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하키장에서 9초 동안 세 차례나 펀치를 주고받은 미국과 캐나다가 또 붙는다.
핀란드를 꺾은 캐나다는 오는 21일(한국시각) 미국 보스턴에서 펼쳐질 ‘4개국 페이스오프’ 결승 무대에서 미국과 다시 한 번 격돌한다.
이번 대회는 NHL(북미 아이스하키 리그)가 주최하는 아이스하키 국가대항전으로 NHL 소속 선수들이 미국·캐나다·스웨덴·핀란드를 대표해 참가했다.
이번 결승이 더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지난 16일 캐나다 몬트리올 벨센터에서 가진 맞대결에서 벌어진 난투극 때문이다.
경기 시작 전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지자 경기장을 가득 메운 캐나다 관중들은 거센 야유를 보냈다. 지난 13일 미국-핀란드전 때도 캐나다 관중들은 미국 국가가 나오자 야유를 쏟아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 폭탄과 망언이 키운 분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州)가 되라’며 조롱했고, 캐나다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발표했다가 한 달 유예한 바 있다. 이후 캐나다에서는 미국산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등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캐나다인들 반감이 커졌다.
같은 분위기였던 얼음 위에서는 결국 난투극이 벌어졌다. 아이스하키 도중 선수들끼리 싸움을 벌이는 것은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지만, 이번에는 강도와 횟수가 기록적이다. 경기 시작 9초 만에 세 차례나 주먹다짐이 벌어졌다. 아이스하키 국가대항전 시작 후 가장 빨리 벌어진 격투 기록은 1996년 20초.
두 국가 사이에 정치적으로 불편한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난 한판이었다. 캐나다 트뤼도 총리도 관전한 당시 경기에서는 미국이 캐나다를 3-1로 제압했다.
21일에는 장소를 미국으로 이동해 우승 트로피를 놓고 만난다. 9초 동안 세 차례나 발생한 ‘주먹다짐’이 이번에는 더 거칠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