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대통령 탄핵되던 날, 탄식과 침통 속에 푹 빠졌던 한국당


입력 2017.03.11 06:30 수정 2017.03.11 07:16        정금민 기자

일말의 기대감이 좌절로…침울한 분위기 속 재건 의지도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직 파면 선고를 내린 10일 인명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굳은표정으로 모두발언을 위해 발언석으로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0일 오전 9시쯤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의 분위기는 탄핵 결과를 이미 예견한 듯 쓸쓸하고 적막감이 흘렀다. 의원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핏기 없이 긴장한 얼굴이거나 어두운 표정이었다. 평소처럼 아무렇지 않게 삼삼오오 모여 웃으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다.

한국당 지도부는 이날 일찍부터 여의도 당사에 모여 결과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은 헌재의 판결을 수용하겠다는 말을 하면서도 내심 기각이나 각하를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이 때문인지 지도부는 탄핵 기각과 관련한 기자회견문을 준비했었다. 그러나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인용과 관련된 기자회견문도 함께 준비했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우택 원내대표, 이현재 정책위의장 등 주요 당직자들은 여의도 당사 6층에 마련된 비대위원장실에 모여 오전11시부터 시작된 헌재의 탄핵 심판 선고 생중계를 지켜봤다.

비대위원장실 내부 분위기가 다소 무겁고, 날카로웠다. 기자들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했다. TV를 통해 들려오는 음성 하나하나에 동요하는 모습이었다. 비대위원장실에 들어서는 의원들도 입을 굳게 다물었다.

탄핵 직후 침통한 자유한국당
당초 1시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가 시작된 지 얼마되지 않아 결론을 내렸다. 오전 11시 22분쯤 이정미 헌법재판소 권한 대행의 “피청구인인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한다”라는 육성이 흘러나왔다. 실낱 같은 기대와 희망은 한순간 무너져내렸다. 의원들 사이에선 깊은 좌절감에서 우러나는 탄식이 새나왔다.

조금 후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착잡한 모습으로 나타나 기자회견문을 읽었다. 배석한 의원들은 울어서인지 부은 듯한 얼굴로 묵묵히 회견 장면을 지켜본 뒤 별도 질문 없이 자리를 떴다.

인 비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자유한국당은 박근혜 정부를 탄생시킨 집권여당이자 국정의 동반자였다"면서 "집권여당의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고개숙여 사죄했다.

그는 이어 "위민위국이라는 정치의 초심으로 돌아가 국가와 국민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지키기 위해 자유한국당의 이름을 걸고 당력을 쏟겠다"고 전했다.

탄핵 선고 이후 당사 내부는 침통함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예상했다는 듯 애써 쓴웃음을 지으며 당사를 빠져나가는 당직자들도 있고, 상기된 얼굴을 감싼 채 전화통화를 하는 당직자들 모습도 보였다.

의원총회에서 다시 만난 당 지도부들 담담한 표정 역력
점심시간이 지난 후 의총이 시작되고 인 비대위원장은 마이크 앞에 섰지만 쉽게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모두발언에 앞서 당원들을 향해 90도로 고개 숙여 인사한 뒤 조용히 마이크를 잡았다.

인 비대위원장은 "여러분들 모두가 다 위로를 받아야 할 분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다 지나간 일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운을 뗐다.

그는 "지금 우리에 필요한 것은 마음 하나로 모으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자중자애 해서 국민들 앞에서 옷깃을 여미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의원 여러분께서 마음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독려했다. 인 비대위원장은 발언을 마친 뒤 감정을 추스리며 의총장을 떠났다.

이어서 마이크를 잡은 정우택 원내대표는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우리가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우리 손으로 대통령을 뽑았던 집권여당으로서 가슴 아픈 일이다"며 "당 입장에선 아쉽지만 겸허하게 수용하고 존중해야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뭉쳐서 가면 난국을 반드시 해결해 나갈 수 있다"면서 "60일 이내 대선을 치러야한다. 무엇보다 우리가 일치단결해서 한마음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정금민 기자 (happy7269@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정금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