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용산 24일 계약분부터 적용 대상
매도자→매수자 우위 시장 변모 ‘주목’
“시행 전 갭 투자 증가해도 급증 어려워”
정부가 강남 3구와 용산구 소재 전체 아파트를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으로 묶으면서 시장이 대혼란에 빠졌다. 특히 규제 시행이 오는 24일부터로 규제 발표와 시차가 있어 ‘갭투자(전세 낀 주택 구입)’ 등의 막차 거래를 놓고 매도자와 매수자간 줄다리기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전날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전체 아파트를 대상으로 토허제를 확대 재지정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시장에 미칠 파급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토허제 확대 재지정은 지난달 12일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 일대에 5년째 적용 중인 토허제를 해제하겠다고 발표한지 35일 만이다.
이번에 확대 지정된 토허제 대상 아파트는 오는 24일(계약일 기준)부터 9월 30일까지 6개월간 규제가 적용된다. 이는 현행 부동산 거래법상 고시 후 5일 뒤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으로 서울시는 전날인 19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토허제를 통과시켰다.
토허제 확대 재지정으로 인해 시장에 미칠 영향이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지난달 잠삼대청의 토허제 해제 이후 단기간에 집값이 급등하면서 집주인 등 매도자 우위가 형성됐던 시장이 토허제 확대 재지정으로 매수자 우위로 변모할지 주목된다.
호가 상승에 더 높은 가격을 부르며 느긋해 했던 매도자들은 마음이 급해질 수 있고 계속 오르는 집 값에 발을 동동 구르던 매수자들은 관망세로 전환하는 등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토허제가 확대 적용된 지역에서는 해당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구청 허가를 받아야 하고 구매 후 2년 간 실거주해야 한다.
일단 현장에서는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전환하는 분위기다. 갈아타기를 원하는 매도인은 빨리 집을 팔아야 하는 만큼 호가를 1억~2억원 낮추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매수를 위해 가계약금을 걸었던 이들 중에는 계약을 깨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송파구 잠실동 소재 한 중개인은 “토허제 재지정 발표 이후 대부분 갭투자 매수 문의만 받고 있다”며 “리센츠 24평 매물이 26억5000만원에서 24억원까지 낮아졌는데 전세를 끼고 매수할려면 주말밖에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매수자들이 다 같은 입장은 아니다. 실거주 목적의 매수자들은 관망하며 분위기를 살필 수 있는 시간이 있지만 전세를 끼고 매수하려는 이들은 마음이 급한 상황이다. 이번 주말이 지나면 갭 투자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는 “이번 주말 이후에는 관련 매물이 지금보다 반 이상을 줄어들 것”이라며 “상투잡는 거래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잠실은 가격이 크게 떨어지는 곳도 아니어서 가격을 고민할 시점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발표 시점과 규제 적용 시점의 갭(Gap)으로 치열한 눈치싸움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23일까지 거래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금을 입금하면 갭 투자도 가능한 상황이다. 잔금은 계약서상 정해진 날짜 안에 내기만 하면 된다.
전문가들도 남은 기간 갭투자가 증가할 가능성을 제기하면서도 증가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갭투자도 상당한 자금 부담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이전부터 고민한 수요자들이 아니라면 4일 만에 모든 의사결정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막바지까지 갭투자를 고민했던 분들은 남은 기한 안에 계약을 마무리 하는 수요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토허제가 확대 지정된 곳은 가격이 이미 올랐고 매물이 많지 않아 갭 투자 증가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반짝 수요나 이사 거래 뿐만 아니라 관련한 거래 취소, 거래 시점 조정 등의 혼선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계약일 기준 24일부터 토허제 확대 지정이 시행되기 때문에 반짝 수요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이상 거래나 투기 수요 과열 조짐 등에 대해서는 철저히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