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16나'형 개량형인 듯
러시아가 첨단 소재 지원했나
군, 추가 도발 가능성 주목
미사일 장착한 TEL 다수 포착
북한이 신형 고체 추진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을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밝힌 가운데 우리 군은 기만 가능성을 제기했다.
고체 추진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극초음속 기술력에 대해선 의구심을 품는 모양새다.
이성준 합동참보본부 공보실장은 7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전날 발사한 미사일과 관련해 "(북한이) 작년 4월에도 신형 고체 추진 극초음속 미사일의 성능 시험을 한 바 있다"며 "연장선상의 미사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극초음속 미사일과 고체 추진 미사일을 꾸준히 개발해 왔지만, IRBM에 관련 기술을 모두 적용한 것은 지난해 1월이 처음이었다. 3개월 뒤 북한은 기존 '원뿔형'이 아닌 '글라이더형' 극초음속 활공체를 탑재한 신형 IRBM '화성-16나'형까지 선보였다.
이번에 발사된 IRBM에 대해선 별도 명칭을 부여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4월 쏘아올린 화성-16나형의 개량형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보도에서 "미사일총국이 전날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발동 기동체 제작에는 새로운 탄소섬유 복합재료가 사용됐다. 비행 및 유도조종 체계에도 이미 축적된 기술들에 토대한 새로운 종합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이 도입됐다"고 밝혔다.
북한이 자급자족·자력갱생 노선에서 벗어나 러시아로부터 탄소섬유를 포함한 각종 첨단 소재와 극초음속 기술 등을 제공받았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 실장은 "러시아와의 기술협력 가능성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그러한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군 "북한이 주장하는 비행거리와
2차 정점고도 등 기만 가능성"
군 당국은 북한이 밝힌 미사일 제원과 관련해선 기만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 실장은 "북한이 주장하는 비행거리와 2차 정점고도 등은 기만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한미일이 분석한 사거리는 1100여㎞이고 2차 정점고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평양시 교외의 발사장에서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미사일의 극초음속 활공비행전투부는 음속의 12배에 달하는 속도로 1차 정점고도 99.8㎞, 2차 정점고도 42.5㎞를 찍었다"며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비행해 1500㎞ 계선의 공해상 목표 가상수역에 정확히 탄착됐다"고 전했다.
이 실장은 "기본적으로 북한은 선전·선동, 기만에 능한 조직"이라며 "선전선동부를 두고 있을 만큼, 국가(정권) 자체도 그런 일들을 하고 있고, 기존에도 과장된 발표를 많이 한 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극초음속 미사일의 구체적인 사항들은 한미가 분석을 해봐야 확인되는 것들이 있다"고 부연했다.
이번 미사일이 고체 엔진을 활용한 것은 맞지만, 극초음속 관련 기술력은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실제로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어제 발사된 미사일은 고체 추진 방식의 IRBM급이었다고 추정하고 있다"면서도 "발사된 미사일이 극초음속 병기였는지를 포함해 자세한 내용은 계속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군 당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북한의 추가 도발 관련 질문에 "그러한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한다"며 "미사일 발사 동향을 포함해 다양한 군사적 활동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군 당국은 최근 평양 일대에서 미사일을 장착한 다양한 크기의 이동식발사대(TEL) 움직임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