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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떨어져도 오히려 유리한 '이것'…주담대 고정금리의 반전


입력 2025.03.13 07:13 수정 2025.03.13 13:04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변동금리 급상승 시 서민 부담 더 늘어

긴 상환기간 동안 금리 방향 알 수 없고

대외적 요인에 필요할 때 못 내릴 수도

서울의 한 은행 앞에 대출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금리 인하기에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이 변동금리보다 소비자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대외적 요인의 영향을 받는 한국 경제 구조적 특성과 장기적인 리스크를 고려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단 얘기다.


전문가들은 무작정 변동금리를 선호하기보다 상황에 따른 유불리를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리 인하기에도 고정금리 주담대가 차주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통상 시장 금리가 낮아지는 시기에는 변동금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다는 시각과 대조적이다.


고정금리는 시장금리의 오르내림과 상관없이 대출 실행부터 만기까지 동일한 금리가 제공된다. 반면 변동금리는 일정 주기마다 이자율이 바뀌다 보니, 요즘 같은 금리 하락기에는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실제 최근 고금리 기조가 마무리되고 한국은행이 올해 중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변동금리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던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은행권 신규 주담대 중 변동금리형의 비중은 3.6%에 그쳤지만, 지난해 12월 18.7%로 확대됐다.


이는 한은이 지난해 10월과 11월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인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 1월에는 중도상환수수료 인하 영향으로 비중이 11.1%로 소폭 작아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금리가 하락하더라도 주담대 등 장기대출 차주에게는 고정금리 대출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대 30년의 대출 상환기간 동안 금리의 방향을 예측하기 힘들어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서민 차주 입장에서는 변동금리가 급상승했을 때 받는 부정적 영향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변동금리가 1.0%포인트(p) 상승하면 차주의 소비는 2.2% 감소했다. 그만큼 변동금리 영향에 따라 차주가 실질적으로 받는 소비 제약이 커진다는 얘기다.


반면 변동금리가 1.0%p 내려갔을 때는 차주의 추가 소비가 0.1% 증가에 그쳤다.


김석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활성의 필요성과 전제조건' 보고서에서 "이자 부담이 늘어나 소비를 감소시키는 폭이, 이자 부담이 낮아져 소비가 늘어나는 폭보다 훨씬 컸다"며 "예상치 못한 금리 변동 시 가계부문의 소비 평탄화가 상당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경기 침체에도 금리를 즉각적으로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나라 통화정책은 내수뿐만 아니라 원·달러 환율, 한미금리차 등 대외적 요인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위원은 "경기 침체에도 기준금리를 즉각적으로 내리지 못해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는 경우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은은 지난 1월 내수 침체에도 불구하고 고환율과 향후 미국 금리의 불확실성 등으로 한 차례 동결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개별 차주마다 유불리를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금리 급상승에도 대처할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마련돼 있는 차주의 경우 변동금리가 유리하지만, 장기적 리스크까지 고려해 봐야 한다는 뜻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금리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변동금리 선호가 높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금리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만큼 여러 요인을 고려해 각자에게 유리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지수 기자 (jsindex@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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