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UFC 맥그리거 스파링 갑질? 개틀린에게 배울 점은


입력 2017.08.20 00:00 수정 2017.08.20 00:02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해당 분야 레전드에 대한 존중과 겸손 찾아볼 수 없어

UFC 라이트급 챔피언 맥그리거(왼쪽)와 무패복서 메이웨더. ⓒ SHOWTIME

UFC 라이트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의 ‘스파링 갑질(?)’ 논란이 식지 않고 있다.

맥그리거는 최근 보여주기식 훈련으로 스파링 파트너 폴 말리그나기(37미국)를 실망시켰다. 폴 말리그나기는 전 IBF 웰터급·라이트웰터급 챔피언 출신이다. 명성에서 맥그리거에 뒤지지 않는다.

최근 미국 ESPN과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 맥그리거의 스파링을 하지 않겠다”고 폭탄 발언했다. 맥그리거를 위해서 스파링을 자처했지만 자신이 쓰러진 장면만 짜깁기해 자신의 위상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하소연했다.

맥그리거의 스파링을 담은 사람은 맥그리거가 고용한 전속 사진작가로 알려졌다.

말리그나기는 돈이 부족하지 않은 사람이다. 프로복서로 성공을 이뤘고 미국에서 전설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그가 맥그리거의 스파링을 자처한 이유는 맥그리거의 승리욕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맥그리거가 장기인 종합격투기를 버리고 ‘49전 49승 전설’ 메이웨더(40·미국)에 도전한 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지금 말리그나기는 맥그리거의 스파링 갑질(?)에 실망했다. 맥그리거가 또 한 명의 '적'을 만든 셈이다.

맥그리거는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것으로 알려졌다. UFC 관계자가 확인한 결과, 그의 부모는 저택 소유자였다. 어릴 적부터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아들을 위해 유소년 축구와 복싱을 배우게 했다. 만 12세 때 더블린 크럼린 체육관에서 ‘올림픽 복서’ 서트클리프의 지도를 받았다. 배관공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UFC에 매료돼 격투기로 진로를 바꿨다.

성공가도를 달려왔기에 자신감이 넘친다. 때론 거만하고 예의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조제 알도의 팬들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고, 메이웨더에게 '인종차별 발언'까지 했다.

맥그리거는 최근 메이웨더를 향해 “내가 반은 흑인인 걸 알고 있나? 나도 배꼽 아래 반은 흑인(I'm half black from the belly button down)”이라고 조롱했다. 또 지난달 미국 ABC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에 출연해 메이웨더를 ‘춤추는 원숭이’에 비유했다.

네이트 디아즈와의 독설도 유명하다. 먼저 도발한 쪽은 역시 맥그리거였다. 웰터급에서 많은 전적을 쌓은 디아즈에게 예우는커녕 “나와 싸워서 백만장자가 된 기분이 어때?”라고 도발했다.

맥그리거에게 필요한 것은 겸손이다. 상대가 이룬 업적에 대한 존중도 요구된다. 흥행을 위해 악당을 자처하는 것은 좋으나 정도를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

맥그리거에게 좋은 본보기가 있다.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을 끝으로 은퇴하는 ‘단거리 2인자’ 개틀린(미국)이다. 개틀린은 지난 6일 남자 100m 결승에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를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동반 은퇴하는 볼트에게 다가가 무릎 꿇고 절을 올렸다. '단거리 황제'에 대한 예우였다. 2인자의 설움도 감내한 채 볼트에게 존경심을 보였다.

이에 볼트도 개틀린에게 다가가 “관중의 야유는 신경 쓰지 마라. 넌 최선을 다했고 마지막에 나를 이겼다. 훌륭한 경쟁자였다. 동료로서 존경한다”고 화답했다.

맥그리거도 복싱에서 위대한 업적을 쌓은 메이웨더에게 존경심을 보일 필요가 있다. UFC는 대중화됐고 많은 청소년들이 시청하고 있다. 또 ‘많은 백인들’이 맥그리거의 행동에 열광하며 말투를 따라하고 있다. 맥그리거가 메이웨더 얼굴에 돈다발을 던져서는 안 되는 이유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충민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