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지방은행 비정규직·여직원 보호
대구은행 간부급 직원들 비정규직 여직원 성희롱 혐의
성희롱 교육·사내 상담 전화 있지만 제도적 보완 필요
최근 대구은행 간부급 직원 4명이 회식자리 등에서 비정규직 여직원을 성희롱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지방은행 비정규직과 여직원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은행 간부급 직원 4명이 20대 계약직 여직원을 상대로 수차례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과장 이상 책임자급인 이들은 근무시간에 여직원을 불러내 입맞춤을 요구하거나 회식 자리에서 강제로 껴안고 입맞춤을 시도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박인규 대구은행장은 지난 7일 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조사로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것을 약속하고 노동청과 경찰의 조사에 최대한 협조할 뜻을 밝혔다.
아울러 비정규직 직원들의 처우와 근무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은행장 직속으로 인권센터를 설치하고 성희롱 예방, 직장 내 남녀평등 구현, 조직 문화 혁신 등을 추진하는 등 강력한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미 대구은행이 직원들을 상대로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사내 상담을 운영하고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인권센터나 제도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제는 다른 지방은행들도 대구은행과 별 차이가 없다는 점이다.
부산은행을 비롯한 지방은행들은 여직원과 비정규직 여직원을 대상으로 고충상담 전화를 운영하고 매년 전 직원에게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실시하지만 이를 이용하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다.
A지방은행 관계자는 “비정규직 여직원의 경우 인사 상 불이익을 우려해 고충상담 전화를 이용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더욱이 상대가 간부급 직원이라면 익명성이 보장될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비정규직과 여직원들의 사내 인권을 향상 시키는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전북은행의 경우 비정규직이던 텔러직군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등 비정규직의 사내 차별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제주은행은 의무적으로 여성 임원 비율을 명시해 여성 직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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