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62) 대한축구협회장이 4선에 도전하는 각오를 전했다.
정몽규 회장은 19일 오후 2시 포니정재단빌딩 1층 컨퍼런스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선거는 다음달 8일 실시된다.
축구팬들의 거센 퇴진 여론, 국회의 현안질의, 문화체육관광부의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 요구 등 전방위적 압박 속에도 4연임 도전에 대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심사숙고해 결정하겠다”는 말만 반복했던 정몽규 회장은 이날 직접 출마를 선언했다.
1시간 전부터 취재진이 몰릴 만큼 큰 관심을 모았던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몽규 회장은 "대한축구협회장에 다시 한 번 도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지난 12년 동안 많은 분과 고민하며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사람으로서 회장직을 내려놓는 것은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와 축구협회가 미진했던 것들, 잘못한 것들에 대한 비판은 가감 없이 수용해 협회의 발전을 위한 자양분으로 삼겠다. 누구보다 큰 책임감으로 결자해지의 굳은 각오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다짐한 정몽규 회장은 ▲ 과감한 개혁을 통한 축구협회 신뢰 회복 ▲ 한국 축구 국제 경쟁력 제고 ▲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완성 ▲ 디비전 승강제 완성을 통한 축구 저변 확대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또 “축구협회의 신뢰 회복을 위해 국민과 소통하는 열린 행정을 펼치고,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한 협회의 지식과 자원, 성과와 기회를 공유해 모두가 함께하는 축구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하며 “이를 통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축구 문화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를 축구 산업의 중심 플랫폼으로 완성하고 유소년, 지도자, 심판, 의무 트레이너 등 전문 인재의 과학적 육성도 약속했다. 한국 축구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8강, 2026 아시안게임 금메달, 2027 아시안컵 우승, 2028 LA 올림픽 메달 획득을 목표로 설정했다.
승부 조작 등 비리 축구인 사면 시도와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개입 의혹 등 숱한 논란 속에도 정 회장은 선거에 출마할 자격을 얻었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지난 11일 정 회장의 4선 연임 도전 신청을 승인했다. 체육회 규정에 따르면, 회원종목단체 임원은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다.
하지만 재정 기여 또는 국제대회에서의 성적, 단체 평가 등 성과가 뚜렷한 경우에는 3선 이상에 도전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이 존재한다. 정 회장은 예외 조항을 적용받으며 4선 도전의 첫 번째 관문을 통과했고, 이날 공식 출마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긴 임기를 거치면서 다진 축구계 내부 표가 많지만, 이전 선거보다는 힘든 싸움이 될 전망이다.
정 회장은 지난 2013년 1월 치러진 선거에서 다른 3명의 후보를 제치고 당선돼 처음 축구협회장이 됐다. 2선과 3선에 도전할 때는 홀로 입후보해 경선 없이 당선됐는데 이번에는 허정무 대전하나시티즌(프로축구 K리그1) 전 이사장, 신문선 명지대 교수와 경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