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D-인터뷰] 염정아 "주부 아닌 배우 염정아, 신나고 행복"


입력 2017.08.14 09:11 수정 2017.08.15 09:11        부수정 기자

영화 '장산범'에서 주인공 희연 역

"여배우 위주 캐릭터 부재 아쉬워"

영화 '장산범'에 출연한 배우 염정아는 "오랜만에 배우로 나서게 돼 신나고 행복하다"고 밝혔다.ⓒ뉴

영화 '장산범'에서 주인공 희연 역
"여배우 위주 캐릭터 부재 아쉬워"


"영화 개봉을 앞둔 지금 이 순간, 과거에 왕성하게 활동할 때 느꼈던 기분이 들어요. 1년 동안 주부로 살다가 배우 염정아가 됐잖아요. 피곤한데도 신나고, 행복해요."

배우 염정아(45)에게 최근 행복했던 순간을 물었더니 이 같은 대답을 들려줬다. 얼굴엔 '행복'이 충만했다.

지난 1991년 제35회 미스코리아 선으로 연예계에 입문한 염정아는 1991년 MBC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으로 데뷔한 염정아는 '모델'(1997), '야망의 전설'(1998), 'H'(2002), '장화, 홍련'(2003), '범죄의 재구성'(2004), '여선생 VS 여제자'(2004), '소년, 천국에 가다'(2005), '오래된 정원'(2007)'로열 패밀리'(2011), '내 사랑 나비부인'(2012), '네 이웃의 아내'(2013), '카트'(2014), '마녀보감'(2016)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 개성 강한 연기를 보여줬다.

특히 '장화, 홍련'에선 표독스러운 캐릭터를 실감 나게 소화해 극찬을 받았다. 2006년 12월 결혼한 그는 슬하에 1남 1녀를 둔 '워킹맘'이다.

영화 '장산범'(허정 감독)으로 오랜만에 작품 활동에 나선 염정아를 11일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장산법'은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린다는 동물 '장산범'을 둘러싸고 한 가족에게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다룬다. '숨바꼭질'(2013)로 560만명을 모은 허정 감독이 연출했다. 염정아는 극 중 미스터리한 일에 휘말리는 주부 희연으로 분했다.

영화 '장산범'에 출연한 배우 염정아는 "코미디 장르를 하고 싶다"고 했다.ⓒ뉴

염정아는 "영화는 꽤 만족한다"며 "다만, 내 연기엔 아쉬운 점이 보였다"고 밝혔다. 무엇이 아쉬웠냐고 묻자 "말하지 않을래요"라며 소녀처럼 웃었다.

소리를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소리에 시각적인 효과와 모성애를 더해 한국형 공포물로 탄생시켰다.

'장화, 홍련' 이후 14년 만에 선택한 스릴러다. 염정아는 "요즘 다들 '장화, 홍련' 얘기를 해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여전히 회자되는 작품에 내가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좋다. 이번 작품은 단순한 공포물을 뛰어넘은 모성애를 품은 희연이의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다. 시나리오를 읽고 펑펑 울었다"고 설명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동굴 장면이란다. "세트와 진짜 동굴에서 촬영했는데 공기가 너무 탁해서 몸이 아프더라고요. 언제 끝나지 기다리면서 찍었어요."

'장산범'과 비슷한 장르인 '장화, 홍련'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당시 거울 볼 때마다 내 모습이 너무 무서웠다"며 "세트에서만 촬영하다 보니 그렇게 보였다"고 했다.

염정아는 남편 역을 맡음 박혁권, 그리고 소녀 역을 맡은 아역 배우 신린아와 호흡했다. 박혁권에 대해선 "유쾌한 배우"라며 "호흡은 더할 나위 없이 잘 맞았다. 촬영하면서는 대화할 시간이 없어 홍보하는 요즘 밥도 같이 먹고 친해졌는데 혁권 씨가 인터뷰에서 나랑 친하지 않다고 딱 잘라 말하더라"고 웃었다.

영화 '장산범'에 출연한 배우 염정아는 "단순한 공포 영화를 넘어 희연이의 드라마가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뉴

발군의 연기력을 보여준 신린아에 대해선 "아역 배우가 아닌 여배우"라고 극찬한 바 있다. "린아 양은 무언가를 받아들이는 게 참 빨라요. 연기하는 걸 보면서 감탄했죠."

염정아는 올 초 정우성, 이정재가 이끄는 아티스트컴퍼니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정우성, 이정재가 조언을 해주느냐고 물었더니 "마음에 드는 시나리오가 있으면 봐 달라고 부탁한다"고 했다.

'장산범'은 올여름 개봉하는 영화 중 유일하게 여배우를 주연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그만큼 여배우가 설 자리가 좁아졌다는 얘기다. 염정아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역할의 비중을 떠나 편수가 줄어들었어요. 성적 때문에 투자를 꺼리는 것 같은데 속상하죠. 나이를 떠나 여배우가 마땅히 맡을 캐릭터가 없으니까요."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시나리오다. 마음에 드는 작품은 한눈에 들어온단다. 40여편의 작품을 해도 못 해 본 역할이 많다는 그는 "젊었을 때 못해 본 역할을 지금 할 수 있듯, 세월이 흐르면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더 다양해지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해보고 싶은 장르느 코미디란다. 차갑고, 도시적인 이미지와 다르게 염정아의 실제 모습은 밝고 쾌활하다. "로맨틱 코미디나 휴먼 코미디를 하고 싶어요. 평소에 개그 치는 걸 좋아해서(웃음)."

염정아는 일과 가정의 균형을 잘 맞추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두 가지 일을 병행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받아들이고 잘 헤쳐나가야죠.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어요. 결혼, 출산 등 제가 선택한 것에 대해선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후회해 봐야 소용없으니까요.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거고. 다행히 남편이 가정적이라서 힘이 돼요. 잘 뭉치는 우리 네 식구가 큰 위로가 됩니다."

영화 '장산범'에 출연한 배우 염정아는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뉴

아이들이 배우를 꿈꾼다면 어떨까. 그는 "아이가 연기를 얼마나 하고 싶은지, 할 수 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촉'으로 판단해야죠. 호호."

연예인 엄마의 육아는 특별할 법하다. 염정아는 "전혀 그렇지 않다"며 "다만 아이들이 TV에서 봤던 이모나, 삼촌들이 집에 놀러 오는 정도가 조금은 다른 점"이라고 했다.

20대 때부터 활동해온 염정아는 "그때는 모임 같은 게 불편했는데 지금은 부부동반 등 모임에 자주 나가는 등 모임 자리가 편해졌다. 좋게 변한 셈이다"고 했다.

염정아는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큰 사건, 사고 없이 자기 관리를 잘했다. '해서는 안 될 일'과 '해야 할 일'을 정확하게 구분했단다. "실수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무엇보다 밤에 잘 안 돌아다녔어요. 호호. 모든 문제는 밤에 생기는데 전 거의 집에만 있거든요."

영화, 드라마 한 분야만 하는 배우와는 달리 염정아는 두 장르를 자유로이 넘나든다. 그는 "예전엔 시스템이 확연히 달라서 힘들었는데 이젠 드라마 시스템이 좋아져서 수월하다"며 "영화, 드라마 촬영장 스태프들이 다 어리다. 내가 선배니깐 어른스럽게 행동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물었다. "영화, 드라마 상관없이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어요. 아이들 2학기 준비도 해야 하고!"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부수정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