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장비·부품지수, 이달 거래대금 25조 육박
美 자국 우선주의에 지정학적 불확실성 심화
트럼프 2기 내내 지정학적 리스크 따라 다닐 듯…수혜주 관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 따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갈등 등에 적극 개입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의 예측 불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조선·방산주 등 이른바 트럼프 정책 수혜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운송장비·부품지수'의 이달(3~17일) 거래대금은 24조388억원으로 약 보름 만에 전월 거래대금(25조2498억원)과 견주고 있다. 코스피 업종 지수 내에선 제조업(97조2550억원)과 전기전자(40조565억원) 다음으로 규모가 컸다.
수익률도 타업종 대비 높았다. 운송장비·부품지수의 이달 등락률은 5.51%(2931.02→3092.40)로 같은 기간 코스피 등락률(3.57%)을 상회했다. 업종 내에선 보험(10.54%), 건설(7.57%), 기계·장비(6.73%) 다음으로 높았다.
운송장비·부품지수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HD현대미포 등의 조선주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 한국한공우주 등 방산주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외 현대차와 기아 등 자동차주도 포함한다.
투자주체별로 조선주는 개인투자자 선호도가 높았고 방산주는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순매수 규모가 컸다. 개인은 이달 HD현대미포를 1577억원 순매수 했고, 삼성중공업(1409억원)과 한화오션(1101억원) 등도 매집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각각 1772억원, 1202억원어치나 사들였다. 기관도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각각 658억원, 766억원 순매수 했다.
조선주와 방산주에 대한 관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취임한 이후 관세 부과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추진 등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된 데 따른 여파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는 4월20일 부활절 전까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을 성사시키겠다는 목표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전쟁 종전 논의를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시일 내 만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유럽 침공 야욕 우려는 일축하면서도 우크라이나전 지원을 위한 유럽 국가들의 미국산 무기구매는 계속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최근 가자 지구를 미국이 점령해 소유하겠다고 밝히면서 중동지역에 새로운 긴장감도 불어넣고 있다.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 영토의 서부 지역으로 지난 2006년 이후로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와 별개인 무장 테러 단체 하마스가 통치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00 파운드급 폭탄 약 1800기를 미국 군함에 실어 이스라엘에 보내며 이스라엘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과 사우디 등 아랍연맹과 유럽 국가들에서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대만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측에 힘을 실어주며 아시아 패권 재편 의지를 거듭 피력하고 있고, 특히 미 국무부는 최근 '대만과의 관계에 관한 팩트시트'를 업데이트하며 기존 자료에 있던 '우리는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이렇듯 증권가는 트럼프 2기 행정부 내내 지정학적 리스크가 따라 다닐 것으로 보고, 조선주와 방산주 등 공급망 재편에 따른 수혜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으로 시작하는 자국 우선주의 기치에서 방산업 수혜가 명확하다"며 "트럼프 대통령 자체가 지정학적 위험을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어 경쟁 우위에 있는 한국 방산주 시대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