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면세점 진출 유통 대기업, 명암은?
현대DF 중기 주주로 참여, 삼성동 주차 공간 부족 약점...신세계 본점 유치 유력
15년 만에 찾아온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 기회를 잡기 위한 유통 대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들은 면세점 별도 법인을 만들어 전략적으로 키울 의지를 밝히는 한편 그동안 큰 교류가 없었던 기업들 간 합종연횡도 불사하고 있다. 중소기업 상생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중소기업을 주주로 참여시킨 기업도 있다.
현재까지 공식적 혹은 비공식적으로 서울 시내 면세점에 뛰어들겠다고 밝힌 기업은 7개에 달한다. 하지만 관세청은 이중 2개 기업에만 특허 신청을 줄 예정이다. 과연 이중 어떤 기업이 면세점 신규 사업자에 최종 선정될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다음달 1일까지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 신청을 받아 7월 중 사업자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대기업에는 2개, 중소기업은 1개를 선정한다.
관세청은 이번 사업자 선정을 위해 '특허보세구역 관리역량'(250점), '운영인의 경영능력'(300점),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150점), '중소기업 제품 판매 실적 등 경제·사회발전을 위한 공헌도'(150점), '기업이익 사회 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 정도'(150점) 등 심사 평가표를 기준으로 사업자를 선정한다.
먼저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12일 모두투어, 엔타스듀티프리, 현대아산 등 중소·중견기업과 손잡고 '현대DF'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중소·중견기업들을 주주사로 참여시켜 상생모델을 만들고, 면세사업 경험이 없다는 약점 등을 이들과 손잡으면서 타개하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특히 현대백화점그룹은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면세점 투자비용 전액을 100% 자기자본으로 조달하는 등 무차입 경영을 통해 부채비율 제로(0)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면서 재무건전성에도 높은 점수를 기대했다.
다만 현대백화점그룹이 서울 시내 면세점 후보지로 선정한 무역센터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그룹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2개 층을 리모델링해 강남권 최대 규모의 고품격 면세점으로 바꾼다는 계획이지만, 대형버스 등을 주차할만한 공간이 많지 않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관세청은 '교통의 편리성 및 주차시설의 편의성 여부'도 심사에 포함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중기와 손잡고 상생의지 vs 삼성동 무역센터 주차 편의성 부족
반면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가 공동출자해 설립한 'HDC신라면세점'은 대형버스 100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 장점이 있다. 서울역과 인접한 용산 아이파크몰이라는 입지조건 및 국내 최대 규모의 면세점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현대산업개발이 용산 아이파크몰이라는 거대 공간을 제공하고, 호텔신라의 경영 능력 등이 사업자 선정 심사기준에 모두 충족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호텔신라가 서울 시내면세점 시장에서 점유율이 20%대를 점한다는 점에서 좋지 않은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
◆신세계 면세점 운영경험-본점 입지 강점 vs 중기 상생의지 약해
신세계그룹은 지난 4월 면세 독립법인 '신세계디에프'를 설립하고 면세사업을 그룹의 새로운 전략사업으로 육성할 뜻을 밝혔다. 현재 신세계그룹은 서울시내 면세점 후보지로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강남점을 두고 저울질 하고 있다. 하지만 명동과 남대문 등의 접근성을 고려해 본점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또 신세계는 파라다이스면세점을 인수해 부산에서 면세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김해국제공항에도 진출하는 등 면세점 운영 경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다만 본점 주변의 주차 편의성과 중소기업들과의 상생 기여도는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대백화점그룹과 달리 신세계그룹은 '신세계디에프'를 설립하면서 신세계만 100% 출자시킨 점도 중소기업간의 상생 의지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 역시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뛰어들 예정이다. 면세점 후보지로는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김포국제공항 주변의 롯데몰이 유력하다.
롯데면세점은 국내 1위 면세점이라는 지위에 맞게 관세청이 제시한 경영 및 관리 능력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포국제공항 주변에 시내면세점이 없다는 점도 롯데면세점에는 강점으로 꼽힌다.
◆롯데 면세 1위 기업 경영‧관리 능력 높아, 김포공항 유력 vs시장 과점 불리
하지만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론의 정서가 곱지 않을 전망이다. 이 영향으로 롯데면세점은 아직까지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제주국제공항에서 면세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경험은 있지만, 여의도 63빌딩 후보지가 유진그룹의 여의도 옛 MBC사옥과 중복이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하지만 한화갤러리아 측에서는 여의도 MBC사옥 대비 63빌딩 자체가 가지고 있는 잘 갖춰진 관광인프라 콘텐츠와 한강과 여의도 두 인프라를 유일하게 이용할 수 있는 부지의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SK네트웍스 역시 면세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다른 대기업들과의 경쟁에서 큰 두각을 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면세사업 진출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15년 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는 눈치이다. 하지만 이랜드는 유통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면세사업 운영 경험이나 관리 경험 등이 부재하고, 중소기업들 간의 상생 노력 등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선정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 2곳을 선정하는데 이같이 많은 기업들이 참여한 것은 그만큼 유통업체들의 활로 모색이 절실한 상황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에 이들 기업 간의 합종연횡도 발생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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