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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산 넘어 산’...직장폐쇄 철회 뒤 자회사 총파업 돌입


입력 2025.03.11 16:52 수정 2025.03.11 16:52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직장폐쇄 해제했지만 현대ITC 파업 나서

성과급 두고 자회사로 노사 갈등 확산 우려

현대제철 충남 당진공장.ⓒ현대제철

현대제철이 충남 당진제철소 냉연 공장에 대한 직장폐쇄를 11일 철회하기로 했다. 노조 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자 지난달 직장폐쇄를 단행한 지 약 보름 만이다. 다만 이번에는 현대ITC가 파업을 예고하면서 노사 갈등의 불씨가 자회사로 옮겨 붙고 있는 모양새다.


이날 현대제철에 따르면 회사는 12일 오전 7시부로 당진제철소 1·2 냉연 PL/TCM 공장의 직장폐쇄를 해제한다.


노조 역시 13일 오전 7시부터 부분파업을 철회하고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교섭을 재개할 계획이다. 노사는 오랜 대화 끝에 이 같은 합의안을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2위 철강사인 현대제철은 지난해 9월부터 임단협 협상을 이어오고 있지만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갈등이 계속됐다. 사측은 지난달 협상에서 기본급 400%에 500만 원의 경영성과급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같은 현대자동차그룹 내 다른 계열사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거부했다.


노조는 지난 1월 22일 당진공장 냉연 생산라인 가동을 하루 중단시켰고 사측은 지난달 24일부터 당진제철소 내 냉연공장이 있는 압연 설비에 대해 직장폐쇄를 실시했다. 현대제철이 직장폐쇄를 결정한 것은 2010년 당진제철소 설립 이래 처음이었다.


이어 냉연 라인을 담당하는 순천공장도 지난 6~7일 이틀간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1~22일 노사분규로 냉연 부문에서 약 27만 톤(t)의 생산 손실이 발생했고 손실액은 약 25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파업 장기화와 직장폐쇄 조치로 손실 규모는 더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지난달 25일 담화문을 통해 노조의 파업 철회를 촉구하기도 했다. 서 사장은 “최근 몇 년간 철강 산업은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고 회사 실적은 심각한 수준으로 하락했지만 회사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최대한의 성과금을 제시했다”며 “소모적인 논쟁을 마무리하고 노사가 함께 난관을 헤쳐 나가자”고 호소했다.


현대제철은 현재 국내 건설 경기 침체와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급 과잉으로 인해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진 상태다. 회사는 최근 위기 극복을 위해 포항공장 기술직 1200여 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기로 했다.


문제는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의 갈등이 자회사로도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제철 자회사인 현대ITC 노조는 오는 13일 오후 11시부터 15일 오전 7시까지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대ITC는 당진제철소의 제선, 제강, 열연후판·냉연 생산, 정비 등을 담당하는 자회사로 파업이 현실화되면 당진제철소의 일부 생산 라인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ITC 노조는 최근 임단협 협상에서 사측이 제시한 성과급 수준이 현대제철과 비교해 낮다며 반발하고 있다. 사측은 기본급 400%와 경영성과급 700만원을 포함한 총 1860만 원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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