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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안 걸린 임시 주총 '코앞'..롯데-신동주 공방 격화


입력 2017.08.28 16:19 수정 2017.08.28 16:28        최승근 기자

신동주 전 부회장 이어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도 반대 의견 가세

가장 큰 변수인 국민연금 찬성 결정…합병안 주총 통과 가능성 높아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합병안이 걸린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롯데그룹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반대세력 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지난 6월 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2년 만에 독대하며 한 때 화해무드가 조성되기도 했지만 임시 주총이 가까워지면서 둘 사이의 관계가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롯데그룹 주요 4개 계열사는 29일 지주사 전환을 위한 회사 분할 및 분할합병 승인 안건에 대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주총에서 합병안이 승인되면 롯데그룹은 오는 10월 초 '롯데지주 주식회사'를 공식 출범하게 된다. 그 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롯데그룹에 대한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주총이 열리는 29일이 가까워질수록 합병을 반대하는 세력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법적 절차를 동원하는가 하면 합병의 부당함을 알리는 여론전도 불사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5월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과 관련해 주총 결의금지 가처분 신청 등 3개의 소송을 냈다.

또 롯데리아, 코리아세븐 등 5개사에 대해 회계서류열람 및 등사를 요청했고, 합병가액 등을 문제 삼아 주총 결의금지 가처분 신청도 제기했다. 하지만 이 같은 법적 절차는 모두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법적 절차를 이용한 반대에 이어 이번에는 롯데 소액주주들이 롯데쇼핑의 합병 비율 산정이 잘못됐다며 지주사 전환을 반대하고 나섰다.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은 신 전 부회장과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을 특별고문으로 위촉했다. 이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도 범 신동주 세력으로 보고 있다.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은 신동주-신동빈 형제의 경영권 다툼에는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롯데그룹의 합병 반대 측면에서는 뜻을 같이 하고 있어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롯데그룹으로서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은 지난 11일 국민연금공단에 탄원서를 제출한 데 이어 14일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신동빈 회장을 고발했다. 지난 18일부터는 롯데그룹의 분할·합병 반대 의견을 알리는 홍보 버스를 제작해 서울 시내를 돌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이 서울 시내에서 운행하고 있는 광고 버스 사진. 롯데소액주주들은 29일 롯데그룹 주주총회 전까지 버스를 지속 운행할 계획이다.ⓒ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

이에 롯데그룹은 초기에는 무대응으로 일관했지만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까지 가세하자 친 주주 정책을 내놓으며 주주들의 이탈을 경계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17일 롯데제과와 롯데쇼핑, 롯데칠성, 롯데푸드 등 계열사 4곳의 배당 성향을 30%까지 높이고 중간 배당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 회사의 최근 2년간 배당 성향은 12~13%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배당을 확대한 셈이다.

배당 확대에 이어 21일에는 신 전 부회장 측의 주장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며 시장의 우려를 씻어내는 데 주력했다.

롯데그룹은 이날 ‘의결권대리행사권유에관한의견표명서’를 통해 “신동주 씨는 롯데쇼핑 투자부문의 본질가치가 나머지 3개사에 비해 과대평가됐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을 부당하게 왜곡하는 명백히 잘못된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롯데쇼핑 투자부문의 순자산(장부가액)이 이번 분할합병 과정에서 평가된 본질가치에 비해 낮은 이유는, 보유하고 있는 주식 대부분을 원가법에 따라 그 취득가액을 장부금액으로 기재하다 보니 장부금액이 상대적으로 낮게 계상됐고, 그 결과 장부금액과 이번에 분할합병비율을 산정하기 위해 주식의 실제 수익가치를 평가한 금액과 2배가량의 차이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양측의 열띤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재계에서는 이번 주총에서 합병안이 무난하게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변수였던 국민연금기금이 지난 25일 롯데 4개사의 분할 합병안에 찬성하기로 의결하면서 주총 안건 승인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 최대 자문사인 '국제의결권 자문기구(ISS)'도 롯데그룹의 분할합병에 대해 찬성 의견을 내놨다.

지분 싸움에서도 신 회장이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다. 신 전 부회장을 포함해 롯데소액주주연대모임 등 반대 의견을 가진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합쳐도 신 회장의 우호지분에 비해서는 훨씬 낮은 상황이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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