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큰' 신작 효과 미미
'캡틴 아메리카4', '미키 17' 할리우드 기대작 등판
2025년 2월, 한국 영화가 극장가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연휴 이후 극장 관객 수가 급감하면서 시장 전체가 위기 신호를 보내고 있다. 설 연휴 기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던 '히트맨2'가 126만 9055명을 동원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연휴가 끝나자마자 관객이 급격히 감소했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3일부터 9일까지 일주일간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121만 4676명이다. 이는 설 연휴 '히트맨2' 한 작품이 동원한 관객 수보다 적다. 연휴 효과가 사라지면서 평일 전체 관객 수는 15만 명대로 주저앉았고, 4일에는 11만 명까지 감소했다.
지난 5일 개봉한 하정우 주연의 '브로큰' 등판도 도움이 되지 못했다. '브로큰'은 개봉 첫날 4만 2562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박스오피스 1위로 출발했지만 그마저도 다음 날 '히트맨2'에게 밀려 2위로 내려 앉았고 첫 주말에는 '말할 수 없는 비밀'에게까지 밀려 3위를 기록했다. 신작조차 관객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현 극장가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이제 남은 2월 동안 개봉을 앞둔 한국 영화는 단 3편 뿐이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퇴마록'·'괜찮아 괜찮아 괜찮아!'가 개봉을 앞두고 있지만, 스타 캐스팅 및 대작으로 불릴 만한 작품은 아니다.
한국 영화 사정이 이러하니, 극장들은 2월 12일 개봉하는 마블의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와 2월 28일 봉준호 감독의 ‘미키17’에 기대를 걸고 있다.
'미키17'은 봉준호 감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워너브러더스가 제작한 대자본이 투입된 할리우드 영화다. 한국에서 전 세계 최초 개봉하는 '미키 17'은 로버트 패틴슨에 이어 나오미 애키·스티븐 연·마크 러팔로가 내한을 확정, 한국 시장을 위한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다.
2월 극장가의 부진은 관객들의 흥미를 끌 만한 한국 영화의 부재와 제작 편수 감소라는 현실을 품고 있다. 여기에 한때 개봉을 미루던 창고 영화가 소진되면서 이제는 개봉할 작품조차 부족한 상황이다. 이 같은 한국 영화 산업 전반의 침체가 맞물린 2월 극장가는 올해 한국 영화 시장에 위기의 신호음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