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쇄신] '미전실 해체'...그룹 컨트롤타워, 58년 역사속으로
28일 팀장급 이상 전원 사표...250명 조직 사라져
비서실→구조본→전략기획실→미전실로 이어져온 영욕의 역사 뒤
28일 팀장급 이상 전원 사표...250명 조직 사라져
비서실→구조본→전략기획실→미전실로 이어져온 영욕의 역사 뒤안길로
삼성 미래전략실이 해체되며 그룹 컨트롤타워가 58년만에 역사속으로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삼성그룹은 28일 미전실 해체를 공식화하고 각 계열사별로 자율적으로 경영을 하는 책임 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골자로 한 쇄신안을 발표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에서 해체를 약속한 지 3개월만에 미전실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창업주의 ‘유산’에서 삼성 그룹 종말까지=그룹 컨트롤타워의 기원은 지난 1959년 호암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만든 삼성물산 비서실이다.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 핵심 의사결정을 담당해온 삼성물산 비서실은 지난 1970년대 300명 규모의 조직으로 확장됐다. 인사·재무·감사·기획·홍보 등 그룹 차원의 전반적인 업무와 미래 먹거리를 연구했다.
삼성물산 비서실은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맞이해 명칭은 ‘구조조정본부(구조본)’으로 변경되면서 주로 계열사 재편 작업을 컨트롤하는 기구로 성격도 바뀌었다.
그러나 IMF를 극복하면서 이후에는 황제경영을 보좌한다는 기구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특히 'X파일’ 사건으로 불법 정치자금 조성과 증여가 드러나자 삼성은 구조본을 축소하고 ‘전략기획실’로 탈바꿈하면서 쇄신을 꾀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삼성 비자금 의혹에 대한 특검이 실시되면서 다시 위기를 맞았다. 당시 그룹 오너였던 이건히 삼성 회장이 기소되고 경영쇄신안이 나오면서 전략기획실은 해체됐고 이 회장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그룹내에서 명맥을 이어오던 전략기획실은 2010년 미래전략실로 부활했다. 미전실은 전략·기획·인사지원·법무·커뮤니케이션·경영진단·금융일류화지원 등 7개 팀으로 이뤄졌다.
각 계열사에서 파견된 임직원들로 구성돼 최대 250여명의 조직으로 거듭낫다. 이학수·김순택·최지성 부회장이 차례로 수장을 맡았으며 이들은 그룹 내 2인자로 불렸다.
◆성공신화의 주역? 거대 권력 집단?=미전실에 대한 평가는 엇갈렷다. 삼성이 경영에서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는 원동력이자 지금의 삼성을 있게 한 일등 공신 역할을 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많다.
과거 미전실에서 모든 정보를 취합해 기획안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총수의 지시를 받은 각 계열사들이 일사불란하게 집행하는 시스템이 결국 삼성의 성공을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휴대폰과 반도체 등 성공신화를 쓴 업종들도 이러한 콘트롤타워의 빠른 의사결정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미전실은 계열사의 인수합병(M&A), 사장단 인사 등 그룹내외 경영 전반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했다. 이같은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시스템은 '관리의 삼성'이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하며 '패스트 팔로워(빠른 추격자)’의 강점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전실이 그동안 여러차례 비자금 조성과 불법 정치자금 등에 연루되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반기업 정서에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또 과거 형태의 조직으로 실용주의와 책임 경영을 중시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성격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는 등 미전실 해체는 어쩔수 없는 수순이라는 의견도 있다.
결과적으로 재계는 삼성이 이번 미전실 해체를 계기로 새로운 삼성으로 도약하는 원동력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 한 번의 삼성 역사의 대변혁이 이뤄지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만 재계에서는 미전실 해체가 기업의 필요로 인해 자율적으로 이뤄진 결정이 아닌 정치권의 압박과 사회적 분위기로에 따라 반 강제적으로 이뤄진데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 삼성 '콘트롤타워' 미래전략실 역사
▶1959=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삼성물산 비서실 개설
▶1970~1979=비서실 300명 규모로 조직 확장
▶1998=구조조정본부(구조본)로 이름 변경 후 계열사 재편 작업 컨트롤 기구 역할
▶2005.7=삼성 X파일 사건, 불법 정치자금 조성과 증여가 드러나 구조본을 축소
▶2006=전략기획실로 이름 변경
▶2008=삼성 비자금 관련 특검 실시, 경영쇄신안 나오며 전략기획실 해체
▶2010=현재의 미래전략실로 이름 변경하며 부활
▶2016.11.8=검찰, '최씨 딸 정유라 특혜지원 의혹' 삼성전자 압수수색
▶2016.11.13=검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소환조사
▶2016.11.18=검찰, '정유라 지원 의혹'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소환조사
▶2016.11.23=검찰, '삼성 합병 조력' 삼성 미래전략실 등 압수수색
▶2016.11.30=박 대통령, 박영수 변호사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수사 특별검사 임명
▶2016.12.6=이재용 삼성부회장 국회 청문회 참석, 미전실 해체 선언
▶2017.1.9=특검, '뇌물 의혹'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부회장 소환조사
▶2017.2.10=특검, 김종중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소환조사
▶2017.2.12=특검,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피의자 소환조사
▶2017.2.17=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판사,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발부
▶2017.2.28= 미전실 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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