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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중후장대 주총 키워드…‘설득·환원·비전’


입력 2025.04.02 13:43 수정 2025.04.02 13:43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한화 설득·금호 환원·포스코 비전...3색 키워드

‘민심’ 읽고 ‘신뢰’ 다지고…주총장 리더십 변화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지난달 25일 경기 성남시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5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

올해 철강·화학·에너지·방산 등 중후장대 산업 기업들의 정기 주주총회는 ‘설득’, ‘환원’, ‘비전’이라는 세 가지 흐름으로 요약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초대형 유상증자 발표 이후 주주 반발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설득에 나섰고 금호석유화학은 분쟁을 정리한 뒤 환원 강화와 신사업 확대 방안을 함께 내세웠다. SK㈜와 포스코홀딩스, 동국제강 등은 미래 전략과 체질 개선이라는 비전 제시에 집중했다. 고려아연은 치열한 표 대결 속에서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며 긴장감을 더했다.


유상증자·표 대결…흔들린 민심 붙잡기


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중후장대 주총장은 기업마다 안고 있는 과제는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주주와의 소통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려는 흐름이 도드라졌다. 경영진이 직접 나서 장기적인 기업가치를 설명하고 책임 있는 리더십을 증명하려는 무대가 된 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25일 정기 주총에서 3조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방산 부문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 재원 확보가 목적이라는 회사 설명에도 불구하고 주가 하락과 가치 희석 우려로 주주 불만이 커진 탓이다. 이 자리에서 손재일 대표이사는 “차입만으로는 빠른 투자 집행이 어렵다”며 “부채비율 관리와 글로벌 사업 확장을 동시에 고려한 최적의 방안”이라고 직접 설득에 나섰다.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이 표 대결로 이어지며 극한 대립 양상을 보였다. 최윤범 회장 측과 영풍·MBK 컨소시엄은 지난달 28일 주총에서 이사 수 상한 설정과 신규 이사 선임을 두고 정면 충돌했다. 주총 전날 법원이 영풍·MBK 측의 의결권 행사를 일부 제한한 데 이어 당일에도 막판까지 수 싸움이 이어졌다. 최 회장 측은 과반 이사 선임에 성공하며 이사회 주도권을 유지했으나 분쟁은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며 장기화 양상을 띠고 있다.


배당 확대·이사회 개편...신뢰 회복 총력


일부 기업들이 주총에서 갈등을 드러낸 가운데 금호석유화학은 분쟁을 마무리한 뒤 경영 안정과 미래 구상에 집중했다.


금호석유화학은 향후 3개년 누적 기준 최대 40%의 환원율을 제시하고 2030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달성을 목표로 하는 수익성 기반 재무 전략도 공개했다. 회사는 지난달 25일 주총에서 특수고무·탄소소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신사업 확대 계획 역시 함께 발표했다. 경영 다툼이란 리스크를 해소한 만큼 안정성과 성장성을 함께 추구하겠다는 경영 기조를 명확히 한 것이다.


지난달 26일 주총을 연 SK㈜는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주당 7000원의 배당을 확정하며 전년 대비 40% 이상 늘어난 환원을 결정했다. 자산 유동화를 통해 마련한 재원을 기반으로 단기 성과보다는 주주 신뢰 회복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사회 구성도 손질됐다. 관료 출신보다는 교수·기업인 등 전문가 중심으로 사외이사를 재편했다.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해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달 20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025 포스코홀딩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위기 극복·책임경영...주총장 리더십 리셋


포스코와 동국제강 등 주요 철강사들은 글로벌 통상 리스크에 대비한 조직 정비와 책임경영 강화를 공통 과제로 꺼내 들었다.


포스코홀딩스는 회장 3연임 요건을 기존 과반 찬성에서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강화하며 실질적 동의 없이는 장기 연임이 어려운 구조로 책임경영 체제를 제도화했다. 동시에 급변하는 국내외 통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회장 직속 ‘글로벌통상정책팀’을 신설하고 그룹 차원의 통상 대응 컨트롤타워 기능도 강화했다. 지난 20일 열린 주총에선 처음으로 해외 투자자를 위한 영어 동시통역 서비스를 도입하며 글로벌 스탠더드를 의식한 지배구조 개선 의지도 드러냈다.


동국제강 역시 지난달 24일 주총에서 ‘특별수출본부’ 신설을 공개하고 글로벌 수출 확대와 통상 대응 역량 강화 방침을 내세웠다. 장세욱 동국제강그룹 부회장은 이날 주주가치 극대화를 목표로 사업회사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동국홀딩스는 최저배당 기준을 기존 국고채 1년물 연동 방식에서 주당 300원 고정 기준으로 바꾸며 불확실성 속에서도 예측 가능한 환원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주총은 경영진이 주주에게 직접 미래 비전과 성과 계획을 설명하고 신뢰를 회복하려는 소통의 장으로 작동했다”며 “일부는 분쟁을 봉합하고, 일부는 그 갈등을 통과하며 이사회와 전략을 새롭게 정비하는 등 전통 제조업 전반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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