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제약·바이오 정기 주총 시작
경영 혁신 위한 지배 구조 개편
밸류업 기반 주주친화 정책 강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필두로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다. 이들은 지배구조 개편과 밸류업 프로젝트 등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며, 기업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을 비롯해 보령, 삼진제약 등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대대적인 지배구조 재정비에 나섰다.
전문 경영인 or 오너 3세…지배 구조 재정비
최근 경영권 분쟁을 끝낸 한미약품그룹은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전문 경영인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한미약품그룹은 그동안 꾸준히 글로벌 빅파마 머크의 경영 방식을 표방하며 ‘선진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 밝혀왔다. 머크식 경영이란 경영은 전문 경영인이 맡고 대주주들은 이들을 지원하고 견제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한미약품그룹도 지난 1년 동안 지속된 경영권 분쟁이 종식된 만큼 전문성을 가진 경영인을 통해 회사 안정화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한미약품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신임 대표로 김재교 메리츠증권 부사장을 내정, 이달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신임 대표로 선임할 예정이다.
김재교 부사장은 1990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30년 동안 제약 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베테랑’으로 꼽힌다. 김재교 부사장이 한미사이언스 대표로 선임되면 대주주 4자 연합 측은 경영에서 물러나 감독 역할에 집중할 계획이다.
전문 경영인 체제 전환과 달리 오너 2·3세 경영 체제를 공고히 하는 곳도 있다.
보령은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오너 3세 김정균 사내이사를 재선임한다. 보령은 지금까지 김정균·장두현 각자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었으나 지난달 장두현 대표가 사임하며 김정균 단독 대표 체제가 굳혀졌다. 김정균 대표는 기존에 맡던 신사업 분야와 함께 장두현 대표가 담당하던 제약 부문까지 총괄하게 될 전망이다.
보령은 대표 체제 변경에 대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보령의 성장 전략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책임 경영이 필요한 시기임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진제약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최용주 대표이사 재선임 안건을 다루지 않아 오너 경영 가능성이 점쳐진다.
최용주 대표는 2019년 대표이사로 선임, 2022년에 연임에 성공하며 단독 대표를 맡아왔다. 이번에 전문 경영인 최용주 대표가 물러나며 업계에서는 오너 2세의 공동 대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창업주 2세인 최지현·조규석 사장은 2023년 이사회에 합류해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잇따른 ‘밸류업’…주주 친화 강조하는 제약·바이오
주주총회를 앞두고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도 이목을 끈다. 유한양행은 20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450원에서 500원으로 확대해 총 375억원의 배당을 결정한다.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을 평균 30% 이상으로 확대하고 1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1%를 소각한다는 방침이다.
이달 25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셀트리온도 주주가치 제고 극대화를 위해 올해 취득한 약 110만주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2월에도 자사주 전체 보유 수량의 25%에 해당하는 301만1910주의 소각을 결정한 바 있다.
셀트리온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도 공개했다. 셀트리온은 2027년까지 연평균 매출액 30% 이상 성장, 3년간 연결순이익 대비 평균 주주환원율 40%를 달성한다는 계획도 수립했다. 중장기적으로 이익 대비 30%를 목표로 현금 배당도 점진적으로 늘려 나갈 방침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하고 신규 제품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과 순조로운 포트폴리오 확장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회사의 비전을 제시하고 주주환원을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 밸류업 프로젝트를 발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