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속구 줄이니 속구 살아났다
투심과 포심 구사 비율 이전과 비슷해
구속 올라가고 2K 포함 5개 아웃카운트 잡아
류현진(30·LA다저스)이 선발 투수로 복귀해 기대에 걸맞은 호투를 선보였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각) 미국 부시스타디움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 호투했다.
직구는 물론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로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잠재웠다. 1-1 상황에서 물러나 시즌 3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안정적인 투구로 신뢰를 회복했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3.91로 낮아졌다.
이날 류현진은 6이닝 동안 22타자 상대로 77개의 공을 던지는 매우 효율적인 투구(타자 당 3.5구)를 했다. 속구(포심+투심) 평균 구속은 90.7마일로 올 시즌 들어 가장 좋았으며 최고구속은 92.2마일이다. 3-4회 91마일을 상회하던 속구 평균 구속이 5-6회에 80마일대로 떨어지는 등 체력의 부침은 보였다.
부상 전 구위를 회복하지 못한 류현진은 올 시즌 꾸준히 속구의 비중을 줄이고 변화구의 비중을 키워왔다. 1일 역시 그랬다. 속구 비중은 27.3%에 불과했다. 불펜으로 등판해 4이닝을 던졌던 지난 경기에서 21.6%를 기록한 것에 이어 선발등판 경기에서는 가장 작은 비중이다. 2회에는 속구를 1구도 던지지 않았다.
속구의 비중이 낮아지자 아이러니하게도 속구의 위력이 빛을 발했다. 류현진은 속구를 구사하다 2루타 하나를 허용하긴 했지만, 2차례 삼진 포함 아웃카운트 3개(땅볼 2, 뜬공 1)를 잡아냈다.
변화구 구종의 비중 역시 계속해서 변하고 있다. 시즌 초반 속구가 난타당하면서 류현진이 택한 해결책은 체인지업의 비중을 대폭 늘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체인지업이 집중 공략 당하자 슬라이더와 커브의 비중을 높였다. 이날도 슬라이더와 커브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과거의 구속과 구위를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지만 특유의 뛰어난 피쳐빌리티(타자를 잡아내는 능력)를 바탕으로 조금씩 더 좋은 투구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들어 가장 깔끔한 피칭으로 류현진의 ERA(3.91)는 시즌 처음으로 3점대에 진입했다.
다저스는 선발자원만 무려 7명(커쇼, 우드, 맥카시, 힐, 마에다, 유리아스, 류현진)을 확보하고 있다. 커쇼를 제외하면 누구든 선발진에서 낙마할 수 있다. 우드의 부상으로 생각보다 빠르게 선발 기회를 잡은 류현진이 선발 평가전 성격의 경기에서 호투를 펼친 것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경쟁자 중 마에다(4승 2패 ERA 5.21)와 유리아스(2패 ERA 5.40)가 부진하기에 이들을 밀어내고 선발진의 한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워싱턴과의 홈경기가 될 전망이다. 워싱턴은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는 강팀이자 내셔널리그 득점 1위에 올라있을 만큼 강타선을 보유했다. 류현진이 워싱턴을 상대로도 호투한다면 선발진 안착은 사실상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글: 길준영 /정리: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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