 달성 핵심 ‘에너지 전환’
예산정책처 “정부 구체적 계획 없어”
원전 의존 높아 가동률 떨어지면 문제
“과학적 근거·실현 가능성 고려 목표 설정”
현재 정부 에너지 전환 속도로는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NDC 달성을 위해서는 원자력발전 최대 출력량을 중단 없이 가동하고, 설계수명 종료 예정인 원전 10기를 계속 운전해야 한다는 조건이 필요한 만큼 목표 달성에 장애가 될 수 있는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 뒤따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탄소중립 에너지 전환 정책 평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현재 세계 주요 국가들은 2015년 체결한 파리협정에 따라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5년마다 NDC를 설정해 이행 중이다.
한국도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는 내용으로 NDC를 수립해 국제사회에 제출한 상태다.
2030년 NDC 40% 감축 핵심은 에너지 전환이다.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한다는 목표다. 에너지 분야에서만 전체 목표 감축량 2억9100만t 가운데 1억2300만7000t(42.5%)을 줄일 계획이다.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는 정부 계획에 온실가스 배출량 목표만 연도별로 제시했을 뿐, 구체적으로 어떻게 발전원을 구성해서 이를 달성할지는 계획이 없다고 꼬집었다.
보고서는 정부가 지난 5월 발표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실무안을 통해 전망한 2030년 발전원별 발전량에 온실가스 평균 배출계수를 곱해 단순 추정한 결과 정부가 세운 목표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에 에너지 부문에서 1억5400만9000t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이는 정부의 배출량 목표치(1억4500만9000t)보다 900만t 많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혼소발전’을 통해 추가 감축이 가능한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혼소발전은 두 종류 이상의 연료를 혼합해 연소시킴으로써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산업부는 원전, 재생에너지와 함께 혼소발전으로 인한 감축분을 반영하면 2030년 에너지 전환 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총 1억4500만9000t으로 정부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보고서는 혼소발전이 아직 실증·상용화 단계에 있어 변수가 많고 만약 차질이 생기면 2030년 NDC 달성 또한 요원해지게 된다고 반박했다.
예산정책처는 “석탄·LNG의 발전량을 줄이고 이를 대체할 신재생에너지와 원전을 어떻게 확대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정부가 11차 전기본에서 설정한 원자력 발전량 비중과 재생에너지 보급 시나리오도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예산정책처는 “정부의 전망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2030년에 30기의 원전이 모두 중단 없이 평균(80%) 이상 가동률로 상업 운전을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며 “가동률이 그 아래로 떨어지거나 계속운전 허가가 떨어지지 않으면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원전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가 남는데, 곧 포화가 예상돼 이 역시 문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예산정책처는 “정부는 현재의 에너지 전환 부문 2030 NDC 달성 전망의 변수와 기후변화영향평가의 협의의견, 국제 추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환경부는 내년까지 유엔에 제출해야 하는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수립을 위해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안세창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은 “2035 NDC를 최대한 빨리 수립하려고 하고 있지만 현 단계는 감축 잠재량을 분석하는 단계”라며 “과학적 근거와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는 게 기본 방향이라 분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실장은 “내년 초에 복수의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이나 부처 내 협의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환경부는 내년부터 기후위기 적응 양극화 해소를 주요 과제로 중점 추진하겠다며 기후재난, 농수산물 생산변화 등 정보를 손쉽게 활용 가능한 통합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인공지능(AI) 혁신에 기반한 기후위기 대응전략을 재정비하고, 환경부 내에 기후대응 지휘본부인 ‘기후위기대응단’도 신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