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수익 궁금해?…"휘발유 가격에게 물어봐"
이론적으로 물가 오르면 카드사 수익도 상승
소액결제에서도 카드결제해 물가 상승에도 카드사 수익 나빠져
음식점이나 주유소에서 현금이 아닌 카드를 사용해도 수수료를 더 내지 않는데 어떻게 카드사가 수익을 챙기는지 속사정을 알기 어렵다. 휘발윳값과 카드사 수익의 상관관계를 보면 카드사가 돈을 버는 방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주유소 업종의 카드승인금액은 11조510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4900억원(-4.0%) 줄어든 액수다.
주유소 업종의 카드승인금액이 줄어든 이유는 휘발유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 자료를 보면 지난해 1분기 휘발유 가격은 1954원이다. 올해 1분기는 1882원으로 지난해보다 3.9% 떨어졌다. 휘발유 가격 하락폭이 카드승인금액 하락폭(4%)과 거의 비슷하다.
이론적으로 카드사 수익구조를 보면 휘발유 가격이 내려가면 카드사 수익도 나빠진다. 반대로 휘발윳값이 상승하면 카드사 수익은 높아진다.
카드사는 가맹점으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낸다. 예컨대 카드사는 자사회원이 주유소에서 5만원을 긁으면 주유소로부터 대략 2%(1000원) 수준의 수수료를 챙긴다. 카드사는 결제금액의 일정액을 수수료로 받기 때문에 결제금액이 많을수록 수익도 커진다.
이 때문에 카드사는 '결제금액 1만원 이상'이거나, '전월실적' 등을 조건으로 회원에게 혜택을 제공한다. 이런 혜택은 카드사가 챙기는 수익에서 회원에게 일정액을 떼어주는 거다.
밴(VAN) 수수료까지 확대해서 카드사 수익을 보면, 휘발유 가격과 카드사 수익의 상관관계는 더 뚜렷해진다.
카드사는 결제금액의 상관없이 '건당' 평균 113원 정도를 밴사에 준다. 밴사는 카드사를 대신해 가맹점에 카드단말기를 설치하고 영수증을 매입하는 업무를 하는 회사를 말한다.
결제금액이 적으면 카드사는 오히려 손해를 본다. 카드회원이 주유비로 결제한 금액이 5000원인 경우 카드사가 주유소에서 챙기는 금액은 2%인 100원이다. 이중 카드사는 밴사에 수수료 113원을 준다. 카드사는 13원을 손해를 본다.
결국, 결제금액이 얼마냐에 따라 카드사는 손해를 보기도 하고 이익을 내기도 한다. 카드사는 결제금액이 큰 경우를 고려해 소액결제에서 발생하는 손해를 때운다.
이는 휘발유 가격에만 한정된 얘기는 아니다. 전체 물가와도 연관돼 있다. 물가가 오르면 그만큼 결제금액도 오르기 때문에 카드사 수익도 나아진다.
하지만 최근 특이한 점은 물가상승에도 평균결제금액은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카드사 수익이 나빠지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3월 카드 평균결제금액은 5만2161원이다. 올해 3월은 이보다 4000원 가까이 떨어진 4만8546원이다. 이는 결제금액이 적더라도 카드결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자리 잡으면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물가가 상승하면 카드결제금액도 올라 카드사 수익이 좋아진다는 건 어느 정도 일리 있는 말"이라면서도 "하지만 사람들이 1000원짜리 물건을 사더라도 카드로 결제해 오히려 평균결제금액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물가상승에도 평균결제금액이 하락해 카드사 수익은 오히려 나빠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