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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고 있다 착각할까봐 걱정"…與 지지율 상승에도 일각선 속앓이 [정국 기상대]


입력 2025.01.08 05:10 수정 2025.01.08 05:10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국민의힘 지지율 계엄 사태 이전으로 회복세

보수 위기 따른 지지층 일시적 결집 결과인데

결과에 고무돼 민심과 괴리된 행보 지속 우려

당 일각서 "이런 분위기서 조기 대선? 망한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6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계엄 사태 이전으로 회복하는 모양새이지만, 여권 일각에선 오히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지층 결집에 따른 일시적 반등이라는 게 대체적인 해석인데, 대통령실과 당이 결과만 보고 고무돼 민심과 괴리된 행보를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7일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상승세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3일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한 1월 첫째주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34.4%로 나타났다.


지난 조사(12월 넷째 주)보다 3.8%p 올랐고, 윤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 직전인 11월 넷째 주 조사(32.3%) 때와 비교해도 2.1%p 오른 수치다.


타 기관 조사에서도 상승세는 뚜렷했다.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가 아시아투데이 의뢰로 지난 3~4일 100% 무선 ARS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에선 국민의힘 지지율이 36%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39%)과 단 3%p차였다.


이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40%로 나타났는데, 윤 대통령 지지율이 40%대에 진입한 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공표 기준) 중 처음이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지율 상승 요인 중 하나는 '지지층의 결집'으로 볼 수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었던 보수층의 위기감이 한몫 했을 거란 분석이다. 또 야권이 윤 대통령에 이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탄핵하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까지 압박하는 등 횡포에 대한 반감으로 보수층이 결집한 결과란 해석이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이상일 전 케이스탯컨설팅 소장은 MBC라디오에서 "(민주당이) 탄핵을 마구잡이로 몰고 가면서 (국민의힘이) 결국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정권을 헌납한다 이런 논리의 주장을 펴고 있는데 이런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분들도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며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서 탄핵 심리가 진행되다 보니까 보수층에서 느끼는 절박감들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전 대변인도 전날 YTN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지휘하는 민주당이 탄핵 정국에서 보여주고 있는 과격함·조급함·무책임함이 국민들로부터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탄핵심판은 속도전이고 이 대표에 대한 재판은 지연전을 펼치고 있는데 어떤 국민들이 공평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겠나"라고 했다.


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수세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지지율 반등에 힘입어 대대적인 보수 결집을 시도하는 모습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내란죄 수사 권한이 없다는 점을 들어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시도는 "명백한 불법 수사"라는 여론전을 펴고 있다. 또 국회 탄핵소추단이 내란죄를 소추 사유에서 제외한 점을 집중 공략하며 탄핵소추안 재의결을 촉구하고 있다.


40여명의 의원들은 공수처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기 위해 전날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집결했고, 수 시간 동안 '윤석열 사수'를 위한 '인간 띠'를 둘렀다. 이 자리에서 일부 의원들은 강성 지지층을 향해 호소하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에 당내에선 우려가 제기된다. 친윤(친윤석열)계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들이 '자신들이 잘해서 지지율이 올랐다'는 착각을 할까봐 걱정"이라며 "지지율 상승 분위기에 취해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한다면 정말 낭패"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실 관계자도 "의원들 대부분 지금 '우리가 잘해서 지지율이 올랐다'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런 분위기 속에서 조기 대선이 혹여나 열린다면 망한다"라고 했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 전략기획부총장은 KBS라디오에서 "지지율이 오르는 것을 착각하면 안 된다. 그건 이재명 민주당의 횡포에 대한 위기감, 반감에서 오르는 걸 수 있다"며 "여론이 작동하면 일시적으로 반등할 수는 있다. 그렇다고 '계엄의 바다'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가, 그건 아니다. (일시적인 회복세를 잘못 판단하면) 거기서 더 머물게 하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CBS라디오에서 "계엄 한 번 더 하면 지지율도 더 올라야 하는 거냐"라며 "윤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들만 보고 정치를 하면 앞으로 대선·총선·지방선거 번번이 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재명 포비아, 이재명한테 대통령, 정권 갖다 바치는 거 싫다는 여론이 일부 들어가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그런데 지금과 같이 하는 게 과연 이재명 포비아를 극복하는 제대로 된 방법이냐. 어쩌면 이재명 대표한테 정권을 쉽게 갖다 바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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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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