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서 티웨이항공 측 인사 후보 3명만 통과
공정위 기업결합 미승인으로 대명소노 측 이사 후보 자동 폐기
대명소노, 승인 이후 임시주총 통해 이사회 재진입 전망
유상증자 반발 등 소액주주 설득이 향후 핵심 과제로 부상
공정거래위원회 심사 지연으로 대명소노그룹의 티웨이항공 이사회 진입에 제동이 걸렸다. 이에 따라 티웨이항공은 현 이사진 중심의 임시 체제를 유지한 채 정기 주주총회를 마무리했으며 대명소노그룹은 추후 임시 주총을 통해 이사회 재진입을 재시도할 전망이다.
여기에 유상증자와 경영권 매각 과정에 대한 불만을 품은 소액주주연대에 대한 설득도 이뤄지지 않아 공정위 승인 이후에도 소액주주 달래기는 핵심 과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티웨이항공은 31일 서울 강서구 항공훈련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홍근 사내이사(대표이사)와 김형이 사내이사, 최성용 사외이사 등 이사 3명을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들은 티웨이항공 측 인사이며 공정위의 기업결합 미승인으로 나머지 대명소노그룹 이사 후보 9명은 자동으로 폐기됐다.
공정위는 이달 초부터 대명소노그룹과 티웨이홀딩스·티웨이항공 간의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 중이다. 심사 기간은 신고일로부터 30일이며 필요 시 90일까지 연장 가능하다. 다만 자료 보완에 드는 기간은 공식 심사 기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기업결합 승인 여부가 이른 시일 내 결정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주총은 약 40분 만에 종료됐으며 안건들은 박수 표결 방식으로 빠르게 처리됐다.
다만 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등 기본적인 안건만 상정됐고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소액주주들을 달랠만한 주주환원 정책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 대표가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하겠다”고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이는 공정위 승인 전 과도기 상황에 놓인 티웨이항공이 독자적으로 주주정책을 발표하기 어려운 상황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당초 이날 주총 전까지 공정위 승인이 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공정위가 대명소노그룹 측에 보완자료 제출을 요구하면서 심사가 길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액주주들의 불만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소액주주연대는 예림당과 대명소노그룹의 매각 과정에 위법 소지가 있다고 보고 검찰 수사를 요구하며 인수합병은 수사 종결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유상증자 가능성에 대한 불안도 여전히 존재한다.
소액주주들은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를 통해 지분율 4.12%를 모았으며,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 신청을 통해 5% 이상 지분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전체 소액주주 지분율은 44.15%에 달해, 향후 이사회 구성이나 유상증자 논의 과정에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주총 현장에서는 주주 유상증자 및 매각 관련 질의가 나왔지만 회사 측은 "티웨이홀딩스나 대명소노그룹의 사안이라 답변할 수 없다"며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또한, 이날 사내이사로 재선임된 정 대표는 당분간 대표직을 더 유지하게 됐다. 이는 공정위 승인 전까지 대명소노그룹 측 인사들이 이사회에 공식 진입할 수 없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기존 경영진 중심 체제가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보여주는 셈이다.
이번 주총에서 이사회 진입이 무산된 대명소노그룹은 공정위 승인이 완료되면 임시 주총을 열고 이사회 진입을 재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와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낼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티웨이항공의 소액주주 비율은 44.15%에 달한다. 따라서 티웨이항공이 앞으로 유상증자나 전략적 의사결정을 추진하려면 소액주주들의 설득과 신뢰 회복이 경영권 안정을 위한 필수조건이 될 전망이다.
정 대표는 이날 인사말에서 지난해 경영 성과에 대해 “국내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유럽 노선에 취항하며 중장거리 항공사로 탈바꿈이라는 큰 획을 그은 해였다”며 기존 일본·동남아 중심의 근거리 노선을 기반으로 시드니, 싱가포르, 자그레브 등 중거리 노선으로의 확장과 더불어 대한항공으로부터 이관받은 유럽 4개 노선까지 뻗어감으로써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항공사로 발돋움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런 노선 확장에 따른 투자 확대로 인해 실적은 다소 주주님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며 “대규모 기단 도입을 위해 운항, 객실, 정비 등 현장 인력들을 선제적으로 채용하는 과정에서의 인건비 부담, 유럽 노선 초기 정착에 따라 발생된 각종 부대 비용 등이 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투자가 향후 티웨이항공의 성장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경영 계획은 안전을 위한 투자에 방점을 찍었다. 정 대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을 위한 지속적인 각 분야별 투자”라며 “특히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정비 격납고 구축은 물론 지속적인 정비 및 안전 관련 투자 확대를 통해 고객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항공사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