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두산, 경기력에도 영향 받나
김승영 사장 자진 사임하며 초상집 분위기
심판 매수 논란에 돌아서버린 팬심 ‘싸늘’
두산 베어스의 ‘심판 매수 논란’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열렬히 응원을 보내던 팬심은 이미 돌아섰고, 끝내 김승영 사장이 옷을 벗었다.
침체된 분위기 속에서 남은 경기를 치러야 하는 선수들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아직도 절반에 가까운 69경기를 남겨두고 있는데 순탄치 않은 여정이 예고되고 있다.
두산은 4일부터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와 홈 3연전을 치른다. 사태가 터진 이후 두산은 이날 처음으로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사태가 발발한 지난 2일에는 우천으로 경기를 갖지 못했다.
경기를 앞두고 있는 두산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초상집이다.
지난 2일 두산 최고위급 인사 A 씨가 한국시리즈를 앞둔 지난 2013년 10월 당시 현직 프로야구 심판이던 B 씨에게 현금 300만 원을 건넨 사실이 한 매체를 통해 보도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야구팬들은 중요한 승부를 앞두고 돈 거래가 오고갔다는 사실 자체에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급기야 성난 팬들이 두산의 해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까지 다다랐다.
끝내 지난 3일 김승영 사장이 “팬들과 구단에 누를 끼쳤다”며 사임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사장 한 명의 사임으로 사태가 즉각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들의 몫이 됐다. 안 그래도 두산은 최근 10경기에서 2승 8패로 팀 분위기가 좋지 못하다. LG에 반 게임 앞선 5위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지만 7위 롯데와는 불과 한 경기 차이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급격히 돌아서버린 팬심도 당분간 선수들의 힘이 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번 ‘심판 매수 논란’으로 팬들이 느끼는 실망감은 더욱 크다. 수십 년 동안 묵묵히 응원해 온 팬들마저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에 등을 돌리고 있다. 팬들의 응원을 힘입고 사는 프로 선수들 입장에서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두산 경기에 나서는 심판들 역시 당분간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게 됐다. 응원은 하지 않더라도 당분간 모든 야구팬들의 시선은 두산 경기에 쏠릴 것이 유력하다. 볼 카운트부터 아웃-세이프 판정까지 모든 것이 예민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 현재의 상황이다. 그 부담은 심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당연한 판정인데도 두산에 조금이라도 유리하다 싶으면 의구심 섞인 시선으로 바라볼 것이 분명하다. 사면초가에 빠진 두산이 올 시즌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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