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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해?]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다…영화 '침묵'


입력 2017.10.29 09:00 수정 2017.10.28 20:12        부수정 기자

최민식 주연·정지우 감독 연출

박신혜·이하늬·류준열·이수경 출연

배우 최민식 주연의 '침묵'은 살인사건으로 약혼녀를 잃은 남자가 살해 용의자가 자신의 딸이라는 걸 알게 된 후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사건을 추적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CJ엔터테인먼트

최민식 주연 영화 '침묵' 리뷰
박신혜·이하늬·류준열·이수경 출연


부, 명예, 권력 사랑. 세상이 바라는 모든 성공을 손에 쥔 남자 임태산(최민식). 돈이 진심이라 믿으며 실패란 모른 채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삶을 살아왔다.

약혼자이자 인기 가수 유나(이하늬)와 행복한 한때를 보내던 어느 날, 태산은 유나의 사망 소식을 듣는다.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는 하나뿐인 딸 임미라(이수경)가 지목된다. 사건 당일 유나와 만난 미라는 만취한 탓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약혼녀를 잃은 슬픔도 잠시, 태산은 딸이 무죄라고 주장하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좇기 시작한다. 최고의 변호인단을 마다한 그는 미라의 과외 선생님이었던 최희정(박신혜)을 변호사로 선임한다.

그러던 중 태산은 유나의 열혈팬 김동명(류준열)이 그날의 CCTV 영상을 갖고 있다는 걸 알아차린다. 이후 사건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미라는 무죄일까 유죄일까, 아니면 또 다른 범인이 있는 걸까.

영화 '침묵'은 중국 페이 싱 감독이 2013년 내놓은 영화 '침묵의 목격자'를 리메이크했다. '해피 엔드'(1999), '은교'(2012), '4등'(2016) 등을 만든 정지우 감독의 신작이다.

배우 최민식 주연의 '침묵'은 살인사건으로 약혼녀를 잃은 남자가 살해 용의자가 자신의 딸이라는 걸 알게 된 후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사건을 추적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CJ엔터테인먼트

영화는 임태산이라는 한 남자의 감정을 따라가는 이야기다. 완벽해 보이는 그가 약혼녀와 딸이 얽힌 사건을 마주하면서 느끼는 감정을 드라마틱하게 풀어냈다. 심장이 쫄깃해지는, 빠른 전개는 아니지만 '누가 진짜 범인일까'라는 미스터리 구조를 유지하면서 향후 결말에 대해 궁금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임태산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건드린 게 미덕. 태산은 약혼자의 죽음과 딸이 용의자로 몰린 극단적인 상황에서 사랑과 부성애, 슬픔과 회한, 분노와 참회 등 인간의 여러 감정을 드러낸다. 관객으로 하여금 캐릭터에 몰입하게 만든다.

예상치 못한 결말에 대해선 의견이 갈리겠다. 보이는 게 모두 진짜는 아니며, 우리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곱씹게 되는 여운을 주는 동시에, 부성애로 갑작스럽게 이야기를 맺은 듯한 느낌도 든다. 상영시간 125분도 다소 길다.

태산을 연기한 최민식은 표정 하나, 눈빛 하나에도 모든 감정을 담아 연기했다. '침묵'은 최민식의 영화나 다름없다. 극 중 모든 캐릭터가 임태산과 엮이는 탓에 임태산이라는 존재 자체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처음에 마냥 나쁘게 보이던 태산이 후반부에 쓸쓸하고, 안쓰럽게 보이는 것도 최민식 연기 덕이다.

최민식은 "영화 제목 때문에 분위기가 무겁다고 느끼는 관객들도 있을 듯하다"며 "하지만 영화를 본 다음엔 처음 예상과는 다른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영화를 보고 가슴이 무너져 내리든, 꽉 차오르든,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배우 최민식 주연의 '침묵'은 살인사건으로 약혼녀를 잃은 남자가 살해 용의자가 자신의 딸이라는 걸 알게 된 후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사건을 추적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CJ엔터테인먼트

최민식과 정 감독은 무려 18년 만에 재회했다. 정 감독은 "'눈에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믿는 바람에 정작 진실이 가려지거나 왜곡되는 상황과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다"며 "'침묵'을 통해 사실과 진실이라는 문제를 다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극 중 캐릭터에 대해선 "인간은 조금씩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여러 결함이 드러난다"면서 "하지만 그 노력을 포기하지 않으면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다. 임태산뿐만 아니라 등장인물 모두 더 나은 인간의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믿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최민식 외에 박신혜(희정 역), 이하늬(유나 역), 이수경(미라 역), 류준열(동명 역), 박해준(성식 역), 조한철(승길 역) 등 제 몫을 했다. 특히 이수경은 대선배들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열연으로 존재감을 뽐냈다.

다만 박신혜의 캐릭터는 아쉬움이 남는다. 뚜렷한 근거 없이 미라의 무죄를 확신하는 면에서 그렇다.

다소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의 이야기가 흥행에 독이 될지, 득이 될지. 결과는 내달 2일 공개된다.

11월 2일 개봉. 125분. 15세 관람가.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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