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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스타 손잡는 유통업계…'광고와 논란' 사이 줄타기


입력 2017.07.11 06:00 수정 2017.07.11 05:54        손현진 기자

BJ들 솔직담백한 개성으로 젊은층 공략, 신뢰성까지 확보

알아보기 어려운 광고 고지와 콘텐츠 가장한 광고는 논란 가능성도

롯데홈쇼핑에서 '막례쑈'를 진행하고 있는 유튜브 스타 박막례 할머니. ⓒ롯데홈쇼핑

"에어 커풀레이터(써큘레이터)? 이거 조금 있으면 볼딱지 얼겄다, 너무 추워서 안되겄시야. 너네들 여름에 안더워 죽을라면 꼭 이 제품 써라"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유튜브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는 '71세 유튜브 스타' 박막례 할머니가 롯데홈쇼핑 페이스북에 떴다. 박 할머니가 에어 써큘레이터를 사용하는 40여 초짜리 영상은 현재 롯데홈쇼핑 페이스북에서만 조회수 15만 회를 자랑하고 있다. 박 할머니가 롯데홈쇼핑 단독 상품들을 사용하는 모습을 다루는 '막례쑈'는 지난달 14일부터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온라인에서 고객을 만나고 있다.

최근 유통업계에서 이처럼 유튜브 스타와 협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일주일에 한번 꼴로 공식 페이스북에 46만 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지닌 'BJ엠브로'와의 컬래버레이션 영상을 올렸다. BJ엠브로는 일반적인 '먹방' 형식으로 세븐일레븐 PB상품을 포함한 편의점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였고, 구입처는 세븐일레븐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유통업계에서 유튜브 스타와 적극 손을 잡는 것은 10~30대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이미 스타 반열에 오른 BJ와의 협업 영상은 높은 주목도를 노릴 수 있고, 일반인 BJ들의 솔직담백한 개성은 영상 내용에 대한 고객들의 신뢰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

김종영 롯데홈쇼핑 마케팅부문장은 "고객들에게 솔직하고 생생한 상품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요즘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유머코드를 활용한 상품 시연 영상을 기획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이색 콘텐츠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막례 할머니나 BJ엠브로의 협업 영상은 업체의 공식 SNS 채널에서도 공유되고 있지만, BJ가 업체 측에 제품이나 금품 등을 지급받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만 직접 광고를 만들어 올리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에 따라 광고 영상임을 시청자에 고지해야 하는데 크게 두 가지 방법이 활용되고 있다. 영상 내용에서 광고임을 알리거나, 영상물 아래에 들어가는 본문 글에 광고라고 써 두는 방법이다.

문제는 영상 내용이 아니라 본문 글을 통해 광고 고지를 할 경우, 유튜브 PC버전에서는 '더보기'를, 모바일 버전에서는 제목 옆의 작은 화살표를 눌러야 본문 글이 보이는 시스템이어서 광고 영상이라는 것을 쉽게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누리꾼들이 재미 요소에 이끌린다는 점을 악용해 광고 고지 없이 일반 콘텐츠를 가장한 광고가 제작될 가능성도 있다. 표시광고법은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기만적인 표시·광고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한 뷰티 유튜버는 자신의 영상에서 "가끔 고퀄리티로 영상을 찍거나 어떤 제품을 추천하면 시청자들이 '광고 아니냐'고 묻더라"면서 "저는 영상 맨앞에 광고 고지를 꼭 해드리니까 의심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젊은 층에 대한 BJ와 유튜버들의 영향력도 날로 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는 방송도 늘어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난해 유해 콘텐츠 제보를 받아 심의한 인터넷 방송 건수는 718건으로 1년새 4배 이상 많아졌다.

예컨대 최근 일부 유튜브 방송이 어린 학생들의 피부에 자극이 되는 색조 메이크업을 조장한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지만, 여전히 유튜브에서 '어린이 화장'으로는 5만6000건이, '학생 메이크업'은 6만2000건이 검색되고 있다. 업계가 재미 요소를 높여 자유롭게 제작한 유튜브 스타 광고는 이처럼 혹시 모를 논란의 소지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협업 영상을 만들 때 문제적일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편집을 통해 내부적으로 거를 수 있는 부분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스타 BJ의 경우 워낙 영향력도 높고 상품을 소개할 때도 진솔한 면모로 시청자에게 이색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등 장점이 크다. 앞으로도 고객에게 신선하게 어필할 수 있는 출연자들을 계속 물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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